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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로 돌아왔을 때, 내 머릿속은 온갖 생각들로 복잡했다. 이도준이라는 귀신과의 만남이라니, 아무리 생각해도 믿기지 않았다. 나는 이곳에 전학 오기 전까지 귀신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방금 손을 잡은 그 순간, 그의 차가운 손길이 확실히 뭔가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수업이 끝나고 민지는 나를 끌고 매점으로 향했다. "소윤아, 괜찮아? 오늘 좀 이상한 것 같아서 걱정돼서 그래." 민지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응, 내가 조금 긴장해서 그런 거야. 오늘 첫날이니까 그런가 봐." 나는 최대한 평온하게 답했다. 아무에게도 이도준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는 없었다. 내가 이상한 애로 보일 게 뻔했으니까.
매점에서 샌드위치를 사고 나오는 길에, 나는 다시 그 낯선 시선을 느꼈다. 이번엔 더욱 강렬했다. 나는 민지에게 잠시 기다려 달라고 말하고 복도 끝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거기서, 또다시 이도준을 마주했다.
"도준아, 네가 왜 나한테 나타난 거야?" 나는 다짜고짜 물었다. 그의 눈이 반짝이며 웃었다.
"네가 나를 볼 수 있으니까? 그리고... 너 나 좀 도와주라." 도준이 나에게 요청했다.
"도와달라고? 대체 뭘?"
도준은 잠시 망설이는 듯 하더니,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나는 여기서 정말 억울하게 죽었어. 아무도 내 말을 들어주지 않았고, 아무도 기억해 주지 않았어. 나의 억울함을 풀어주면, 나도 여길 떠날 수 있을 거야."
그의 눈망울에 서린 슬픈 감정은 나를 그대로 흔들어 놓았다. 처음에는 장난스럽고 익살맞아 보였던 그의 표정이 지금은 쓸쓸하고 고독해 보였다. 나는 그저 어린 학생이던 그가 죽음의 문턱에 갔다 오면서까지 이곳에 머물러야 했던 이유가 궁금했다.
"그럼, 내가 뭘 해야 하는데?" 나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도준은 살짝 웃으며 대답했다. "난 네가 내 조사를 도와줬으면 좋겠어. 이 학교에는 오랜 비밀들이 숨겨져 있어. 내가 죽었던 당시의 일들을 알아봐줘. 그게 시작이야."
이제 막 전학 온 나에게는 도저히 감이 잡히지 않는 말들이었다. 하지만 도준의 진지한 표정을 보며 나는 이 상황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을 느꼈다. 어떻게 보면 이건 내가 택한 길이고, 도전일지도 몰랐다.
"알겠어, 도와줄게. 대신, 너도 나 무섭게 하지 않겠다고 약속해." 나는 크게 심호흡을 하고 약간의 용기를 내어 그렇게 말했다.
도준은 반짝이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오케이! 역시! 그런데, 내가 무섭기보다는 귀여운 건 사실이야. 넌 복 받은 거야."
그의 장난기 어린 말에 피식 웃고 말았다. 이렇게 귀신과의 계약 아닌 계약이 맺어져버렸다. 학교로 돌아가는 길, 나도 모르게 두근거리는 마음을 진정시키려 노력했다.
곧장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내 발걸음은 무거웠지만 어딘가 가벼운 느낌도 있었다. 저녁이 되어서야 혼자 방에 있을 때 거울 속 나 자신을 마주하며 생각했다.
'박소윤, 정말 대단해. 귀신과 어떤 모험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힘내자.'
그리고 다음 날 아침, 학교에 도착했을 때는 어제와는 다르게 조금 자신감이 생겼다. 아무래도 앞으로의 이런 모험이 나의 교교생활을 더 흥미롭게 해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마음이 설레기 시작했다. 아직은 어떤 비밀이 감춰져 있는지 알 수 없지만, 도준과 함께라면 어떤 난관도 헤쳐나갈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해서 나는 도준과의 첫 비밀 작전을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