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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 바람이 찬 공기 속에서 휘몰아쳤다. 밤이었지만, 이진호의 주위를 둘러싼 것은 무언가 맹렬한 불꽃처럼 빛나는 것이었다. 그의 시선은 거리 너머로 두리번거리며 찾지 못할 것을 찾기 시작했다.
눈발이 가득한 거리를 헤치고 그는 멀고도 가까운 음의 파편을 찾고 있었다. 발자국 소리가 거리에 닿을 때마다 실낱 같은 소리는 그의 귀를 날카롭게 찔렀다. 그러나 그 순간 누구보다도 강렬하게 각인된 것은 바로 그의 곁에 서 있던 신아린의 존재였다.
"지금 뭐가 보이는 거야?"
그의 목소리가 파도처럼 일렁이며 그녀를 향했다. 두려움과 불안의 기운이 그들의 사이를 물들였지만, 그것은 또한 그들을 서로에게 더욱 강하게 묶어두었다.
"이건... 우리가 찾고 있었던 것과는 다른 느낌인데."
아린의 눈동자는 어딘가 애절함을 담고 있었다. 감정의 흐름은 급격하게 그의 안에서 스치듯 얽혀 있었다. 그녀는 그의 손을 잡았다. 그 단단함을 자신도 모르게 신뢰하듯이.
"흐트러져서는 안 돼. 이미 놓치지 못할 것을 잡고 있어."
진호의 결단은 그녀의 결의에 섞여, 마치 그들이 도달할 수 없는 순간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그때, 어둠 속에서 스며든 파장은 그들에게 가까워지고 있었다. 마침내 그 파장의 주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박선우였다. 그는 한층 더 나아간 자신감으로 다가왔다. 그 이후 그의 뒤를 따르던 정혜수는 선명한 시선으로 그들을 사로잡았다.
선우는 이내 그들에게 가까이 다가오며 은은한 웃음을 머금고 있었다. 하지만 속에는 그들에 대한 우려도 담겨 있었다.
"우리 모두가 여기에 모였군. 이게 무엇이든, 지금이 바로 그때야."
선우는 그들을 향한 손짓으로 다시금 안도의 외침을 주었다. 그의 태도는 이내 그들을 움직이게 만들었다.
"우리가 찾는 것이 여기에 존재한다면, 방심할 수 없어요."
혜수가 조용히 덧붙였다. 그녀의 말은 예리한 비수처럼 그들의 심장을 저미며, 긴장감을 더욱 굳혀놓았다.
시간은 멈추지 않았다. 그들이 그 길을 따라 걸어갈 준비를 하며, 쏟아지는 음의 조각들은 작은 메아리가 되어 두 사람의 마음 속을 공명시켰다.
그들이 얽힌 숙명의 끈이 바람처럼 다가오던 순간, 그 모든 음은 하나의 멜로디로 엮여 그들 사이의 공기를 가르며 울렸다. 서로의 마음이 오가는 파장 속에서 그들은 눈 앞에 펼쳐진 그 무한한 길을 마주할 수밖에 없었다.
그때 멀리서 사건이 일었다. 진호는 그 자리에 서서 추위 속에 아득하게 사라져가던 그림자를 봤다. 그것은 깊은 울림으로 그곳에 남아 있었고, 그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길을 이끌어 주었다.
그리고 그의 앞에 다가온 그림자, 슬그머니 잊혀진 누군가의 실루엣이었다. 그것은 그의 가슴 속에 불길을 불어넣듯, 그를 도려내었다.
"기다리고 있었어."
이름 없는 그 존재가 미소짓으며 말했다. 그 한마디가 그의 마음속을 쓸어 담고, 다가오는 불안함을 떨게 했다.
마지막으로 그의 마음을 망치는 파문이 있었다. 그 모든 것이 새로운 감정의 흐름으로 이어지며 끝나지 않았다. 그곳에는 아직도 찾지 못한 것들이 잔존했다.
다음 순간이 그들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운명은 그에게 끊임없는 선택을 강요하며 남아 있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 그들의 이야기는 또 다시 이어질 터. 그곳은 아직 열리지 않은 문 속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