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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어둠 속에서 빛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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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금빛 태양이 하늘을 지배하는 시간이었지만, 시아에게는 어둠의 시간을 맞이하는 날이었다. 그녀의 운명을 바꾼, 황제 카이로스와의 결혼식 날이 바로 오늘이었기 때문이다.

황제의 성전에서 들리는 축제의 함성 소리도, 그저 허공을 맴돌며 흩어질 뿐, 시아의 가슴에는 닿지 않는 듯했다. 수수하게 꾸민 예복과 화려한 장식, 그리고 검붉은 꽃이 무겁게 얹힌 머리 장식이 그녀의 어깨를 짓눌렀다. 숨이 막힐 듯했지만, 그녀는 담담하게 호흡을 가다듬었다.

"황후 마마, 준비되셨습니까?"

시아는 미소를 억지로 지어 보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 그녀에게 '황후'라는 단어는 너무나도 낯설고 차가웠다. 그리고 그녀의 머릿속에는 황제 카이로스의 소문이 끊임없이 맴돌았다. 잔인하고, 냉혹하며, 언제나 타인의 피로 세상을 물들이는 황제라니.

그를 만나게 될 순간이 가까워오고 있었다. 발걸음 하나하나가 마치 운명이 정해놓은 길을 걷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정전의 문이 열리며, 시아는 눈앞에 서 있는 남자를 처음으로 마주했다. 얼음처럼 차가운 황제의 눈동자가 그녀를 꿰뚫고 있었다.

"정식으로 만나게 되는군." 황제의 목소리는 낮고 묵직했다. 그의 얼굴엔 미소 하나 없이 철저히 감정을 지운 표정이었다.

"폐하." 시아는 최대한 떨림을 감추려 애쓰며 고개를 숙였다. 그녀의 속마음은 천길 낭떠러지 위에 서 있는 것처럼 불안정했다. 하지만 그 무게를 이겨내기 위한 의지가 신념처럼 그녀를 버티게 했다.

결혼식은 무사히 끝이 났다. 하지만 그것이 시작에 불과하다는 걸, 시아는 잘 알고 있었다. 그녀의 인생은 이제부터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될 것이었다. 황제 카이로스가 진정으로 어떤 사람인지, 그의 철의 성에 감춰진 진실을 그녀는 반드시 알아내고 말리라.

밤이 찾아온 후, 그녀는 황실의 방으로 돌아왔다. 긴 하루가 끝난 것에 대한 안도감보다도 비밀스러운 불안감이 그녀의 마음을 감쌌다. 홀로 창가에 선 시아는 달빛 아래 펼쳐진 성 안의 풍경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어둠 속에서도 달은 저렇게 빛나니, 자신도 그처럼 이 어둠 속에서 빛을 찾아낼 수 있을까.

처음 만난 카이로스의 냉랭한 눈빛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그 깊은 곳에서 알 수 없는 고통의 흔적을 엿본 것만 같았다. 그를 바꿔놓겠다는 결심이 어느새 그녀 마음속에 자리 잡은 것을 느끼며, 시아는 홀로 속삭였다. "늘 그렇듯, 쉽지는 않겠지만..."

새로운 여정의 시작을 알리는 첫 발걸음을 디디며, 시아는 다짐했다. 자신을 위해, 그리고 황제 카이로스를 위해. 그녀의 이야기는 이제 갓 시작될 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