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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화. 절망의 그림자, 그 너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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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닷없이 차가운 바람이 불어왔다. 하늘은 갑작스레 흐릿해졌고, 회색빛 구름이 거친 파도를 일으킬 듯한 기세로 몰려들었다. 그 공포의 앞자락에서, 난 두 가지 선택지 사이에서 갈등했고, 발목에는 차갑고 무거운 쇠사슬이 엉킨 듯한 느낌이 들었다.

"리안, 선택은 네 손에 달렸어."

제이슨의 목소리엔 긴장이 가득했다. 그 억양 속에 날카로움이 여전히 숨쉬고 있었다. 그는 검은 눈동자로 나를 응시했다. 그의 시선엔 싸움의 결단이 배어 있었다. 그의 무기 손잡이를 쥔 손은 관자놀이에 핏줄이 섰다.

"우리가 찾고 있는 건 네 손에 달렸지." 그가 덧붙였다.

나는 그를 응시하며 속마음이 들끓고 있음을 느꼈다. 그동안 알고 있었던 모든 진리가 지금 당장 갈기갈기 찢어질 수도 있는 순간이었다. 시간을 벌기 위해 몸을 움직이려던 찰나, 닐라의 발이 잠깐 멈췄다. 그녀는 뭔가를 집중해 듣고 있는 듯했다.

"뭔가 다가오고 있어," 닐라가 긴장된 목소리로 경고했다. "빨리 선택해야 해."

그녀의 손이 급작스럽게 나의 팔을 잡았다. 그 유린의 순간에, 온 몸을 통과하던 아드레날린이 차갑게 식었다. 모든 사방에서 불확실성이 나의 숨을 죄어왔다. 자유라는 것이 과연 가능한 것일까? 예리한 질문이 나를 뒤흔들었다.

"확실히 해야겠다." 마침내 나는 입을 열고, 그 두터운 침묵을 깼다.

그러나 그 묵직한 결정의 순간, 예상하지 못한 방해가 발생했다. 저 멀리서 느릿하지만 확고한 발걸음 소리가 다가왔다. 발소리가 점점 커질수록, 주변의 공기는 얼어붙고 있었다.

그림자가 다가왔다. 어둠 속? 아니, 예리한 고통은 예고 없이 우리의 주변을 휘감았다. 빛도, 시야도 순간적으로 멈춰섰다. 그 속에서의 숨조차 멈춘 듯했다.

둔탁한 소리가 귓전을 때렸다. 마치 지진이라도 일어난 듯, 천장이 흔들리고 바닥이 떨렸다. 발밑에서 느껴지는 진동이 계속해서 전해졌다. 그것이 가져다주는 불안감은 나의 뼛속까지 파고들었다. 무언가가 다가오고 있었다. 그것은 단순히 자연 현상이 아니었다.

갑자기, 그 발소리의 주인공이 모습을 드러냈다. 건너편 어둠 속에서 두터운 외투를 걸친, 적인지 아군인지 분별할 수 없는 인물이 출현했다. 그 얼굴은 가려져 있었지만, 그가 풍기던 냉기로운 기운은 바로 알아챌 수 있었다.

"넌 또 누구야?" 제이슨이 손을 움켜쥔 채 외쳤다.

그 인물은 대답할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그는 단지 그저 바라볼 뿐이었다. 그의 존재 하나로, 그 순간이 충분히 위태로웠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의 곁에는, 무언가 집어삼킬 듯한 거대한 그림자가 깃들어 있었다.

나는 그저 그를 바라보며 심장이 터질 듯 두근거림을 느꼈다. 그의 등장으로 인해 희미하게 엿보이던 희망의 돌파구가 그늘져갔다. 닐라는 눈을 부릅뜨고 긴장한 듯한 호흡을 내뱉었다. 얼마의 시간이 지나기 전, 그저 우리의 기대는 불확실성과 함께 스러져 갔다.

"우린 이제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서 있어," 닐라가 말문을 열었다. 그녀의 목소리는 매서웠다. "뒤를 돌아보지 말아야 해."

그 말이 끝나자마자, 그 인물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무엇이 그를 이토록 여유롭게 만든 것일까? 그가 지닌 비밀이 무엇인지, 그 향방이 어딘지 그 순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 순간은 너무 짧았다. 전에 없던 불안감이 시트린처럼 뒹굴던 그 순간, 대기의 압력이 바뀌고 있었고, 그녀의 목소리가 공허하게 메아리쳤다. 모든 것이 다시 한번 흔들리면서, 마치 시간이 머물러 있는 듯한 착각 속에 빠졌다.

결정적인 순간이 다가왔다는 것을 깨닫는 것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가 다시 입을 열었다며 어떤 말이 나올지 상상할 수 없었다. 모든 것이 끝을 향해 질주한다. 그것이 무엇인지 몰라도, 그 거대한 그림자가 일어나려는 그 숭고한 레퀴엠이었다.

"이리 와."

그 순간, 내 내부의 두려움이 떠올라 겹겹이 쌓여버렸다. 그리고 그 전류처럼 스칠 듯한 믿음의 소리는, 이 모든 상황의 끝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경고하고 있었다.

숨이 막히듯 텅 빈 비어 있음의 순간에서, 끝없이 이어질지 모르는 갈등의 씨앗이 뿌려졌다. 그것이 무엇이든 가닿은 춥고도 무서운 진실이었다. 그리고 그 결정적 순간에, 우리는 더 확실한 대답을 요구 받고 있었다.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전쟁, 그 너머서 계속해서 나를 끌어당길 것이다. 그 자리에서 더 선명하게 펼쳐질 새하얀 공간, 그 자체가 증명된 시간이 무엇인지 나는 분명히 알았다. 그러나 시야 너머로 그저 꿈틀거릴 뿐인 그 진실의 층위는 아직 감춰진 물음이다.

결국 그 순간을 벗어나려는 본능적 파라노이아로 맴돌고 있었다. 자꾸만 들려오는 속삭임의 비밀에 귀 기울인 채, 복도 끝에서 난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예상 밖의 진실과 마주한 이 순간에, 나는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러나, 그 어떤 결정도 갑작스런 파도처럼 밀려왔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다만 그 자리에서 멈춰 있는 것이다.

도망칠 수 없는 기로에 서있음을 자각한 채, 새로운 진실에, 그 중심을 향하며 또 한번 다가간다.

그리고 그 그림자가 드리울 때, 결코 숨어 있지 않은 의지는 현실로 다가가려 한다. 이 모든 것을 나타낼 수 있는 것은 두려움이 아닌 선택의 강함이었다. 그것이 궁극적으로 원하던 도전이 될 수 있음을 깨닫고 있었다.

결국, 우리는 불가해한 미로 속에 서서히 놓여질 것이며, 그곳에서 새로운 출발의 신호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 진실은 그렇게 다시 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