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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불꽃 속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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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는 서둘러 복도를 따라 걸었다. 카이로스와의 대화는 그녀에게 새로운 책임감을 안겨주었다. 그의 경고는 단순한 말이 아닌 진심이었고, 그렇기에 그녀는 더욱 확고히 그를 도와야 한다고 느꼈다.

황실의 정원은 아침 햇살 속에서 눈부셨다. 그러나 정원의 평화로운 외관과 달리 그곳을 에워싼 분위기는 묘하게 긴장되어 있었다. 시아는 느닷없이 다가오는 불안감을 메시지에서 감지할 수 있었다.

그녀의 뒤를 조용히 따라오던 하녀 하나가 잠시 멈춰 섰다. "황후 마마, 여기서 기다려 주세요. 제가 곧 돌아오겠습니다."

시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하녀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언제부턴가 가까이에서 지켜보는 시선들이 느껴졌다. 그것은 일반적인 경계심을 넘어서 있었다. 시아는 알 수 없는 긴장감에 청각을 더 예민하게 곤두세웠다.

조금 전까지 함께 있었던 하녀가 사라지고, 정원의 나머지 부분이 일순간 적막에 휩싸였다. 그러자 마치 미리 준비된 것처럼 어딘가에서 난데없는 말발굽 소리가 울려 퍼졌다. 시아는 그 소리가 어디서 비롯되는지를 찾아 시선을 돌렸다.

그때, 그녀의 앞에 테오라는 젊은 기사가 말을 몰고 나타났다. 그의 표정은 쉽게 읽히지 않았다. 카이로스의 측근이라고 들었지만, 여전히 낯설었다.

"황후 마마, 폐하께서 곧 이곳에 오실 것입니다. 그때까지 여기서 함께하겠습니다." 그의 목소리는 침착했다.

시아는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표정을 가다듬었다. 테오 옆에 서 있음으로써 그녀는 조금의 위안을 느낄 수 있었다. 그의 존재가 뜻하는 바를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왠지 모르게 신뢰가 갔다.

잠시 후, 황제 카이로스가 정원의 저편에서 서서히 다가오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그의 등장에 모든 것들이 고요해졌다. 그의 무게감은 커다랗고 단단했다.

"시아," 그는 타고 오던 말에서 내려오며 정중하게 고개를 숙였다. 목소리는 약간의 갈등을 내포하고 있었지만, 그 속의 진정성은 시아에게 확실히 전달되었다.

시아는 그를 향해 작은 미소를 지었다. "폐하의 보호 속에 있다는 게 마음에 큰 안정을 줍니다."

그녀의 말에 카이로스는 짧은 침묵이 지나고 입을 열었다. "궁에서는 당신이 더욱 조심해야 합니다. 오늘 나는 당신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습니다. 함께 생각을 나누고 싶군요."

시아는 그 제안을 반갑게 받아들였다. "그렇다면, 천천히 정원을 함께 걸으며 이야기 나눌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시아와 카이로스는 함께 정원의 길을 따라 걸었다. 사이사이 피어나는 꽃들 사이로 작은 바람이 스쳐 지나갔다. 그것은 시아에게 자연스러운 감정의 흐름을 주었다.

"우리 궁정을 지배하는 불안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요?" 시아는 조심스레 물었다.

카이로스는 정원의 통로를 바라보며 잠시 고민했다. "외부의 적만큼이나 내부의 혼란도 문제입니다. 나와 당신이 함께한다면, 이곳에서 새로운 빛을 불러올 수 있을지 모릅니다."

시아는 카이로스의 옆모습을 바라보며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은 몰랐지만, 그녀의 마음속엔 그의 변화를 도울 수 있다는 작은 빛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그날 저녁, 시아는 자신의 방 창가에 앉아 밤하늘에 떠 있는 별들을 바라보았다. 그 순간, 마음 속에 떠오르는 작은 미소를 감출 수 없었다. 그동안 무거웠던 마음은 잠시 스러져 갔다.

시아는 작은 희망을 간직하며 다짐했다. 카이로스와 함께하는 날들은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얼어붙은 궁정 속에서, 그들의 이야기는 더 많은 모험을 앞두고 있었다. 시아는 알 수 없는 미래를 향해 더 큰 발걸음을 내디딜 준비가 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