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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화. 어둠 속의 마지막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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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전의 빛이 사라지고, 다시금 어둠이 짙어졌다. 그러나 그 어둠 속에서 나는 오히려 청각에 더욱 의지하게 되었다. 민지의 불규칙한 숨소리가 옆에서 계속 들려왔다. 나는 그녀를 안심시키려는 듯, 손을 더욱 꽉 잡았다. 하지만 더 큰 위협이 잔잔한 공기 속을 타고 번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때, 전방에서 작지만 섬뜩한 소리가 들렸다. 마치 녹슨 기계가 서서히 움직이는 듯한 소리였다. 나는 재빨리 뒤돌아 민지를 보호자처럼 가로막았다. 그녀의 눈동자가 겁에 질린 토끼처럼 흔들렸다.

"소윤아, 여기선 아무 것도 믿을 수 없어. 이 어둠... 윤지호가 지배하고 있어."

민지는 당혹스러움으로 다른 말은 하지 못했다. 나는 그녀의 떨리는 손을 조용히 쥐고 고개를 끄덕였다. 차갑지만 강인한 결심이 내 가슴 속을 따스한 온기로 가득 채웠다. 우리는 빠르게 결단을 내려야 했다.

"갈 데까지 가보자. 진실이 무엇이든 우리가 직접 마주할 거야."

나는 그녀에게 속삭였다. 그 말은 나 자신에게도 위로가 되는 듯했다. 서로의 마음이 서로에게 기댔다.

우리는 조심스레 발걸음을 옮기며 그 소리를 따라갔다. 계단을 내려가자, 벽틈 사이에서 새어 나오던 차가운 바람이 불어왔다. 이미 익숙해진 어둠 속에서 눈길만으로는 확신할 수 없었다. 그곳에 숨막힐 듯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그 순간, 도준의 환영이 옅게 나타났다. 그의 모습을 본 민지는 잠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도준아, 여긴 대체 뭐야? 우리가 옳은 길로 가고 있는 거야?"

민지가 애타게 물었다. 도준은 잠시 우리를 바라보다가 몇 발자국 앞으로 나섰다. 그의 눈빛이 여전히 진중했다.

"너희는 지금 학교의 가장 깊은 곳에 다가가고 있어. 윤지호가 말했던 바로 그 비밀의 중심이 여기에 있어."

그의 말은 차갑고도 단호했다. 도준은 고개를 들어 지하실의 어딘가를 가리켰다. 우리는 그의 손끝을 따라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오래된 나무문이 하나 보였다. 문 너머서는 알 수 없는 안개가 스며들 듯 꿈틀거리고 있었다.

"이곳에 무언가가 있어. 도준이 말했던 진실... 그게 감춰져 있는 것 같아."

민지가 조심스레 중얼거렸다. 그녀의 손끝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나는 그저 조용히 작게 웃어주었다. 그리고 그녀에게 던진 말로 애써 용기를 냈다.

"그렇다면 들어가 보는 수밖에 없지. 우리가 여기까지 왔잖아..."

문 앞에 다가간 순간, 예기치 않게 문이 불쑥 열렸다. 그 안에는 무언가가 움직이고 있었다. 인간의 형상 같은 실루엣들이 앉아있는 듯한 모습이 어른거렸다. 나의 심장은 두근거렸고, 손에 쥔 무엇인가가 지렛대처럼 딱딱하게 느껴졌다.

"여기가 윤지호가 입구에서 말한 비밀 장소인가 봐!" 민지가 조용히 속삭였다.

우리는 조심스럽게 내딛었다. 그 안은 불결하고 오래된 기운이 가득했지만, 벽에는 수많은 액자와 그림들이 빼곡히 걸려 있었다. 조금씩 그림들 가까이에 다가가자, 그림 속 사람들의 얼굴이 점점 분명해졌다. 그것은 과거와 연결된 듯한 학교의 중요한 인물들, 바로 예장자들이었다. 우리에게 과거의 비밀을 흩뿌리듯, 먼지 속에 가려져 있었다.

"이 그림들은 모두... 왜 이곳에 보관 중인 거야?"

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그때 민지는 그림 중 하나에 갑자기 시선을 사로잡혔다. 그녀의 표정이 순간 굳어지는 것을 보았다.

"소윤아, 이 그림... 이건 도준이야!"

민지의 목소리가 섞인 경악은 나를 긴장하게 만들었다. 도준의 모습은 브레이던 학교의 학생들과 함께, 그 중요한 순간들을 기록한 듯 해 마치 환영처럼 반짝였다. 그리고 더 깊이, 캔버스 속에 묻혀 있던 이는 바로 윤지호였다.

"우린... 어쩌면 정말 필요한 단서에 가까워졌어."

나는 흥분했다. 새로운 불길한 사실에 다가갈수록 심장은 점점 더 세차게 뛰었다. 그러나 순간 도준의 음산한 울림이 방 안에 퍼졌다.

"너희 측면의 그림을 잘 봐라, 마지막 단서로 이어질 거야."

그의 목소리는 차갑게 떨렸다. 우리는 빠르게 시선을 그곳으로 돌렸다.

마지막 그림은 전체적으로 심플한 구성이었지만 그 중앙에 누군가가 무릎을 꿇고 있었고, 그 머리 위엔 무언가가 빙빙 돌고 있었다. 나는 그것이 윤지호와 관련이 있음을 직감했다.

"이것이 바로... 그의 힘의 원천이 아니었을까?"

내 손이 느릿느릿 그림을 가쁘게 가리켰다. 하지만 찬바람이 휘몰아치듯 등 뒤의 고요함이 깨질 기세였다.

민지가 두근거리는 목소리로 말하자, "소윤아, 저기... 저게 움직인다."

나의 눈이 번쩍 에워싸던 그것이 꿈틀대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형상 안에서 이제껏 일어난 모든 일들이 곧 터질 것 같은 불안감이 엄습했다. 결국 우리는 결론을 맺지 못한 채 등골이 서늘해졌다.

마지막 순간, 저 멀리 천상의 도준과 그의 동료들이 서있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그 순간, 문득 깨어진 거울처럼 무언가가 터질 듯했다.

한순간 까마득한 어둠 만이 눈앞에 펼쳐졌고, 모든 것이 무너지는 듯한 감각이 나를 집어삼켰다. 그때서야 문득 깨달았다. 우리는 진실의 중심에 있었고, 이제 이곳에서 빠져나가기란 불가능한 일일 수 있음을.

하지만 모든 의문이 이 시점에서도 해결되지 않았다. 도준과 윤지호의 숨결이 거세게 끌어당겼고, 우리는 어쩌면 새로운 시작 앞에 서 있는지도 모르는 불안한 직감에 휩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