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17화. 결전의 서막

이 에피소드는 오디오북이 제공되지 않습니다.

길고 얇은 빛 살이 체육관을 가로지르며 바닥을 비췄다. 그 빛의 끝에는 김태호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져 있었다. 숨이 차오를 때마다 그의 가슴이 위아래로 크게 들썩이며 부드러운 땀방울이 목덜미를 타고 흘러내렸다. 상대가 누구든지 간에, 그는 결코 도망치지 않을 것이다. 오늘 이 코트에서, 그는 그 어떤 대면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예정된 시간에 키스한 거야, 형?" 박지훈의 목소리가 짓궂게 울려 퍼지며, 태호의 긴장을 덜어주려 했다. 웃음이 터져 나올 뻔했지만, 태호는 겨우 입을 다물었다.

"어?, 어." 태호는 어색하게 고개를 끄덕였지만, 그 속에 이는 나란한 기대와 불안감은 숨기기 어려웠다.

그 순간, 체육관 문이 힘차게 열리며 이준성이 들어왔다. 칠판을 향해 걸어가며 말했다. "다들 준비됐지? 오늘은 작은 경기가 아니라, 누구보다도 중요한 경기를 치를 준비를 해야 해."

준성의 진지한 얼굴은 태호의 마음속 깊은 곳을 건드렸다. 그는 손을 주먹으로 쥐고, 발끝으로 긴장을 흩어보려 했다.

"코치님이 기다리라고 하지 않았어요?" 강미래의 목소리가 뒤에서 다가왔다. 창가에 비친 그녀의 모습이 환한 아침 햇살에 뜨거움을 더했다. "이계훈 선수도 여기 오고 있을걸요."

태호는 당황한 듯한 표정을 숨길 수 없었다. 그들의 계획은 많은 이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이계훈의 등장이 무엇을 의미할지 확신할 수 없었다.

---

그날 오후, 체육관은 왁자지껄한 분위기로 가득 찼다. 타인에게 보이지 않는 긴장감이 그들 사이를 흐르며, 누구도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전개가 기다리고 있었다. 성민 코치의 목소리가 뭔가 엄숙한 분위기를 잠식했다.

"자, 다들 각자의 위치로 가자. 오늘 게임은 우리의 모든 것을 시험할 것이다." 그의 말은 강한 각오와 함께 울려 퍼졌다.

이윽고, 태호는 코트에 섰다. 그의 한 손에는 농구공이, 다른 손에는 그의 모든 결심이 담긴 힘이 쥐어져 있었다. 주변의 누구도 그를 결코 방해할 수 없을 것이라 여겼다.

소용돌이치는 긴장감 속에서, 그는 숨을 골랐다. 모든 불안감을 쥐어짝으려 하고 있는데, 경기 코트의 저 끝에서 이준영의 모습이 드리워졌다. 야수 같은 그의 시선이 첨예하게 날을 세우고 있었다.

"이것이 우리의 첫 맞대결이군." 이준영의 목소리가 맑고 간결하게 흘러나오며, 태호를 직시했다. 은근한 웃음기 속에는 여유 없는 결전의 결의가 있었다.

"좋아, 그럼 한번 해 보자고." 태호는 짧게 대답하며 농구공을 바닥에 한 번 튕겼다.

양 팀의 결단성은 사방에 퍼지는 청량한 공기와 함께 힘차게 울렸다. 그리고 그들이 직접 마주한 순간, 모든 준비와 다짐이 한순간 맹렬한 에너지로 불타올랐다.

---

게임 후반부, 양측의 접전은 더욱 치열해졌다. 체육관의 으르렁거리는 소음 속에, 플레이 하나하나가 동일한 결말을 향해 달려가는 듯했다. 태호의 심장은 주인의 의지와 다르게 마음대로 뛰었다.

"전환점이다! 이리 줘!" 지훈이 목소리를 높였다. 그의 손에는 상대 팀이 하지 못한 실책이 담겨 있었다. 반대쪽 끝에서는 이준영이 지훤한 시선으로 그를 노려보고 있었다.

"내게 맡겨!" 태호는 농구공을 돌려받으며, 그의 모든 신경을 집중했다. 바람이 피부 위를 스치는 느낌조차도 그 순간 길잡이가 되었다. 그리고 그의 손끝에서 날아간 슛은 코트 너머의 목표물을 향해 날아갔다.

하지만 공이 림을 향해 날아가던 순간, 심장이 멎을 듯한 느낌과 함께 공기 중에서 또 다른 음성이 흘러나왔다. "정말 너희들이 그 비밀을 풀어낼 수 있을지 기대되는군."

모두가 멈춰 서며, 하늘 높이 제쳐진 공은 아직 떨어지지 않았다. 그렇기에 그 목소리의 주인은 누구인지, 그들이 앞으로 마주하게 될 사실은 무엇인지 교차되는 시점이었다.

이 차원의 이야기 속에서, 승부는 끝나지 않았다. 공은 여전히 떨어지지 않았다. 그들은 그저 각자의 위치에서 그 다음 움직임을 기다릴 뿐이었다.

잇따라 그 뒤에는 짙은 암운이 드리워져 있었다. 태호의 마음이 다시금 빛과 어둠의 경계선 위에서 솟구쳤다. 그 순간, 이야기는 멈추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