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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의 뒷모습이 문밖으로 사라지자, 방 안의 공기가 얼어붙은 듯 무거워졌다. 소라의 손가락이 문틈을 더 세게 누르자, 나무가 미세한 삐걱임을 토해냈고, 그 진동이 손바닥을 통해 가슴으로 스며들었다. 창밖에서 비가 세차게 내리며 유리를 두드리는 소리가 귀를 가득 채웠고, 그 리듬이 그녀의 호흡을 방해했다.
소라의 시선이 세희를 향해 고정되었다. 세희의 어깨가 살짝 떨렸고, 그녀의 손가락이 바지 주머니를 파고들었다. 그 움직임이 방의 공기를 뒤흔들었다. "소라, 그게... 아니야. 내가 말하지 않은 이유가 있어." 세희의 목소리가 갈라졌지만, 여전한 직설적 뉘앙스가 스며들었다. 그녀는 항상 먼저 나서던 타입이었지만, 지금은 발밑의 카펫을 내려다보며 말을 고르듯 머뭇거렸다.
소라의 발이 후퇴했다. 그녀의 가슴이 쿵쾅거리며, 창가의 차가운 기운이 목덜미를 스쳤다. "너도... 연주와 거래를 했어?" 그 물음이 공기를 찢듯 나왔고, 소라의 입술이 마르는 듯한 마찰을 느꼈다. 방 안의 커피 향기가 더 이상 따뜻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 대신, 희미한 금속 냄새가 코를 자극하며 불안을 키웠다.
세희의 손이 소라의 팔을 잡아당겼다. 그 압력이 어깨를 조였고, 세희의 시선이 마주쳤다. "거래라고? 웃기지 마. 난 네 편이야. 하지만... 그 여자가 나한테 접근한 건, 네 형제에 관한 거였어." 세희의 말투가 평소처럼 강경했지만, 끝맺음에 미세한 갈림이 배어 있었다. 그녀는 단어를 쏘아붙이듯 내뱉었으나, 눈동자가 창밖의 빗줄기를 피해갔다.
대화가 이어지며, 소라의 몸이 소파에 가라앉았다. 쿠션의 부드러운 질감이 등을 감쌌지만, 그 안락함이 오히려 불편하게 느껴졌다. "형제에 관한 거? 너는 어떻게..." 소라의 목소리가 속삭임처럼 낮아졌고, 그녀의 손가락이 소파 커버를 구기며 긴장을 토로했다.
바깥의 비 소리가 점점 세지자, 세희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의 발걸음이 바닥을 문지르며 방 안을 맴돌았고, 그 리듬이 소라의 신경을 자극했다. "알아낸 건 우연이었어. 민재가 말해준 거야. 연주가 네 형제와 과거에 얽힌 거래를 했대. 하지만 자세한 건 나도 몰라. 그 여자가 항상 먼저 손을 내미는데, 그게 뭘 뜻하는지..."
소라의 심장이 멎을 듯한 고통을 느꼈고, 그녀의 손이 가슴팍을 누르자 옷감이 피부에 스며들었다. "거래라니.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인데?" 그녀의 물음이 공기를 가르며, 창밖의 번개가 순간적으로 방을 밝혔지만, 그 빛이 오히려 그림자를 더 짙게 만들었다.
"상관이 많아. 네 과거가 걸려 있으니까." 세희의 대답이 날카로웠고, 그녀의 손이 창문을 두드렸다. 그 소리가 유리를 울리며 소라의 등줄기를 서늘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제 그만 나가자. 이 집에 더 있으면 미치겠어." 세희의 제안이 갑작스러웠고, 그녀의 몸이 문 쪽으로 향했다.
그들은 빗속으로 나섰다. 거리의 물웅덩이가 발밑을 적시며 차가운 물보라를 일으켰다, 그 촉감이 다리를 타고 올라왔다. 소라의 우산이 바람에 흔들렸고, 세희의 어깨가 비를 막아주려 애쓰는 듯했다. "이 길로 가자. 민재의 집 근처 카페에서 기다려보자. 그 녀석이 다시 나타날지도 몰라." 세희의 말투는 여전한 적극성으로 가득했지만, 걸음걸이가 살짝 비틀렸다.
카페에 도착하자, 문을 열자마자 따뜻한 공기가 얼굴을 때렸다. 커피의 구수한 향기가 코를 채웠고, 나무 테이블의 거친 질감이 손바닥에 스며들었다. 소라와 세희가 창가 자리에 앉았고, 바깥의 비가 유리를 두드리는 소리가 대화를 가렸다. "소라, 진지하게 말할게. 나도 그 거래에 휘말린 적이 있어. 하지만 그건..." 세희의 목소리가 낮아졌고, 그녀의 손가락이 컵을 쥐며 미세한 떨림을 보였다.
소라의 시선이 세희의 눈동자를 꿰뚫었다. 그녀의 호흡이 가빠졌고, 입안의 건조함이 혀를 붙잡았다. "휘말렸다고? 무슨 뜻이야?" 소라의 물음이 부드럽지만, 그 끝에 뾰족함이 스며들었다.
"그건... 연주가 나한테 정보를 요구했어. 네 형제에 관한 거. 내가 거절했지만, 그녀는 포기하지 않아." 세희의 대답이 쏟아지듯 나왔고, 그녀의 어깨가 움츠러들었다. 그 순간, 카페 문이 열리며 차가운 바람이 들어왔다. 익숙한 실루엣이 나타났고, 연주의 곱슬머리가 빗물에 젖어 빛났다.
연주의 발걸음이 그들을 향해 다가오자, 공기가 무거워졌다. 그녀의 미소가 입가에 걸렸고, 그 아래로 금속 같은 냄새가 스멀스멀 피어올랐다. "오, 여기 계셨네. 소라, 네 친구가 나한테 꽤 많은 걸 숨겼더군." 연주의 말투는 직설적이고 도전적이었고, 그녀의 손이 테이블을 두드리며 리듬을 만들었다.
소라의 몸이 경직되었고, 그녀의 손가락이 컵을 쥐자 뜨거운 열기가 피부를 데웠다. "무슨 소리야? 세희가..." 소라의 목소리가 끊겼고, 그녀의 시선이 세희를 향했다.
"세희? 그녀가 네 형제의 비밀을 보호하려 했지.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야. 민재가 말해준 대로, 그 거래는 더 깊이 뻗어 있어." 연주의 웃음소리가 카페를 울렸고, 그 진동이 소라의 가슴을 흔들었다. "네가 알지 못하는 부분이 많아. 예를 들어, 네 과거의 그 사건."
세희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의 손이 탁자를 쳤고, 그 소리가 커피 잔을 흔들었다. "연주, 그만해. 소라를 더 끌어들이지 마." 세희의 말투는 강경했지만, 목소리가 살짝 갈라졌다.
연주의 시선이 세희를 스쳤고, 그녀의 손이 주머니에 파고들었다. "끌어들이는 게 아니야. 진실을 보여주는 거지. 소라, 네가 정말로 원하던 게 이거잖아." 그 순간, 연주의 전화가 울렸고, 화면에 뜬 이름이 소라의 눈에 들어왔다. '형제'. 그 두 글자가 그녀의 세계를 뒤집었다.
소라의 심장이 폭발할 듯 뛰었고, 그녀의 손이 테이블을 잡아당겼다. "그게... 어떻게?" 소라의 물음이 공기를 찢었지만, 연주의 미소만 깊어졌다.
"이제 알았지? 모든 게 연결되어 있어. 하지만..." 연주의 말이 끊기며, 그녀의 몸이 문 쪽으로 향했다. "이건 시작일 뿐이야."
소라의 시선이 연주의 뒷모습을 좇았고, 세희의 손이 그녀의 팔을 잡았다. 그 촉감이 안정을 주려 했지만, 방 안의 공기가 여전히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창밖에서 번개가 번쩍였고, 그 빛이 새로운 그림자를 드리웠다. 세희의 호흡이 가빠졌고, 소라의 전화가 다시 울리기 시작했다. 화면에 뜬 메시지가 깜박였다: "소라, 이제 끝이다." 발신자는 익숙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