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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오리바람처럼 몰아치는 불길한 바람이 예린의 얼굴을 할퀴었다. 바람 너머에는 예측할 수 없는 비밀이 숨겨져 있음을 깨달았다. 그 순간, 신비로운 기운이 귓가를 스치고 지나갔다.
"조심해, 뭔가 이상해." 레오의 짧은 경고가 공기 중에 남았다. 그는 눈을 좁히며 예린과 미하엘을 돌아보았다. 저 멀리 눈부신 유리구가 어둠 속에서 꿈틀거리고 있었다. 그것은 마치 떨리는 구름 같은 차가운 감정으로 세상을 부풀리고 있었다.
"어쩌면 우린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는 것일지도 몰라." 예린은 천천히 숨을 고르며 말했다. 그의 말 한마디가 침묵 속에 스며들었다. 순간, 지나칠 수도 있었던 사소한 직감이 그의 주변을 휘감았다.
"제기랄, 쓸데없는 망설임은 집어치우자." 레오가 진저리치듯 말했다. 눈 속에는 불안함의 촛불이 아른거렸다. "도망친다고 해도 없던 일로 만들 수는 없잖아?"
그는 자신의 망설임을 숨기고 의지를 다잡았다. 이곳에서 후퇴할 수 있는 선택지는 없었다. 그가 지금 갈 길은 오직 한 방향뿐. 더 이상 물러설 수도 없었다.
갑자기, 미하엘이 조용히 말했다. "이곳에 신경쓰지 않으면 안 된다. 균열 속으로 들어가느라 잊고 있던 것이 있는데, 그게 우리에게 무슨 결과를 가져올지 모르는 일이다."
미하엘의 차분한 목소리가 공기에 알싸하게 번지며 예린을 향했다. 그의 몸은 한층 긴장됐고, 마치 잠시 고요해져 있던 마음속 깊은 구석을 눌렀다.
"여기서 멈출 순 없어." 예린은 또렷하게 말했다. 그의 눈은 결단에 모아졌었다. 그리고 그것은 그의 손 끝이 떨리는 것을 제어하고 있었다. 순간, 그의 가슴 속에 숨겨진 시계 문신이 서늘하게 박동했다.
준비하던 심장이 반항하듯 그의 마음 깊은 곳에서 타오르고 있었다. 그 순간, 주변의 온도는 눈에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내려갔다. 그는 그곳에서 무언가 이상한 것이 다가오고 있음을 감지했다.
"너희들, 무슨 소리 못 들었어?" 레오가 갑자기 물으며 눈을 크게 떴다. 그의 사방에서 울리는 무언가가 머리를 흩으며 지나갔다. 무거운 공기가 팔을 가로막는 것처럼 입구 주변을 신랄하게 감쌌다.
미소처럼 도취된 채, 그들은 또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공기는 느려진 정신 속에서 끓어오르고 있었으나 그들은 눈을 뗄 수 없었다. 그들이 향하는 곳은 한 번도 닿아본 적 없는 미지의 영역이었다.
시간이 절박하게 다가왔다. 예린은 유리구 주변에서 초침이 가르키는 새로운 방향을 바라보며 결단을 내렸다. 그리고 그 순간에는 복잡한 마음의 미로 속에서 나올 방법을 탐구했다.
"한가지 선택밖에 없어." 그가 조용히 중얼거렸다. 그의 말들이 반향되며 그들의 의지를 결속시키고 있었다.
그들은 긴장 속에서 균열의 깊숙으로 더 다가가야 했다. 무얼 더 해야 하는지 알 수 없었으나 목전에 다다른 진실과의 직면을 더 이상 미룰 순 없었다. 하는 수 없이 발걸음을 내딛었다.
그 순간, 유리구의 중심이 서서히 반짝이며 열려갔다. 그 외곽에는 균열이 번지고 있었고, 그것은 시간을 초월한 새로운 차원의 표면이었다. 그 속에는 신중히 숨겨놓았던 진실이 응결되어 있을지도 몰랐다.
"검은 그림자가 들어있어..." 미하엘이 속삭였다. 그의 눈은 유리구 속에 있는 미묘한 빛을 쫓았다.
그곳에 잠식된 어두운 속성이 그의 시야에 들어왔다. 그 속은 마치 광택나는 보석처럼 그들의 시선을 붙잡고 있었다. 그리고 그 안에는 밝힐 수 없는 진실이 그들을 저 편으로 초대하고 있었다.
무엇을 선택할지 결정할 수 없던 그 순간, 여유가 없었다. 모든 것은 불투명하게 빛났고, 그들은 그 속으로 빠져 들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마주해야 할 진실을 직시하는 수밖에..."
그러자, 뒤에서 달리는 거대한 그림자 같은 발소리가 귓전을 찢었다. 그들 앞에 나타난 낯선 인물이 균열의 가장자리에서 얼굴을 드러냈다.
"드디어 만나게 되었군." 흘러나온 목소리의 주인은 진정 무겁고 우아했다. 그의 목소리는 공중에 떠다니며, 그들이 기다려온 답을 감싸고 있었다.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인물의 등장은, 그들에게 일어날 모든 일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상기시켜 주었다.그들은 그 인물과의 대면을 두고, 새롭게 다가올 수많은 문제가 기다리고 있음을 직감했다.
이 모든 것이 결코 끝나지 않았음을.
어쩌면 지금이야말로 모든 게 시작될 수도 있었다. 다가올 진실의 장막은 더 큰 혼란을 예고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