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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게 가라앉은 체육관 공기가 팽팽하게 팽창하며 귓가를 스쳤다. 전등이 푸른색으로 빛나던 긴 복도를 따라 한 남자가 급하게 달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조그마한 먼지들이 그의 발길에 치이기라도 한 듯 공중으로 솟아올랐다. 그 소리를 따라간 끝에 이준성의 심장은 비상등만이 덩그러니 남은 듯한 체육관에 도착했다.
"태호 형!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게 있어."
그는 숨이 찰 때까지 한참을 뛰어왔지만 그의 말은 에두름 없이 직접적이었다. 그의 눈빛은 불길처럼 타오르고 있었다.
김태호는 그 자리에 서서 손에 쥔 농구공을 천천히 내렸다. 공은 체육관 바닥을 무겁게 쐈다. 쾅, 하고 내리꽂혀 튀어 올랐다.
"뭐가 그렇게 급한데?"
태호의 목소리에는 과거의 무게가 실려 있었다. 말로 잘 표현할 수 없는 무언가가 그의 눈에 깃들어 있었다.
이준성은 짚어야 할 모든 것들, 날카로운 순간들이 담겨있는 그의 눈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곧바로 상황의 심각성을 알렸다.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위급한 상황이야. 그들이 새로운 계획을 세웠다는 소문이 돌고 있어. 우리 전에 이겼던 방법이 무용지물이 될지 몰라."
태호가 무표정하게 바라보던 그 순간, 그 손 끝에 갈등의 흔들림이 일었다. 오래된 서랍 속에 묻혀있던 과거의 그림이 많이 흩어졌다.
"좋아, 그럼 준비하자."
태호의 결심은 그리 쉽지 않았지만, 저도 모르게 무언가에 끌려가듯 입을 다물고 무거운 걸음을 옮겼다. 그들의 발걸음은 곧 곰비곰비 하늘로 닿았다. 경고 없는 폭풍이 다가오고 있었지만, 그 손에서 농구공은 아직 떨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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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들리던 폭우 소리가 점점 체육관으로 밀려왔다. 바깥에서 들려오는 차가운 빗소리에 가까스로 깨어난 박지훈과 강미래. 그들의 대화는 야행성처럼 조용히 시작되었다. 강미래는 창밖을 바라보며 걱정 어린 표정으로 말을 꺼냈다.
"이거 정말 좀 위험하지 않나요, 지훈오빠?"
바깥에서는 어둠이 더욱 짙어져갔고, 그녀의 목소리에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공포가 깃들어 있었다. 하지만 박지훈은 그녀를 진정시키며 앞으로 나아갔다.
"그렇지만 걱정하지 마, 미래야. 우리가 이겨낼 수 있어. 우리가 약속한 걸 기억하자."
그의 목소리는 그 어느 때보다 따뜻했다. 따뜻함은 쉽게 사라지지 않고 남아 체육관을 덮쳤다.
강미래는 다시 고개를 끄덕이며 결의를 다졌다. 그 누구도 예상할 수 없었던 불온함이 어느새 그녀의 가슴 속에 자리 잡고 있었다. 그것은 구름에게 삼켜지기라도 할 것처럼 일렁였다.
"뭘 해야 할지 방향은 정해진 것 같네요, 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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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깊어만 갔고, 그들에게는 새로운 전환점이 다가오고 있었다. 체육관의 구석에 서 있던 김태호는 반짝이는 눈빛으로 어두운 곳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의 옆에서는 이준성이 손을 펴고 있었다.
"그들이 준비한 게 뭔지 알아내야 해."
그의 목소리는 체육관 벽에 부딪히며 더 크게 울렸다. 그리고 그 외침은 태호의 마음 속에서 새어나왔다.
"지난번 경기에서 우리가 봤던 것을 떠올려봐. 그 약점을 잡아내야 해. 그게 우리가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야."
태호는 이내 작게 미소를 지었다. 그의 미소는 어두운 곳에서만 볼 수 있는 진짜 모습이 숨어 있었다.
그동안 말하지 못한 것들, 그들 사이에 남은 진솔한 얘기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서로에게 기대던 기나긴 시간 속에서도 그 둘은 이해가 깃들었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두 사람 앞에 느닷없는 무언가가 다가왔다. 익숙한 목소리가 체육관의 정적을 꿰뚫으며 전해졌다.
"그동안 기다렸지."
석진이었다. 그가 한 걸음 다가오면서 그의 눈빛이 더욱 빛났다. 그들도 모르게, 불길과도 같은 그의 시선에 이끌려 나갈 수밖에 없었다.
"마침내 우리가 결정을 내릴 시간이야. 모두가 함께."
석진의 얼굴에는 진실이 가득 차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곧 거짓없이 전달됐다. 상반된 감정의 흐름이 숲을 덮친 금빛처럼 엮였다.
"이 경기를 절대 놓칠 수 없어."
그 순간, 모든 것이 멈출 것만 같았던 무대 위에서 새로운 시작을 고하는 문턱에 섰다. 그 길목은 소리 없는 결전의 향연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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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저 멀리 들리는 침묵의 물결이 하나 둘 밀려왔다. 체육관의 그림자 속에서 그들은 그 향연의 준비를 시작했다.
"갈 길이 더 남았다고."
그들의 발걸음이 점점 더 빨라지는 통에, 아직 풀리지 않은 실타래를 끊어낼 준비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이마에 흘리는 땀보다 중요한 건 없었다.
이 순간, 어둠 속에 그들이 웃으리라. 그 끝없는 그림자 속에서, 그들의 심장은 여전히 뛰고 있었다.
모든 것은 이제 시작일 뿐이었다.
단지 끝을 기다리고 있는 그 끝이 무엇인지.
다음 화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상상하며 기다려야 할 시간이었다. 그것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모든 것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었다.
희미한 불빛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