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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불꽃의 그림자, 은폐된 속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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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알이 공기를 가르고 스치자, 나뭇잎이 폭포처럼 떨어지며 밤공기를 찢었다. 그 소리가 이수현의 귓가를 울리며, 가슴속 깊은 곳에서 무언가가 무너지는 기분이었다. 세상 전체가 고요해지더니, 오직 심장박동만이 메아리쳤다. 김태오의 몸이 그녀 앞을 가로막은 채, 그의 어깨가 가볍게 떨렸다.

공원의 어둠이 더 짙어졌다. 떨어진 잎사귀가 이수현의 뺨을 스치며 차가운 촉감을 남겼고, 먼지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그녀의 손이 본능적으로 바닥을 더듬었지만, 잡히는 건 없었다. 민준의 그림자가 여전히 그들을 노려보고 있었다. 그의 손에 쥔 물건이 달빛에 번뜩이며, 금속 냄새가 공기 중에 번졌다.

"이게 다 너희 때문이야!" 민준의 목소리가 갈라지며 울렸다. 그의 발소리가 바삭바삭한 낙엽을 짓밟아, 각 음절이 땅을 파고드는 듯했다. 이수현은 숨을 죽이며 김태오의 팔을 붙잡았다. 그의 재킷이 그녀의 손가락에 스며들어, 거친 천의 감촉이 안도와 공포를 동시에 불러일으켰다.

김태오가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그의 어깨가 곧게 펴지며, 목덜미의 긴장된 힘줄이 드러났다. "민준, 이건 잘못된 길이야. 그 불꽃이 우리 모두를 태웠어." 그의 말은 낮고 안정적이었지만, 각 단어 끝에 숨겨진 날카로움이 스며들었다.

민준이 비틀거리며 다가오다 멈췄다. 그의 손이 떨리며 총구가 흔들렸다. "잘못된 길? 네가 그걸 말할 자격이 있나? 지훈이 죽은 건 네 탓이야!" 그의 외침이 공원을 메우며, 이수현의 가슴이 조여들었다. 그녀의 시야가 흐려지기 시작했지만,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대신, 손톱이 손바닥에 파고들며 피부가 따끔거렸다.

갑자기, 김태오가 재빨리 움직였다. 그의 몸이 민준을 향해 돌진하며, 공기와 부딪치는 소리가 날카롭게 울렸다. 두 남자의 몸이 부딪히는 충격이 이수현의 발밑으로 전해졌고, 풀내음이 섞인 흙냄새가 코를 찔렀다. 그들은 서로를 붙잡은 채 구르기 시작했다. 총알이 빗나가며 나무에 박히는 소리가 메아리쳤고, 나뭇조각이 사방으로 흩어졌다.

이수현은 그 광경을 멍하니 지켜보다가, 본능적으로 도망쳤다. 그녀의 발이 흙길을 디디며, 가슴이 타들어가는 듯한 통증이 밀려왔다. "멈춰! 다들 멈춰!" 그녀의 외침이 목구멍을 태우며 나왔지만, 소리는 공허하게 흩어졌다.

그들은 마침내 거리로 빠져나왔다. 택시의 경적 소리가 요란하게 울리며, 도시의 불빛이 이수현의 눈을 찌르듯 반짝였다. 김태오가 민준의 손에서 총을 빼앗아 멀리 던지며, 숨을 헐떡였다. 그의 손가락에 피가 배어 나왔다. "이런 데서 끝낼 순 없어. 가자." 그는 이수현의 팔을 잡아끌었다.

그녀는 저항하지 않았다. 그의 손길이 뜨겁고 끈적했지만, 그 안에서 안도감이 피어올랐다. 그들은 인파 속으로 사라지듯 도망쳤고, 거리의 차가운 바람이 피부에 스며들었다.

김태오의 아파트로 도착했을 때, 문을 닫는 소리가 쾅 울리며 방 안의 공기를 진동시켰다. 창밖으로 도시의 불빛이 스며들어, 방을 희미하게 밝혀주었다. 이수현은 소파에 주저앉아 숨을 골랐다. 그녀의 손이 떨리며, 재킷의 주름을 쥐어뜯었다. 방 안의 먼지 냄새와 오래된 나무 향기가 섞여, 그녀의 감각을 자극했다.

"이게 무슨 일이야?" 이수현의 목소리가 날카롭게 튀어나왔다. 그녀의 어깨가 올라가며, 시선이 김태오를 향했다. "민준이 왜 그런 짓을 한 거지? 너도 알잖아."

김태오가 창가에 기대 서서,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바람을 느꼈다. 그의 손이 유리창을 더듬으며, 차가운 유리 표면이 피부를 스쳤다. "알아. 하지만 말할 수 없어. 그 불꽃은 더 깊은 비밀을 숨기고 있으니까." 그의 말투는 여전히 우아했지만, 각 단어 사이에 숨겨진 망설임이 스며들었다.

이수현은 자리에서 일어나 그에게 다가갔다. 그녀의 발소리가 카펫을 밟으며, 부드러운 촉감이 걸음을 늦췄다. "숨기지 마. 그날 밤, 너는 그 자리에 있었어. 지훈뿐만 아니라, 내 친구도 잃었단 말이야." 그녀의 숨결이 거칠어지며, 가슴이 빠르게 오르내렸다.

그는 그녀를 마주 보았다. 그의 눈동자가 불빛을 받아 반짝이며, 그 안에 그림자가 춤을 췄다. "네 친구? 박정희 말이야?" 김태오의 목소리가 낮아지며, 방 안의 공기가 무거워졌다. "그 불꽃이 일어난 이유를 알아. 누군가 의도적으로 지폈어. 하지만 그게 누구인지, 아직 확실하지 않아."

이수현의 손이 그의 가슴에 닿았다. 재킷의 단추가 그녀의 손가락을 눌렀고, 그 아래에서 고동치는 심장박동이 전해졌다. "거짓말. 너는 알고 있잖아. 왜 숨기는 거야?" 그녀의 목소리가 떨리며, 머리카락이 얼굴을 스쳤다.

그가 한 걸음 다가오며,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그 손길이 따뜻하고 무거웠다. "숨기고 있는 게 아니야. 함께 파헤쳐야 할 테니까. 하지만 이건 위험해." 그의 말에, 이수현의 몸이 경직되었다. 그녀의 시야가 그에게 고정되며, 마음속 불꽃이 다시 타오르기 시작했다.

바로 그때, 김태오의 핸드폰이 진동하며 테이블 위에서 울렸다. 그 소리가 방 안을 가득 채우며, 긴장된 공기를 깨트렸다. 그는 주머니를 더듬어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화면에 뜬 번호가 그의 얼굴을 굳게 만들었다. "이건..."

이수현이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 "누구야?"

그가 핸드폰을 내려놓으며, 창문을 통해 외부의 소음을 듣는 듯했다. "윤지훈의 연락이야. 하지만 이 번호는... 오래된 거지." 그의 손가락이 핸드폰을 쥐었고, 화면이 희미하게 빛났다.

그리고 문자가 도착했다. "너희를 찾고 있어. 그 불꽃의 진실이 드러날 테니, 준비해."

이수현의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그녀의 시선이 핸드폰으로 향하며, 그 안에 숨겨진 위협을 느꼈다.

공원의 그늘진 구석에서, 민준이 숨을 헐떡이며 일어났다. 그의 손이 상처를 누르자, 피가 손가락 사이로 흘렀다. "이건 시작일 뿐이야. 그 불꽃이 다시 타오를 거다." 그의 중얼거림이 바람에 실려 사라지며, 어둠 속으로 스며들었다.

김태오의 아파트에서, 이수현은 핸드폰을 노려보았다. 그 문자가 가져온 불길한 예감이 그녀의 피부를 스쳤다. "이게 끝이 아니야." 그녀의 속으로 속삭임이 맴돌았다.

그리고 방문이 살짝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