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에피소드는 오디오북이 제공되지 않습니다.
비명과 으르렁대는 기계음이 어둠 속에서 이어지고 있다. 얇은 금속판 두드리는 소리, 벽 틈 사이로 흘러나오는 부서지는 파열음. 귀를 덮은 환향이 다시 치켜들어 이곳을 떠나자는 속삭임을 쏘아 붙였다. 하지만 나는 그 자리에서 꽉 움켜쥐었고, 형의 눈을 바라보면 강하게 매달렸다.
"네가 여기까지 올 줄 알았다면 더 철저히 준비했어야 했어." 형의 목소리는 차가웠다. 그의 시선은 아무것도 숨기지 않은 채, 뚜렷하게 나를 향하고 있었다.
내 손끝에서 차가운 돌기가 땀을 흘리고 있었다. 내 앞에 서 있는 형은 수많은 어두운 길을 걸어온 사람처럼 보였다. 그의 눈빛은 깊고, 그 속에는 무거운 무언가가 자리 잡고 있었다. 마치 일찍이 잃어버린 자신의 길을 되찾고자 하는 사람처럼.
"형, 여길 떠나야 해. 이젠 더 이상 숨길 수 없잖아." 내 목소리는 바위에 부딪치는 물살 같았다. 형의 고백을 포함한 모든 경고를 다시 떠올리게 만들었다.
그러나 형은 짧게 웃었다. 짧고 날카로운 그 웃음소리는 고요한 경우로 여겨질 수도 있었다. "민재야, 우리가 찾던 답은 이미 이곳에서 끝났어. 진실은 이미 숨겨져 있지 않아."
그 순간, 지나치게 선명한 빛이 그의 몸체를 감쌌다. 그것은 그저 눈부신 빛이 아니었다. 그 뒤에서 숨 막히게 다가오는 새로운 이야기를 암시하는 것이었다.
다른 쪽에서 강태가 다가왔다. 그의 손은 여전히 진득하게 비치고 있었다. 그가 한 발짝 더 다가올 때마다 주위 공기는 더욱 무거워졌다.
"무엇이 날 기다리고 있는지 알고 있어." 강태의 음성이 웅얼거림으로 부드럽게 울렸다. 그 속에는 수년 간의 복잡한 감정이 녹아 들어있었다.
그런 순식간의 침묵 속에서 유진의 입에서 튀어나온 목소리, "돌아가더라도 이미 모든 게 끝났다고 생각하지 말아야 해. 이건 시작에 불과할 테니까."
그녀의 왼쪽 발이 미끄러지자 안쪽에서 미세한 소리가 들렸다. 강태의 눈은 그 자리에 꽂혔고, 그는 너무도 정확하게 그 소리를 따른 것 같았다.
"이게 정말이라면, 형의 과거부터 모든 게 결국엔 지금을 위한 복선이었을지도 모르지. 그렇지 않나?" 세희가 온몸으로 무언가를 억누르려는 듯 짓눌린 숨소리를 내뱉었다. 그녀는 형을 향해 두 손을 내밀었다.
이내, 끊임없이 맞부딪히는 모든 정서가 뭉쳐져 그 무거운 질문이 나타났다. 그 순간, 바닥 밑에서 갑작스러운 진동이 떨쳐지고 있었다. 공기가 빛을 따라 도망치려는 듯 어두운 공간이 빛을 배턴 감처럼 밝혀댔다. 이 공간에서 모든 것이 숨겨져 있다는 걸 우리 모두 직감하고 있었다.
강태는 마침내 자리를 잡고 바닥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는 그의 눈빛을 들어올리며 말했다. "우리 모두, 이곳에서 빠져나가야 한다. 언제나 우리가 이곳에 머물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
갑자기 모든 건조한 기운이 한 가닥씩 떨어지고 있었다. 그 와중에도 변화를 마주하게 될 것을 예감하며, 형의 고백이 귀에 맴돌고 있는 것 같았다.
우리에겐 두려움이 점점 더 커져가는 상황 속에서도 새로운 선택지를 찾아야만 했다. 그것만이 우리를 구할 마지막 가능성이었다.
"다음은 어디로 가는 거지?" 내가 힘겹게 내뱉은 그 질문은 형의 대답을 기다렸다. 그 대답에 이어져 나올 것이 무엇일지 아직 감지하지 못하는 순간, 연이어 낮은 박동들이 시너스처럼 밀려들었다.
형의 얼굴 위로 그림자가 기어오르며, 새로운 길로 들어서기 전 마지막 초침이 다가옴을 예고했다. 그 순간, 형의 시선에 담긴 의미가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모두가 멈춘 고요함 속에서 저 멀리 들려오는 소리가 우리의 귀를 물었다. 어쩌면 끊임없이 열릴 이 모든 운명의 파문을 예고하는 소리일지도 몰랐다.
형은 미소를 머금고 있는 내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약간의 갈등 속에 드러난 미진의 순간, 그 미련이 여전히 살아 숨 쉬며 길을 잡아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것은 끝이 아니었다. 결코, 진정한 시작의 서두였다. 그 마지막 한 단어는 아직도 선명하지 않았다. 그 순간, 나는 또 다른 물음과 함께 앞서 나가는 감각이 차오르며, 미쳐 닿지 못한 길 앞에 기다리고 있었다.
다음 순간, 어떤 어둠 속의 불씨가 반짝이는 그곳에서 마무리가 아닌, 다른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그 전무후무한 경주가 그 길의 끝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음이 명백했다. 그 순간, 눈이 마주치며 미소를 머금은 그 순간 이전에 결말을 나선 인간들과 마주하면서. 우리는 그것이 모든 것의 진정한 시작이란 것을 알았다.
장중한 순간, 또 다시 결말이 다가오는 내 닿지 않은 속삭임이 미치지 못한 거리를 가로막고 있었다. 결국 모든 답변은 그곳에, 그 방향으로부터 다가올 것이다. 그 순간에 우리는 새로운 진실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