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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신 아침 햇살이 눈을 찌르기 전, 나는 이미 학교 도서관의 문손잡이를 잡고 있었다. 문을 열자마자 느껴지는 먼지 특유의 퀴퀴한 냄새가 콧속을 파고들었다. 감춰진 비밀을 파헤치기에 딱 알맞은 날씨였다. 도서관 구석으로 발길을 돌리니 그곳에선 도준의 잔잔한 미소가 보일 것만 같았다. 민지가 어느새 내 옆에 다가왔고, 그녀의 귓속에서 들려오는 숨소리마저도 긴장감에 젖어 있었다.
"오늘 여기도 좀 더 찾아볼까? 어쩌면 지난번에 놓친 단서들이 있을지도 몰라."
나는 속삭이듯 말했다. 그러자 민지의 고개가 미세하게 끄덕거렸다. 그녀의 눈빛은 차분해 보였지만 그 안엔 여전히 열망이 서려 있었다.
우리는 긴 서가 사이를 가로지르며 당시의 사건과 연결될 만한 기록들을 샅샅이 뒤졌다. 오래된 옆구리에서 놀라울 만큼 진귀한 예쁜 표지가 모습을 드러내자, 나는 호기심에 휩싸여 쥐고 있었다.
"이건 뭘까? 제목조차 희미하네."
내 손에 들려 있는 먼지를 털어내자, 그 책의 겉장에 문구가 드러났다. '잃어버린 기억의 조각.' 이 책은 분명 지난번엔 보이지 않던 것들이었다.
"이게 여기 있었나? 우리가 그 모든 시간 동안 쓸모없는 것들을 보고 있었던 거야?"
민지는 내게 고개를 돌리며 눈을 굴렸다. 그녀의 목소리엔 놀라움과 동시에 무언가를 이루어 내었을 때의 기쁨이 있었다.
나는 책을 펼쳐 살펴봤다. 그 안에는 어느 한 학생의 날카로운 필체가 분명하게 나타났다. 글자 하나하나가 긴장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것은 마치 도준의 이야기가 보이지 않는 잉크로 남겨진 듯한 마음이었다.
책을 넘기며 한 편의 일기가 문득 눈앞에 펼쳐졌다. 대충 훑은 몇 줄의 문장, 거기에는 실종된 그날 있었던 비밀스러운 모임에 대한 암시가 싸여 있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 도준의 이름이 있었다.
"민지, 이거 좀 봐, 여기... 도준의 이름이 있어. 우리가 몰랐던 무언가가 여기에 분명히 존재해."
나는 한 손으로 페이지를 짚으며 그녀에게 보여주었다. 민지는 놀라움에 숨을 멈춘 듯한 표정을 짓고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 여기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단서를 찾았다는 건 알겠어, 그치만..."
그녀의 말이 끊기자 나는 이해된다는 눈빛을 던졌다. 우리 둘은 혼란과 결단 속에서 서로를 이끌며 진실을 직시할 용기를 키워갔다.
돌아오는 길은 그리도 길지 않았다. 마음속엔 이미 결심이 서고, 도준과 연결된 조각을 찾은 기쁨에 가슴이 뛰었다. 하지만 이야기는 이제야 실질적인 결실을 맺기 위한 서막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았다.
다음 날, 학교에 다시 왔을 때 선생님들의 표정은 긴장으로 뒤덮여 있었다. 무언가 큰 일이 곧 펼쳐질 예정인 듯했다. 민지와 나는 숨죽이고 각자 자리로 돌아갔다.
수업시간이 끝나고 교실을 벗어나려는 그때, 복도 끝에서 학생들 사이 무리 중에 떠들썩한 소리가 퍼졌다. 모두가 살며시 수근거리는 가운데, 한 중간계 이름이 불려졌다. 그것은 분명 도준과 관련된 사건과 맞물리는 순간적인 '발견'이었다.
"탈의실에서 도준의 유품이 있었다는 소문이 급속하게 돌아다니고 있어."
어떤 학생이 흥분하여 소리를 질렀다. 그 말은 마치 빙산의 작은 꼭대기를 보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에게 새로운 질책을 던져주었다.
민지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소윤아, 우리 다 끝났다고 생각했지만... 아, 어떻게 이제야 이런 게 다..."
그 어느 때보다 팔을 꽉 잡고 있던 내 힘이 풀려, 나는 그 순간 뒤를 돌아 문득 돌아갈 수 없는 생각에 젖어들었다. 도준의 이야기는 그렇게 결코 쉽게 끝날 것이 아니었다. 그의 진실과 얽힌 퍼즐은 여전히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렇게 새로운 조각은 우리를 이미 향하고 있던 그림자에게로 다시금 불러들이고 있었다.
이제 발걸음을 다시금 옮겨야 할 시간이었다. 탐색했던 그날의 흥미로운 이야기가, 추억의 조각처럼 다가와 또 다른 진실을 밝히길 기다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