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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악몽의 해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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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어두운 보랏빛으로 물들어 갔다. 달빛이 희미하게 해수면을 스치며 반짝였으나, 그 빛마저도 점차 사라지고 있었다. 알 수 없는 안개가 배 주변을 조용히 감싸기 시작하자 선원들은 불안한 눈빛을 주고받았다. 그날 밤의 공기가 조금 전까지와는 확연히 달랐다. 그 누구도 입 밖에 내지는 않았지만, 이곳에 무언가 심상치 않은 기운이 흐르고 있었다.

폭풍우만큼이나 긴장된 순간, 선장이 갑판에 모습을 드러냈다. 마틴 선장은 전형적인 해상의 사나이, 탁월한 능력의 소유자였다. 하얀 수염이 거센 바람에 날렸고, 깊게 팬 눈가 주름이 그의 경험을 말해주었다. 그의 발걸음이 뱃머리를 향하자, 선원들은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안개입니다, 선장님. 이런 날씨에는 본 적도 없습니다."

누군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마틴 선장은 말없이 바다를 살폈다. 달빛이 이젠 완전히 사라진 바다에 무언지 모를 불길한 운율이 흐르고 있었다. 그 순간, 어디선가 낮게 울리는 피리 소리가 들려왔다. 선원들은 깜짝 놀라며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소리의 출처를 알 수 없었으나, 그것은 사람의 귀속에 계속 맴돌았다.

"피리 소리... 이곳에 아무도 그런 악기를 가진 자는 없지 않은가?"

다른 선원이 신경질적으로 묻자, 마틴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다. 아마도 우리를 시험하는 것이 있을지도 모른다."

이어서 그는 선원들에게 밤새 깨어 있기를 명령했다. 그리고 선장이 안개 속으로 사라지자, 선원들 사이에서는 소근소근한 대화가 이어졌다. 그들은 서로의 불안을 확인하며 바모숀의 전설을 다시 떠올렸다. 해협의 깊은 곳에 잠들어 있는 신이 악몽을 보내 배를 길 잃게 한다는 이야기였다.

바로 그때, 선실에서 갑작스러운 비명 소리가 터져 나왔다. 불안한 감정이 서늘한 기운으로 바뀌는 데에는 그 소리 하나면 충분했다. 선원들은 서로의 얼굴을 번갈아 가며 쳐다본 후, 소리가 난 쪽으로 달려갔다.

훈이 끓는 듯한 선실에 들어서자, 모든 것이 뒤엉켜 있었다. 가구들이 부서졌고, 이러한 혼란 속에 한 남자가 바닥에 기절해 있었다. 그는 혈색 없는 얼굴로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만큼 고요했다. 선장도 그 순간 선실로 돌아왔다. 그의 눈은 살아있는 빛을 잃은 듯 침착하지 않았다.

"무슨 일이야?"

선장 마틴이 물었지만 누구도 대답할 수 없었다. 대신, 바닥에서 발견된 한 조각의 쪽지가 눈에 들어왔다. 누군가에게 보내는 편지로 보이는 그것은, 의미를 알 수 없는 상형문자로 가득했다.

"이것이..."

마틴은 조심스럽게 쪽지를 집어들고 그 문양을 살폈다. 감각의 이상한 전류가 그의 손끝에서 온몸으로 퍼졌다. 오로지 그만이 느낄 수 있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기운이었다. 마틴은 쪽지를 두 손으로 단단히 움켜쥐고, 피리 소리가 점점 더 가까워 오는 듯한 착각에 빠졌다.

그때였다. 마틴의 뇌리에 하나의 여신이 형상화되었다. 그녀의 눈은 별빛처럼 빛났고, 수백 년 동안 꿈속에서만 머물던 존재였다.

"당신은 무엇을 보고 싶은가, 선장님?"

여신의 낮은 음성이 그의 뇌리를 때렸다. 그녀는 마치 바다의 깊은 곳으로 끌어내리려는 듯한 매혹을 발산하고 있었다.

고요한 항해는 그렇게 악몽의 시작으로 전환되었다. 여신과 선장은 서로에 대한 도전에 들어갔다. 반드시 깨달음을 얻지 못하면 안 되는 싸움이었다. 뱃길의 안개처럼, 진실의 모습도 불투명해져 가고 있었다.

그때 또다시 선실의 문이 거칠게 열리며 새로운 인물이 등장했다. 그녀는 날카로운 눈빛과 쏜듯한 긴 머리, 그리고 비밀스럽게 무언가를 알고 있는 듯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그녀는 바로 이 안개의 비밀을 알고 있는 듯한 여인, 사라였다.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그녀의 귓가에선 피리 소리가 울렸고, 선원의 고개들은 자연스레 그녀에게로 향했다. 그들이 본 것은 여신도 아니고, 단순한 낯선 사람도 아니었다. 그녀는 이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단서를 가지고 있는 듯했다. 시간을 두고 살필 여유는 없었다.

세 명은 누구보다도 빠르게 이해해야 했다. 이 배가 파멸의 길로 빠지기 전에, 그 내면의 싸움이 끝나지 않기 전에 반드시 해결해야 할 것이 남아 있었다.

"모든 답이 이곳에 있다는 거군."

마틴의 입가에 불안한 웃음이 떠오르는 동시에, 여신의 모습은 더욱 뚜렷해졌다.

선장의 의지는 점점 더 불타올랐고, 여신은 신비로운 미소로 맞섰다. 선과 악도, 꿈과 현실도, 모든 것은 지금 뒤엉켜 버렸다. 이제 그들은 선택해야 한다.

여신과의 대치, 사라가 전해 줄 진실, 그리고 생사를 가르는 항해. 누구도 끝을 쉽게 예측할 수 없었다. 다음 순간 그저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바다의 안개 가운데 깜찍하게 웃고 있는 여신의 모습이 깊은 그림자처럼 길 위에 드리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