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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이게 마지막이 될지도 몰라," 민준의 목소리는 작게 떨리고 있었다. 내리막길처럼 깊숙이 뻗은 복도 끝에서 어둠이 그들을 삼킬 듯 꿈틀거렸다. 복도를 가득 채운 차가운 공기가 피부 속으로 파고들며 오싹한 기운을 전했다.
민준은 성큼성큼 발걸음을 내디뎠다. 그의 발끝이 닿을 때마다 바닥에서 낮은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 소리는 마치 깊은 바다 위에서 짐작할 수 없는 위험이 다가오는 것처럼 마음을 압박했다.
뒤따르던 소연은 그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한 채 조심스럽게 말을 겨우 꺼냈다. "우리 이대로 괜찮을까? 뭐가 기다리고 있을지 몰라."
"우린 준비해야 해. 바깥 세상에선 누구도 여기까지 들어오지 못해," 민준이 입술을 꽉 다물며 단호하게 말했다. 결의에 찬 그의 눈빛은 어둠 속을 뚫고 더 나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걸음을 멈춘 그 순간, 무엇인가가 발밑에서 미세한 진동으로 전달됐다. 그 순간 소연이 몸을 살짝 떨었다. "이게 무슨 소리야?"
옆에서 듣고 있던 세진이 입을 열었다. "이 아래에 뭔가가 있는 것 같아. 들어봐. 누군가 발자국 소리에 맞춰걸어오는 것 같지 않아?"
민준은 세진의 말을 간신히 듣고 귀를 기울였다. 그리고 그 순간, 멀리서 지독한 삐거덕거리는 소리가 그들의 머리 위에서 울려 퍼졌다. 심장의 고동이 점점 커지며 경계심이 배가되어갔다.
"가자, 늦기 전에 더 깊이 들어가야 해," 소연이 민준의 팔을 잡아 당기며 빠른 속도로 그들을 재촉했다.
갈라진 벽과 어두운 통로를 지나며 그들의 머릿속은 수많은 경고음으로 가득 찼다. 이곳에서 무엇이 기다릴지, 성급한 판단이 그들의 목숨을 좌우할 수도 있었다.
민준은 깨진 문턱을 넘으며 희미하게 빛나는 작은 방으로 조심스레 들어섰다. 그곳에는 수많은 전자기기와 모니터가 빛을 발하고 있었다. 삐걱이는 바닥의 찌그러진 소리는 메아리쳐 나갔고, 실내에 있는 모든 것을 들통낼 것만 같았다.
"여기가 맞아," 세진이 모니터를 가리키며 입의 떨림을 숨기지 못한 채 말했다.
모니터에는 무수한 코드와 함께 서서히 드러나는 경고문이 번쩍였다. 모니터에 눈을 떼지 못한 민준은 손이 저려오기 시작했다. 그의 시선은 문득 다른 쪽을 스쳤고...
"저기 좀 봐," 소연이 갑자기 외쳤다. 그녀가 가리킨 방향에는 누군가가 다급히 남긴 듯한 낡은 노트가 놓여 있었다.
민준은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끼며 노트를 집어 들었다. 노트 속에는 지저분하게 끼적인 문자들이 넘쳐났고, 그중 하나가 그들의 주의를 끌었다.
"이건... 여기에 나와 있는 내용이 다른 걸 설명하는 것 같아," 민준은 그들의 미래를 걱정하며 바짝 긴장한 목소리로 말했다.
모두가 그의 주위로 모여들었다. 다른 모든 것은 정지한 듯 노트에 집중되었고, 그의 손끝은 옷깃에 닿은 땀방울을 훑으며 토막토막 서 있는 문장을 따라갔다.
그 순간, 그들의 몸은 걸음을 멈췄다. 그들의 머리 위에서 큰 소리의 경고음이 울려 퍼지며 주위가 밝아졌다. 그림자가 사라질 듯, 눈앞의 모든 것이 선명히 드러났고,
"어떻게 알아냈는지는 모르겠지만, 도저히 여기까지 혼자서는 올 수 없던 걸," 깊고 거친 목소리가 그들의 귓가에 들렸다.
선명한 불빛 아래, 길게 뻗은 검정 외투를 걸친 인물이 그저 서 있었다. 그의 얼굴은 어둠 속에 철저히 숨겨져 있었지만, 눈 속의 불길함이 그들에게 춤추듯 다가왔다.
"누구냐!" 민준은 맹렬히 외쳤지만, 그 내면은 소용돌이치는 감정으로 가득 찼다.
이 인물은 모든 것의 열쇠를 쥐고 있는 자였다. 그리고 그의 등 뒤, 미처 예상치 못한 사실이 눈앞에 선명히 그려지고 있었다. 가능한 질문을 묻기엔 이미 상황은 그 이상으로 치달았다.
하지만 그들의 말은 결코 예상치 못한 답변을 준비했던 것처럼 멈춰졌고, 전방에 있던 인물은 자연스레 입을 닫고 그들을 바라볼 뿐이었다.
다급한 날숨에서 흘러나오는 싸늘한 여운, 그 모든 것은 앞으로 펴질 이야기의 실마리에 지나지 않았다. 시간은 점점 그들 앞에서 기울어졌고, 이제 그들은 그저 또렷해지는 발자국 소리에 스며들어야 할 터였다.
"다음에 무슨 일이 생길 건가요?" 소연은 마지막 희망을 걸며 힘겹게 물었지만, 깊고 짙은 침묵만이 그들을 감쌌다.
심장이 무겁게 두근거리며 오는 것을 감지했다. 하나의 퍼즐이 또 다른 복잡한 수수께끼를 예고하며 끝없이 이어질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 그 모든 감각이 폭발하듯 치솟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