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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의 칼끝이 공기를 가르며 번쩍이는 순간, 이수현의 시야가 좁아졌다.
그 빛이 벽의 축축한 벽돌에 반사되며, 방 안의 먼지 냄새가 더 강하게 코를 찔렀다. 이수현의 손이 김태오의 팔을 움켜쥐었고, 그의 재킷 소매가 그녀의 손가락에 스며드는 거친 질감이 공포를 키웠다. 창고의 어두운 구석에서, 빗소리가 지훈의 발소리를 가려주었지만 각 걸음이 콘크리트를 긁는 소음이 그녀의 가슴을 쑤셨다. "드디어 만났네, 태오. 그리고 너, 수현. 그 불꽃이 우리를 다시 모은 거야." 지훈의 목소리는 낮고 매끄러웠지만, 각 단어 끝에 스며든 조소가 공기를 얼렸다.
정희가 한 걸음 뒤로 물러나며, 그녀의 발이 물웅덩이를 디뎠다. 그녀의 웃음소리가 짧게 터지며, 향수 냄새가 섞인 숨결이 이수현의 코를 자극했다. "오빠, 이제 그만 끝내자고. 그 USB가 다 들키기 전에." 그녀의 말은 활발했지만, 목소리에 섞인 떨림이 그녀의 불안을 드러냈다. 김태오가 앞으로 나서며, 그의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USB를 꺼내들었다. 그 차가운 금속이 그의 손바닥을 눌렀고, 그는 지훈을 노려보며 말했다. "끝낼 건 너지. 이 안에 네 모든 계획이 담겨 있어. 왜 그 불꽃을 일으켰는지, 왜 우리를 이용했는지."
그들은 창고 한가운데 서서 대치했다. 지훈의 칼이 희미하게 빛나며, 그 반사가 이수현의 얼굴을 스쳤다. 그녀의 다리가 살짝 떨렸고, 손톱이 주먹 안으로 파고들며 피부에 고통을 새겼다. "이걸로 위협할 생각? 웃기지 마. 그 불꽃은 네 손으로 피운 거잖아, 태오." 지훈의 대꾸가 날아왔고, 그의 발이 바닥을 문지르며 작은 돌멩이를 굴렸다. 이수현은 그 말을 듣는 순간, 가슴에 뜨거운 기운이 몰려들었다. 그녀의 시선이 김태오를 향했지만, 그는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내 손? 그건 네 계획의 일부였어. 회사의 기술을 훔치기 위해 날 끌어들인 건 너였잖아."
창고의 문이 삐걱거리며 닫이는 소리가 그들의 대화를 가로질렀다. 정희가 USB를 향해 손을 뻗었지만, 김태오가 그것을 높이 들며 피했다. "이제 그만해, 정희. 너도 그 불꽃에 타버린 거잖아." 그의 말은 우아했지만, 목소리가 갈라지는 리듬이 그의 긴장을 드러냈다. 정희의 입가에 비웃음이 스며들었고, 그녀의 손가락이 공기를 가르며 말했다. "타버렸다고? 오빠가 약속한 자유를 위해 내가 한 일은 다 가치 있었어. 수현아, 너도 그 불꽃 때문에 연인을 잃었지만, 그게 다 네 탓이야. 네가 그날 그 자리에 없었으면..."
이수현의 몸이 앞으로 쏠렸다. 그녀의 발이 콘크리트를 구르고, 물기 어린 공기가 그녀의 피부를 스쳤다. "내 탓? 그 불꽃을 피운 건 너희였어!" 그녀의 외침이 창고를 울렸고, 그 진동이 벽을 타고 메아리쳤다. 지훈이 칼을 내리며 한 걸음 다가왔다. 그의 체취—연기와 금속—가 공기를 채우며, 이수현의 코를 자극했다. "맞아, 수현. 하지만 태오가 그 시작이었어. 그 USB에 담긴 사진, 그 안에 네 연인의 죽음이 어떻게 연결됐는지 다 나와 있지."
그들은 서로를 노려보며 서 있었다. 김태오의 손이 USB를 쥐어짜며, 그 압력에 손바닥이 따끔거렸다. "지훈, 이제 그만 말해. 왜 이걸로 나를 협박하는 거지?" 그의 질문은 조심스러웠지만, 각 단어가 칼날처럼 날카로웠다. 지훈의 웃음소리가 낮게 흘러나왔고, 그 소리가 빗소리와 섞여 이수현의 귀를 울렸다. "협박? 이건 제안이야. 그 불꽃의 진실을 숨기면, 너희도 자유를 얻을 수 있어. 아니면... 이 칼이 말해줄게."
바깥 거리의 소음—자동차 엔진과 사람들의 발소리—이 문틈으로 스며들며, 그들은 잠시 침묵했다. 이수현의 마음속에서 불꽃이 타오르는 듯한 열기가 목구멍을 태웠다. 그녀의 손이 김태오의 팔을 다시 잡아당겼고, 그 촉감이 그녀를 안정시켰지만, 동시에 더 큰 공포를 불러일으켰다.
그들은 창고를 벗어나 인파가 몰리는 거리로 나섰다. 거리의 neon 불빛이 그들의 그림자를 길게 끌었고, 축축한 공기가 피부를 적셨다. 이수현은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 "태오, 그 USB를 열어봐. 진짜로 네가 그 불꽃을 시작한 거야?" 그녀의 목소리는 떨렸고, 각 문장이 호흡에 섞여 날카로웠다. 김태오가 작은 골목으로 그녀를 이끌며, 벽에 기대 등을 기댔다. 그 차가운 표면이 그의 등을 문지르며, 그는 대답했다. "수현, 그건... 복잡해. 지훈이 날 이용했지만, 내가 그 불꽃을 피우는 데 동의한 건 사실이야. 네 연인을 보호하려 했는데, 모든 게 엉키기 시작했어."
그의 고백이 공기를 가르고, 이수현의 다리가 약해졌다. 그녀의 손이 벽을 더듬었고, 그 미끄러운 이끼가 손가락에 달라붙었다. "보호? 그럼 왜 이제야 말하는 거지? 나를 이용한 거야?" 그녀의 물음이 날아갔고, 목구멍이 바짝 마르는 듯했다. 김태오의 시선이 그녀를 꿰뚫었고, 그의 손이 그녀의 어깨에 닿았다. 그 부드러운 압력이 피부를 데웠다. "이용한 게 아니야. 그 불꽃이 우리를 연결했어. 하지만 지훈이 더 큰 계획을 숨기고 있어. 이 USB에 담긴 건, 단지 시작일 뿐이야."
그들은 골목을 따라 이동하며, 거리의 냄새—빗물과 배기가스—가 그들을 휘감았다. 정희와 지훈이 뒤쫓아오고 있다는 기운이 이수현의 등을 찌르듯 느껴졌다. "그 계획이 뭐야? 왜 나를 증인으로 삼은 거지?" 이수현의 말은 직설적이었고, 각 단어가 그녀의 걸음을 재촉했다. 김태오가 멈춰 서며, 그의 재킷이 바람에 스쳤다. "지훈은 회사의 기술을 넘어, 더 큰 세력을 끌어들였어. 네가 그 증인이 되면, 모든 게 무너질 수 있어. 하지만... 나도 그 일부였어."
바로 그때, 골목 끝에서 차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음이 공기를 진동시키며, 익숙한 실루엣이 나타났다. 윤지훈의 조력자, 윤지훈이 아닌—기다렸던 인물이 아니었다. 그 형체가 다가오며, 손에 든 물건이 빛났다. "너희를 찾았어. 하지만 이건 시작이 아니야." 그 목소리가 흘러나왔고, 이수현의 몸이 굳었다. 김태오의 손이 그녀를 끌어당겼지만, 그 순간 드러난 얼굴이—예상치 못한 배신의 주인공—그들의 세계를 뒤흔들었다.
그림자가 다가오며, 숨겨진 비밀이 새롭게 펼쳐지기 시작했다.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 그 끝은 아직 보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