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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화. 불꽃의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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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에서 그들은 처음으로 어긋세로움을 품고 한 자리에 모였다. 주방의 불길은 무언가를 중얼거리듯 흔들렸고, 한수민의 검푸른 눈동자는 그 흐름을 놓치지 않으며, 불길과 합일하려는 듯했다. 그녀의 숨결은 공기 중에서 빠르게 사라져갔다. 마치 불 안에서 힘을 흡수하는 중인 듯, 손끝엔 작은 전율이 감돌았다.

"여기선 물러날 수 없어." 후련하기보단 저항을 품고 있는 말, 그 말을 꺼내는 동안 그녀는 자신에게도 경고를 보냈다.

김재훈은 잠시 기대어 있던 조리대를 등지고 일어섰다. 그의 눈빛은 더없이 전략적이었으며, 그가 무언가 깨달았다는 것을 알리듯 날카롭고 차갑게 빛났다. 그는 서늘한 웃음을 잠재운 채 입을 열었다.

"너도 알잖아, 우리가 상대해야 할 건 무대 위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거."

주방 한 구석에서 이소라는 그들에게 가까이 다가왔다. 그녀의 허리에 느슨하게 매여 있던 앞치마를 툭 하고 내던지며, 이 상황의 무게를 그녀 혼자만의 방식으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앞서 본 것이 우리를 시험하려는 것들은 아니었나요?" 부드러우며 단호하게 던지는 질문에, 그녀의 얼굴에 비치는 불길의 반사는 신비롭고 끈질겼다.

그때, 송민지가 그들의 곁에 서서 서로의 경계를 허물며 날려 보낼 듯 말했다. "이제서야 알겠어. 우리가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에 서 있다는 것이. 이런 전례 없는 위험도 각오할 수밖에 없어."

박수철은 문 가까이 서서 그들의 대화를 흥미롭게 듣고 있었다. 그는 낯선 길을 걷는 듯한 미소를 보이며 피식 웃었다. "결국 그 불길은 우리를 잡아먹을 거야. 너희가 그토록 애쓰곤 있었던 모든 것을 잃는 결과까지도."

그들의 곁에서 주방의 불길은 거침없이 타올랐고, 수민의 손은 매끄럽게 움직였다. 그녀의 손끝은 조심스럽게 빛나는 칼날을 만지고, 마치 그 속에 담긴 진리를 꿰뚫으려는 듯했다.

"이 순간에서 우리가 깨달아야 할 건..." 그녀는 속삭였으나, 말은 꽤 명확했다. "이 길은 더 이상 혼자 걸을 수 없다는 거지."

여러 감정들이 얽힌 상황은 불길보다 더 타오르는 느낌을 주었다. 흐릿한 분노, 불신, 그리고 작은 희망마저도 이 삼일체처럼 그들의 마음속에 타올랐다.

그때, 그들의 빈틈으로 또 다른 존재가 주방의 문을 열고 나타났다. 눈길을 두기 바쁘고 어딘가 익숙하면서도 낯선 이의 모습은 그들의 심장을 다시 한 번 요동치게 만들었다. 눈은 그를 둥글게 감싸며, 무언가 변할 기회를 찾고 있음을 암시했다.

"내가 돌아올 줄은 몰랐겠지." 그의 저음 목소리에는 검은 숲이 우거진 것 같은 깊이가 있었다. 방안에 머문 바람은 그의 말 한 마디에 흔들렸고, 불길은 순간 더욱 타올랐다. 그들은 숨이 멎은 듯 조용히 그를 바라보았다.

그 불길 속, 상상했던 것보다 더 무서운 무언가가 존재하고 있음이 분명했다. 그 순간, 모든 이의 시선은 흡사 중심에 모여들었고 바로 그때가 그들이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결정할 시간이었다.

그리고 그들이 받아들여야 할 마지막 조각은 그저 시작에 불과했다.

불길은 계속해서 타오르고 있었고, 다음 순간 고요함 속에서 결정적인 충격이 올 것을 예고하고 있었다. 이제 모든 것은 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그 무엇이 그 불 속에 잠겨 있을지, 그들은 알 수 없었다.

그들이 조금이라도 방심한다면, 그것은 그저 허망한 기다림으로 끝날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참으로 적절한 순간이었다, 그들의 도전은 이제 시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