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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화. 어둠의 속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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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빛이 동굴 벽을 핥아 오르듯 번지자, 이소민의 손끝이 미세하게 떨렸다. 그림자가 춤추며 바닥을 스치고, 축축한 이끼 냄새가 코를 찔렀다. 그녀의 시야가 일그러지며, 머릿속에서 낯선 속삭임이 터져 나왔다 – "너의 피가 깨우는 것, 그것이 시작이다." 그 말에 그녀의 발이 저절로 움직였지만, 윤재의 그림자가 앞을 가로막았다.

동굴 안은 차가운 공기가 폐를 꽉 채웠고, 먼지 가루가 혀를 자극했다. 이소민은 등을 벽에 기대며 윤재를 노려봤다. 그의 얼굴에 드리운 그림자가 입술을 비틀었고, 손가락이 단검 자루를 더 세게 쥐었다. 마르크는 그들 사이에 서서, 망토 끝자락을 바닥에 끌며 고요를 지켰다. "거래라니, 그게 네 모든 거야?" 이소민의 목소리는 날카로웠고, 끝을 끌지 않게 삼켰다. 그녀의 눈동자가 반짝이며, 달빛이 스며든 듯 차가운 빛을 뿜었다.

윤재가 한 발 다가오며 웃었다. 그 웃음소리가 동굴 천장을 울리며 메아리쳤고, 그의 어깨가 미세하게 올라왔다 내려가며 긴장을 드러냈다. "내 가족의 일은 네가 알 필요 없어. 하지만 네가 여기까지 온 이유, 그 목걸이 때문에." 그는 손을 뻗어 그녀의 목걸이를 가리켰다. 그 표면이 희미하게 빛나자, 공기 중에 금속 냄새가 섞였다. 마르크가 끼어들었다. "그 목걸이는 신전의 열쇠야. 단순한 장신구가 아니지. 네가 그걸 쥐고 있으면, 모든 균형이 무너져." 그의 말투는 우아하고, 단어를 조심스럽게 고르듯 흘렀다. 감정을 숨긴 듯했지만, 손가락이 망토 안으로 미끄러지는 게 그의 경계를 드러냈다.

"균형? 웃기지 마. 너희가 만든 이 재난을." 이소민은 목걸이를 움켜쥐며 한 걸음 물러섰다. 그녀의 심장이 제멋대로 뛰었고, 손바닥에 축축한 땀이 배어 나왔다. 윤재의 눈빛이 흔들리며, 그는 속삭였다. "내 거래는 선택이었어. 신전의 그림자와의 약속으로 가족을 지켰지. 하지만 네가 나타나면서..." 그는 말을 멈추고, 턱선을 굳히며 고개를 저었다. 마르크가 그를 노려보며 덧붙였다. "네 거래가 수연을 끌어들인 거야. 그녀는 단서를 쫓다 실종됐지. 이제 네가 그 책임을 져야 할 텐데."

대화가 이어지며, 동굴의 공기가 무거워졌다. 이소민은 그들의 말을 가로막았다. "수연이? 그녀가 왜?" 그녀의 목소리가 커지자, 바닥의 돌멩이가 진동하며 소리를 냈다. 윤재가 한숨을 쉬며 설명했다. "그 애는 호기심 때문에 끼어들었어. 신전의 문양을 찾아다니며, 네 능력에 대한 소문을 듣고. 하지만 그 그림자가 그녀를 삼켰지. 나도 막을 수 없었어." 그의 말에 이소민의 가슴이 조여들었고, 손가락이 벽을 스치며 문양을 더듬었다. 그 촉감이 차갑고, 미세한 진동이 피부에 스며들었다. 마르크가 고개를 끄덕이며 추가했다. "그리고 이제 네 차례야. 그 목걸이가 그녀를 부른 것처럼, 너를 부르고 있으니까."

바깥에서 바람이 세게 불어왔고, 나뭇잎 소리가 동굴 입구를 두드렸다. 이소민은 그 소리에 집중하며, 두 사람의 그림자를 피해 한쪽으로 이동했다. "내 차례? 내가 뭘 해야 한다는 거지?" 그녀의 질문은 날카로웠고, 어깨가 세게 올라갔다 내려오며 분노를 드러냈다. 윤재가 다가오며 대꾸했다. "네가 선택받은 자라면, 그 어둠을 직면해야 해. 하지만 난 도울 수 없어. 내 거래가 그걸 막아." 마르크는 여전히 무심한 어조로 말했다. "도울 필요 없어. 그녀가 스스로 깨우쳐야지. 그래야 신전의 진실이 드러날 테니까."

그 순간, 동굴 벽이 흔들렸다. 푸른 빛이 문양에서 터져 나와, 바닥에 금이 생겼다. 이소민은 놀라 후퇴하며, 손이 목걸이를 더 세게 쥐었다. 빛이 그녀의 얼굴을 비추자, 눈가가 따끔거렸다. "이게... 시작인가?" 그녀의 중얼거림이 공기를 가르자, 윤재가 앞으로 나섰다. "물러서. 이건 네가 감당할 수 없어." 그의 목소리는 여유를 가장했지만, 발소리가 불규칙해졌다. 마르크가 손을 뻗어 그를 막으며 말했다. "아니, 그녀가 해야 해. 그렇지 않으면 모든 게 끝나."

장면이 전환되며, 이소민은 동굴을 빠져나와 숲으로 달렸다. 나뭇가지가 얼굴을 스치며 작은 상처를 남겼고, 흙의 축축한 냄새가 코를 채웠다. 그녀의 발걸음이 불규칙했지만, 목걸이의 따뜻함이 다리를 이끌었다. "수연, 어디 있니?" 그녀는 속으로 중얼거렸고, 그 이름이 입 안에서 쓰게 맴돌았다. 숲은 어두웠지만, 달빛이 나뭇잎 사이로 스며들며 길을 비췄다.

갑자기, 그녀 앞에 낯선 형상이 나타났다. 키가 크고, 얼굴을 가린 인물이 서 있었다. 그자의 호흡 소리가 공기를 가르고, 몸에서 나는 금속과 나무 냄새가 그녀를 압도했다. "누구지?" 이소민의 목소리가 날카롭게 울렸다. 그 인물이 웃으며 대답했다. "나? 신전의 또 하나의 그림자야. 너를 기다렸어." 그의 말투는 느리고, 마치 노래하듯 흘렀다. 이소민은 한 발 물러서며 손을 뻗었고, 목걸이가 빛을 발했다. "너도 거래의 일부인가?" 그녀의 질문에, 그자가 다가오며 속삭였다. "거래? 그건 시작에 불과해. 너의 어둠이 깨우는 진실을 봐."

숲의 공기가 더 차가워지며, 바람이 그녀의 머리카락을 휘날렸다. 이소민은 그자를 피해 달리기 시작했다. 나뭇잎이 밟히는 소리가 메아리치고, 멀리서 윤재와 마르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소민, 기다려!" 윤재의 외침이 공기를 가르자, 그녀의 다리가 멈췄다. 하지만 그 순간, 새로운 빛이 그녀를 덮쳤다. 푸른 불꽃이 나무를 타고 번지며, 동굴의 울림이 다시 시작됐다.

마침내, 그녀는 작은 개울가에 도착했다. 물소리가 귀를 자극하며, 차가운 물보라가 얼굴을 적셨다. 이소민은 무릎을 꿇고 호흡을 가다듬었다. 심장이 뜨겁게 뛰었고, 손가락이 물을 스치며 진동을 느꼈다. "이게 끝이 아니야." 그녀는 중얼거렸고, 물속에 비친 자신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 안에, 수연의 그림자가 스쳤다. "수연이 살아 있어." 그녀의 생각이 고개를 끄덕였지만, 그 증거는 없었다.

윤재와 마르크가 도착하며, 상황이 고조됐다. 윤재가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 "네가 도망친 이유를 알아. 하지만 그 그림자가 따라올 거야." 그의 어조는 여전히 카리스마를 띠었지만, 손이 떨리는 게 보였다. 마르크가 고개를 저으며 덧붙였다. "도망치지 마. 그 목걸이가 네 답을 알려줄 테니까." 이소민은 그들을 노려보며 물었다. "답? 나의 어둠이 뭐라는 거지?" 그녀의 말에, 물속의 빛이 강해지며 문양이 떠올랐다.

그 문양이 꿈의 조각을 떠올리게 했다. 어린 시절, 어머니가 사라지던 밤의 기억이 스쳤다. "어머니..." 이소민은 속으로 속삭였고, 가슴이 조여들었다. 윤재가 다가오며 설명했다. "네 어머니도 선택받은 자였어. 그게 네 피에 새겨진 이유." 마르크가 끼어들었다. "하지만 그 진실은 아직 반쪽이야. 수연이 그 나머지를 알고 있을 테지." 이 대화가 이어지며, 대화의 비중이 커졌다.

"수연을 구할 수 있나?" 이소민의 질문이 공기를 가르고, 그녀의 눈빛이 번뜩였다. 윤재가 대답했다. "구할 수 있다면, 하지만 그 대가는 크지." 마르크는 무심하게 말했다. "대가? 네 어둠을 바치는 거야." 그 말에 이소민의 몸이 굳었고, 물소리가 더 크게 들렸다.

갑작스러운 소음이 그들을 덮쳤다. 나무가 무너지는 듯한 굉음이 울리며, 숲의 그림자가 다가왔다. 이소민은 일어나며 외쳤다. "또 시작이야!" 그 순간, 빛이 폭발하듯 번지며, 새로운 위험이 그들을 삼키기 시작했다. 윤재의 손이 그녀를 끌어당겼지만, 마르크의 그림자가 그를 막았다. "이건 네 싸움이다." 마르크의 말에, 이소민의 머릿속에서 속삭임이 다시 울렸다 – "네가 잃어야 할 것을 보아라."

그 속삭임이 끝나기 무섭게, 어둠이 그들을 휘감았다. 이소민은 알았다. 이건 끝이 아니었다. 더 큰 비밀이, 더 깊은 어둠이 기다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