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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화. 깨우치는 그림자의 속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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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빛이 숲을 삼키며 나뭇가지들을 불태우듯 일그러지던 그 순간, 이소민의 발이 흙바닥을 찢었다.

숲의 어둠이 그녀를 삼킬 듯 다가오고, 나뭇잎이 얼굴을 스치며 작은 상처를 남겼다. 공기 중에 그을린 나무 냄새와 축축한 흙의 향기가 섞여 폐를 찌르는 가운데, 이소민은 달렸다. 심장이 가슴을 때리듯 요동쳤고, 손가락이 목걸이를 쥐인 채 미세한 진동을 느꼈다. 뒤에서 윤재의 외침이 메아리쳤지만, 그녀는 돌아보지 않았다. 다만, 발밑의 뿌리가 발목을 잡아끌 때마다, 그녀의 어깨가 세게 올라갔다 내려오며 숨을 삼켰다.

"이소민, 멈춰! 그 빛이 너를 따라오는 거야!" 윤재의 목소리가 바람을 가르며 다가왔다. 그의 발소리가 지면을 울리며 점점 가까워졌지만, 이소민은 속도를 늦추지 않았다. 나뭇가지가 등을 긁어 피부에 뜨거운 통증을 남겼다. 그녀는 이를 악물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그 목걸이의 따뜻함이 다리를 이끌었고, 머릿속에서 그 속삭임이 다시 울렸다—'네가 잃어야 할 것을 보아라.'

숲의 가장자리에 도착했을 때, 그녀는 처음으로 멈췄다. 앞에 펼쳐진 작은 마을이 달빛 아래 고요히 누워 있었지만, 공기 속에 섞인 연기 냄새가 평화로운 풍경을 부정했다. 이소민은 숨을 고르며 등을 나무에 기댔다. 가슴이 여전히 격렬하게 뛰었고, 손바닥에 배인 땀이 미끄러운 촉감을 더했다. 그때, 마을 쪽에서 희미한 불빛이 깜빡였다. 누군가 지켜보고 있는 듯한 기운이 그녀의 등을 스쳤다.

"이봐, 왜 그렇게 서 있지? 숲에서 나온 거면, 더 큰 문제가 있을 텐데." 낯선 목소리가 그녀의 귀를 파고들었다. 그 소리는 낮고, 거칠게 갈라진 끝이 들렸다. 이소민은 몸을 돌렸다. 그곳에 서 있는 남자는 키가 크고, 얼굴에 흉터가 새겨진 듯한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그의 손이 허리춤의 칼자루를 스치며, 눈빛이 그녀를 꿰뚫었다. 이 마을의 주민일까, 아니면 또 하나의 그림자?

그녀는 한 걸음 물러서며 대꾸했다. "관계없어. 그냥 지나가." 목소리가 차갑게 흘러나왔지만, 그녀의 손가락이 목걸이를 더 세게 쥐는 걸 멈출 수 없었다. 남자가 웃었다. 그 웃음소리가 공기를 뒤흔들며, 그의 어깨가 미세하게 떨렸다. "지나간다고? 이 숲은 이제 안전하지 않아. 특히 네가 그 빛을 끌고 온 이상." 그는 천천히 다가오며 손을 뻗었다. 그의 손바닥에 새겨진 오래된 문신이 달빛에 반짝였다.

"뭐가 안전하지 않은데? 네가 아는 거라면 말해봐." 이소민의 말투는 짧고 날카로웠다. 그녀의 눈동자가 그를 노려보며, 입술이 가볍게 일그러졌다. 남자는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 "신전의 그림자가 마을로 퍼지고 있어. 사람들이 사라지기 시작했어. 네가 그 원인일 수도 있지." 그의 말에 이소민의 가슴이 조여들었고, 그녀는 주위를 살폈다. 마을의 집들에서 새어나는 불빛이 흔들렸고, 먼 곳에서 개 짖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가 긴장감을 더했다.

"사라지기? 수연처럼?" 그녀의 질문이 공기를 가르고, 목소리에 미세한 갈림이 스며들었다. 남자가 눈을 가늘게 뜨며 고개를 끄덕였다. "수연? 그 이름이 왜 나와? 그녀가 여기 있었어?" 그의 어조는 갑작스럽게 변했다. 더 거칠고, 손이 칼자루를 잡아당기는 듯한 움직임이 보였다. 이소민은 그에게서 물러나며 속으로 계산했다. 이 남자가 수연을 아는 걸까? 아니면 함정일까?

그들은 마을의 작은 집으로 들어갔다. 문을 열자, 안에서 나는 오래된 나무와 약초의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불꽃이 약하게 타오르고 있었고, 벽에 걸린 낡은 지도가 눈에 띄었다. 이소민은 벽에 기대며 호흡을 가다듬었다. 심장이 여전히 빨랐고, 손가락이 지도를 스치자 먼지가 피어올랐다. "이 지도는 뭐지?" 그녀가 물었다.

남자가 불 옆에 앉으며 대꾸했다. "신전 주변의 지도야. 내 조상이 그린 거지. 하지만 요즘은 그 위에 이상한 흔적이 생겼어." 그는 지도를 가리키며 설명했다. "여기, 숲 한가운데. 빛이 번지는 자리가 표시됐어. 네가 그걸 봤을 텐데." 그의 말투는 직설적이고, 단어를 뱉듯 내뱉었다. 이소민은 지도를 들여다봤다. 그곳에 그려진 문양이 그녀의 목걸이와 비슷했다. 시야가 흐려지며, 꿈의 조각이 스쳤다—붉은 달 아래, 누군가의 그림자가 그녀를 부르는 소리.

"그 흔적이 뭐를 의미하는지 알아?" 이소민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그녀의 어깨가 세게 올라갔다 내려오며, 불꽃의 열기가 피부를 데웠다. 남자가 대답했다. "의미? 그건 선택받은 자가 깨우는 재앙이야. 내 조상도 그걸 피하려 했지만, 실패했어." 그는 손을 불에 뻗으며, 손가락이 불꽃을 스쳤다. 그 움직임이 그의 과거를 암시했다.

대화가 이어지며, 이소민은 더 많은 것을 물었다. "너는 누구야? 왜 이걸 아는 거지?" 그녀의 질문은 날카로웠고, 눈빛이 그를 압박했다. 남자가 미소를 지었다. "나? 루크스라고 해. 이 마을의 수호자지. 아니, 옛날부터 그래 왔어." 그의 말투는 거칠었지만, 그 뒤에 숨은 피로가 느껴졌다. "수연은 내가 마지막으로 본 사람이야. 그녀가 숲으로 들어가더니, 그 빛이 그녀를 삼켰어."

"삼켰다고? 그녀가 아직 살아 있다면?" 이소민의 손이 주먹을 쥐었다. 손톱이 손바닥을 파고들며, 통증이 그녀의 목소리를 세게 만들었다. 루크스가 고개를 저었다. "살아 있을 수도. 하지만 그 빛이 그녀를 바꿨어. 만약 네가 가서 확인한다면, 위험해질 거야." 그의 경고가 공기를 무겁게 만들었고, 불꽃이 약해지며 그림자가 벽을 가득 채웠다.

그 순간, 문이 벌컥 열리며 윤재가 나타났다. 그의 호흡이 거칠게 들렸고, 손에 단검이 쥐어져 있었다. "이소민, 여기 있었군. 마르크가 쫓아오고 있어." 그의 말투는 여유로웠지만, 어깨의 떨림이 긴장을 드러냈다. 이소민은 그를 노려보며 물었다. "쫓아오고? 네가 배신한 거래 때문에?"

윤재가 한 걸음 다가오며 대꾸했다. "배신? 그건 나의 선택이었어. 하지만 이제는 네가 그걸 이해해야 할 때야." 그의 목소리가 부드럽게 흘렀지만, 눈빛이 날카로웠다. 루크스가 일어나며 끼어들었다. "거래? 그게 무슨 소리야? 너희가 신전을 건드렸단 말이야?" 그의 어조는 거칠어졌고, 손이 칼을 뽑아들었다.

공기가 팽팽해지며, 세 사람 사이에 긴장감이 흘렀다. 이소민은 문 쪽으로 다가갔고, 밖에서 들려오는 바람 소리가 귀를 자극했다. "이제 그만해. 수연을 찾는 게 먼저야." 그녀의 말에 윤재가 웃었다. "찾는다고? 그 애는 이미 그림자의 일부가 됐어." 그의 말은 그녀의 가슴을 꿰뚫었다.

바깥에서 마르크의 그림자가 나타났다. 그의 망토가 바람에 휘날리며, 차가운 기운이 방 안으로 스며들었다. "늦었어. 빛이 마을을 향해 오고 있으니까." 그의 목소리는 우아하고, 감정을 숨겼다. 이소민은 그들을 밀치며 밖으로 나갔다. 나뭇잎이 발밑을 밟히며 소리를 냈고, 멀리서 푸른 빛이 번지기 시작했다.

그 빛이 다가오자, 이소민의 시야가 흐려졌다. 머릿속에서 속삭임이 커졌다—'네 어둠이 깨우는 진실.' 그녀는 목걸이를 쥐고 서 있었다. 그러나 그 순간, 빛이 폭발하듯 터지며 새로운 그림자가 나타났다. 그 형상은 익숙했다. 수연의 얼굴이, 하지만 왜곡된 채로.

"수연...?" 이소민의 중얼거림이 공기를 가르자, 그림자가 다가왔다. 그 눈동자가 그녀를 향해 빛났다.

그리고 그 빛이 그녀를 삼키기 직전, 모든 것이 정지했다. 더 깊은 어둠이 기다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