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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화. 위험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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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습적인 햇살이 체육관의 복도 창문을 두드렸다. 불규칙하게 내리던 비로 인해 생긴 물웅덩이들이 햇살을 받아 꿈틀거렸다. 수현은 하교하는 학생들 틈을 비집고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오후 수업이 끝난 후,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또 다른 의문과 불안뿐이었다.

"정말로 괜찮아?" 민재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그들의 발걸음은 운동장을 가로질러 동아리실로 향하고 있었다. 민재의 목소리 뒤에는 변화 없는 친구들 관계에 대한 불안함이 깃들어 있었다.

수현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얼굴은 확신이 부족했다. "우리가 해결해야만 하는 문제인 건 분명해. 더 이상 도망칠 수 없어."

민재는 그의 어깨를 툭툭 치며 위로했다. "그렇지. 오늘이라도 한비와 연주에게 솔직하게 물어보자. 실마리를 찾아야지."

그 순간 동아리실 입구가 가까워지고 있었다. 연주는 이미 안쪽에서 무엇인가를 정리하고 있었다. 그녀는 그들이 다가오는 기척을 느끼고 고개를 들었다.

"여기서 다시 만났군." 그녀는 과장된 웃음을 지어 보이며 말했다. 이 짧은 인사에는 두려움과 긴장의 흔적이 엿보였다.

동아리실 문이 열리자, 수현과 민재는 내부로 들어섰다. 창문으로 쏟아진 햇살이 방 안을 가득 채웠다. 연주는 망설임 없이 말을 꺼냈다. "우리, 시간을 두고 서로의 진실을 확인해야 할 것 같아."

수현은 조용히 그녀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목 아래로부터 밀려오는 긴장감의 물결이 느껴졌다. 말이 나오려면 오래 기다려야 했다.

"지난 번 수업이 끝나고 나서 한비가 직접 얘기하겠다고 했었잖아." 민재가 말을 보탰다. "정확히 어떤 말이 필요할까?"

"어차피 오해는 피할 수 없어," 연주는 작게 한숨을 내쉬며 물었다. "모두가 원하는 게 뭔지 먼저 알아야 해."

그 순간, 한비가 문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녀에게서 느껴지던 평범한 웃음은 사라지고, 앞으로 닥칠 감정을 준비한 표정만이 남아있었다.

"나중이었으면 좋겠지만, 지금이라도 설명을 해야겠어." 한비는 깊은 숨을 들이마셨다. 그녀의 말은 조용했지만 위기감을 씻어내지 못했다.

연주는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의 계획이나 목표에 대해 어떤 배신도 없었다는 걸 말해줘."

한비는 고개를 계속해서 끄덕였다. "맞아. 그래서 더 이상 오해하지 않도록 너희를 곁에서 돕고 싶어."

대화는 일시적인 고요 속에서 끊겼고, 무겁게 매진 폭풍 전야 같은 느낌으로 집결되었다. 하지만 그녀의 말이 전부인지조차 믿을 수 없는 분위기였다.

"그래, 한비. 너를 믿고 싶어. 하지만 어떻게?" 민재가 다시 말했다. 화면에 비친 그의 두 눈에는 불안감이 서려 있었다.

수업이 끝나자마자 동아리에 모인 그들의 마음은 꼬인 실타래처럼 복잡했다. 이해를 위한 시간이 무엇인지조차 몰랐다.

"나중의 말이야." 한비는 어느새 확고한 길을 밝혀줄 것 같은 답을 내놓았다. "이제라도 우리 모두가 진실을 공유하는 방법을 찾아봐야 해."

서로 얼굴을 마주한 그들 사이에 침묵이 흘렀다. 모두가 모인 이 자리가 무색한 일이 되지 않기를 위해.

그 순간 복도에서 들리는 발소리가 그들의 대화를 갈랐다. 새로울 수도 있고, 또 다른 의문을 던질 수 있는 존재였다. 그들의 시선은 본능적으로 문 쪽으로 향했다.

번쩍이는 햇살 사이로 문이 다시 열리며 등장한 이는 학교의 심사자였다. 그가 고개를 돌려 복도로 나가던 걸음을 멈췄다. 모든 긴장된 시선이 그를 향하고 있었다. 그의 입에서는 감미로운 혼란과 질문이 뒤섞인 목소리가 나왔다.

"우리 대화가 전시회에 대한 일로 주제를 잡게 될지도 모르겠다." 심사자는 무겁게 입을 열었다.

이야기를 던진 이는 크게 숨을 들이 마셨다. 그들과의 대화에 꼭 필요했던 순간이었으므로.

그 순간, 한비와 눈을 마주한 연주의 손끝이 떨렸다. 한비의 말이 지금 그들 앞에 놓인 새롭고도 아슬아슬한 균열이었다.

그들과의 짧은 만남이 끝났을 때, 새로운 질문들은 여전히 머물러 있었다.

종이 울리는 소리가 복도에 가득 찼다. 그것은 마치 희망과 두려움이 뒤섞인 메아리 같았다. 그들이 가야 할 길이 아직도 뭉툭한 현실이었다. 그들 앞에 펼쳐질 새로운 전개가 어떤 것일지 모를 두려움과 함께.

그들은 이 한 조각의 파도에서 벗어나려고 발을 움직였다. 답은 아직 모호하게 남아 있었다.

그들은 어쩔 수 없이 그들의 다음 선택을 향해 걸어갔고, 새롭고도 불안한 시작에 맞설 준비를 해야만 했다. 그리고 그 순간, 그들에게 위기의 진실이 드러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는 사실만을 가지고.

시간은 여전히 그들을 기다리지 않았다. 그리고 그들은 기꺼이, 새로운 갈등의 심장부로 향하는 길목을 선택했다.

그들 앞으로 이끌어 갈 선택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하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