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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 꿰뚫는 흔적이 느껴졌어."
어둠 속, 이준호는 등골이 서늘해지며 한 손으로 곤두서 있는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김하나의 목소리가 그의 고막을 뒤흔들며 이어졌다. 그들의 발걸음 소리가 주변의 정적을 깊게 파고들었다.
"아까 그 그림자... 진짜잖아. 여기 말고 어딘가에 '뭔가'가 있어." 그녀의 얼굴은 어둠 속에서 더욱 창백하게 빛났다. 이준호는 턱을 끄덕이며 박철수와 이선희를 쳐다보았다.
"소리가 거기서 나왔지. 분명 무언가 숨겨진 통로가 있을 거야. 그쪽으로 가자."
박철수가 말을 보태며 맞장구쳤다. "숨겨진 장소라면, 기회가 있다는 거지." 그의 눈은 결단력으로 빛났다.
그들은 조심스럽게 발소리를 죽이며 방향을 틀었다. 공중에 드리운 침묵이 이들의 주변을 누비며 경계를 세웠다. 각자의 발끝에서 느낀 감각은 단단히 굳어 있었다. 벽에 닿을 때마다 손끝으로 전해지는 차가운 감촉은 이들의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그러던 중, 이선희가 두꺼운 장벽에 부딪쳤다.
"에잇!" 그녀는 짧게 외쳤다. 그 순간, 무언가 흔들리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봐!" 이준호가 급박하게 외쳤다. 그 방향에서 낮고 목이 쉬어가는 듯한 소리가 그들을 덮쳤다. 이준호는 손을 뻗어 벽의 일부를 힘껏 밀었다. 그때, 벽면 한 조각이 널브러지며 갑자기 열린 비밀 통로가 나타났다.
"멈춰!" 김하나가 꾸짖듯 말했다. "여기, 뭔가 이상해."
그러나 이준호는 빛의 흔적을 따라 걸음을 옮겼다. 습기 찬 냉기가 그들의 몸을 감싸안았고, 그 속에서 무엇인가 살아 숨쉬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입구가 열렸으니, 이제 나가야 하는 거지." 박철수는 액체가 흐르는 소리를 듣고 주의 깊게 주변을 둘러봤다. "저 소리... 평소랑 다르게 쇳소리가 함께 들리잖아."
이준호는 그의 눈을 맞추며 몸을 조금 기울였다. "기다리면 알아보게 되겠지."
김하나는 맞은편 벽에 조금 다가가 손전등을 불꽃처럼 쏘아서 어둠을 헤쳤다.
"저기 안에도 누가 있는 거 같아." 조용히 말하면서, 관찰을 계속했다.
그때였다. 비밀 통로 속에서 불쑥 나타난 무언가가 그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익숙하지만 신경에 무뎌진 목소리가 공간을 가로질러 울렸다.
"여러분, 여기 있었다고?"
갑작스런 등장에 김하나는 숨죽인 채 멈춰 섰다. "이게 뭐야?"
그 순간, 고요한 공간 안에 이들의 주의를 끌었던 목소리의 주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누구지?" 박철수가 그를 맞닥뜨리고 놀란 눈을 굴렸다.
"그럴 필요 없어." 그 목소리의 주인은 그저 변함없는 광채를 가진 표정으로 대답했다. "조금 더 들어오셔도 궁금증이 풀리지 않는 곳이 있답니다."
이준호의 발끝이 바닥을 딛고 움직였다. 그의 눈은 주위를 살피며 키 높이로 열린 비밀 통로 끝을 응시했다.
"여기 있는 게 네놈들의 은신처인가?"
그저 침묵만이 그를 기다리고 있던 가운데, 이들이 덜컹거리는 진실로 넘어올 준비를 마쳤다는 것. 그 자체가 이 모든 불안정한 순간을 집어삼키려 하고 있었다.
순간, 준호의 속눈썹 사이로 깊은 단서를 붙잡는 그 미묘한 흔적이 눈앞에 서서지우곤 했다. 굵고 짙은 그림자가 불쑥 밀려들어왔지만, 그 즉시 그의 집중은 더 조용히 끼어들어왔던 마음속의 무언가로 향했다.
"조금 더 다가와도 상관없어요. 이게 진정한 생존의 문이니까."
그리고 그 순간, 마지막 암시 같은 목소리가 그들의 등 뒤에서 기습적으로 울렸다. 그것은 과거의 비밀스러운 속삭임들이 만들어낸 얽힘이었다.
그러나 먼저 그들 앞에 기다리고 있는 역설의 길이 어떻게 그들을 덮치게 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 손에 잡힌 변수들 사이에 그의 고지 않은 걸음이 남겨져 있었다. 이곳에 다가온 무언의 상대와의 대치는 벌써 눈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의 귓가를 찢어놓는 싸늘한 목소리가 날카롭게 쇄도했다. 그 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공포는 희미한 경계 아래로 진동하고 있던 가운데, 이들은 그들의 바삐 믿음을 기꺼이 날카롭게 연마하였다.
소리 없는 긴 한탄 후에, 무언가가 그들에게 소리치며 다가오고 있었다. 추운 무언과의 맞닿음이 그들의 몸을 두드리며 이들을 응수했다. 하나의 감춰진 무언를 발견한 것보다도 이 모든 것이 그들의 사랑하는 존재에 의해 지켜졌다는 것을 느끼게 했다.
그들의 발끝에서 들리는 비밀스럽고도 작아진 속삭임들이 그들의 속눈썹으로 불어주었다. 그들은 곧 알게 될 무언가를 위해 그의 속도를 빠르게 조절하고 있었다.
빛의 한가운데에 서며 돌진해온 결말의 외침을 고요함 속에서 부르면 기디리고서 쓸데없는 무언으로 그들이 위로를 삼아 내렸다.
모든 어딘가 통과라 암시된 그곳에 그는 반드시 차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