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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화. 미지의 선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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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센 빗줄기가 도심을 덮치자마자, 하루는 동공의 깊숙한 곳까지 짙어지는 어둠을 느꼈다. 머리카락에서 물방울이 흐르며 그녀의 차가운 귓불을 간지럽혔다. 돌연 귓가를 스치는 날카로운 소리가 사방에 울려 퍼졌다. 이것은 그냥 비명이 아니다. 치명적이고도 치명적인 음성이 깃든 포효였다.

"준호, 저쪽이야!" 하루는 본능적으로 외쳤다. 그들의 시선은 동시다발로 소리가 들려온 방향으로 향했다. 싸늘한 공기마저 그들의 예민한 감각을 쥐락펴락했다. 그녀의 심장은 제멋대로 털썩거리고 있었다.

"알았어. 멈추지 말자." 준호는 빠르게 뒤돌아보며 말했다. 그의 손길은 하루의 손목을 단단히 잡고 있었다. 두 사람은 발걸음을 재촉하며 소리에 가까워졌다.

세희는 그들 옆에서 그늘진 거리의 어둠 속으로 파묻혀가며 섣불리 서로를 놓치지 않으려 애썼다. "이게 무슨 일이야... 너희들도 이 소리가 들리지?" 그녀는 몸을 움켜쥐고 위로를 막다른 길목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들 앞에 나타난 것은 그림자 속에서 서성이는 넬슨이었다. 그의 모습은 마치 비밀을 쥐어짜낸 듯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머리 위에서 물방울들이 떨어지며 땅에 부딪혔다.

"너희들, 드디어 여길 찾았구나." 그의 목소리가 그의 몸 전체를 반향하듯 울렸다. 넬슨은 차갑고 극적인 분위기를 생성하며 그들을 바라보았다. 그의 미소는 미묘하게 모순된 감정을 담고 있었지만, 정확히 무슨 뜻인지는 분간할 수 없었다.

하루는 넬슨을 천천히 살피며 대답했다. "우린 선율을 찾아야 해요. 이 소리의 의미가 뭘까요?" 그녀의 눈빛은 이미 답을 알고 있으리란 듯한 기대에 실려 있었다. 피아노 속에서 그토록 찾아오려 했던 그 답변이 바로 여기에 있을 것이다.

"모두에게 가로막힌 진실을 위해서겠지. 비밀은 그렇게 쉽게 드러내진 않는다." 넬슨은 혼란스러운 주변의 물결에 반응하듯 먼 하늘을 주시했다.

준호는 미간을 찡그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하지만 우리가 찾는 것은 아주 오랜 시간 동안 묻혀 있었던 것이야." 수수께끼를 풀기 위한 고통과 망설임 사이에서 그는 숨을 고르고 있었다.

하지만 그때, 피할 수 없는 순간이 몰아쳤다. 그들을 감싸던 빗속의 강풍과 함께 무언가가 허공을 가르고 지나갔다. 날카로운 기운은 연쇄적 파동을 일으키며 둔중하게 치었다.

그리고 나서, 그들의 눈 앞에서 불가사의한 형체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것은 엄청난 음악적 광채를 뿜어내며 자신을 나타냈다. 들리지 않던 음이 어느새 그들 속을 뚫고 들어와 흔들기 시작했다.

"저건... 대체 무엇이야?" 세희는 더 이상 궁금증을 억누르지 못하고 주위를 둘러본다. 그녀의 손바닥에 차가운 물방울이 굴러 떨어졌다. 그녀의 목소리 역시 강하게 흔들렸다.

"진실의 일부일 뿐일 거야." 넬슨은 아무런 동요 없이 말했다. 그의 목소리에는 확신이 실려 있었다. 그 순간 그는 마치 무대의 감독처럼 보였다.

소나기가 시작되며 사방이 짙은 회갈색으로 물들어갔다. 그들은 서로의 이음질을 찾아나가는 것처럼 엉킨 생각 속을 헤치고 있었다. 모두가 예감한 그 순간은 이제 막 도달했다.

하지만, 그 순간 파열음이 홀 연습실 전체를 휘감았다. 모든 감각이 그 소리로 집어삼켜졌다. 그 소리는 마치 잃어버린 시간을 거슬러갔다가 다시 현실을 깨워내는 것 같았다.

"우리는 드디어 선비가 되었어." 넬슨이 중얼거렸다. 그의 손끝에 전율이 몰려들었다. 눈앞의 풍경은 마치 시간이 굳어버린 듯 정지해 있었다.

그러나 바로 그 순간, 어둠 속에서 뚜렷하게 보이는 얼굴들이 그들을 향해 다가오는 것이 느껴졌다.

"발걸음을 늦출 수 없다. 지금이 바로 그 순간이니." 준호는 머리를 숙이고 내뱉었다. 그의 손가락은 결단에 대한 준비 속에서 마치 또 다른 무언가를 움켜쥐려는 듯 세상을 붙잡았다.

바로 그때, 마치 절대적이며 불가피한 어딘가로 그들의 몸을 내몰 듯 감각을 넘어서는 무언가가 그들을 휘감았다. 이 경계 끝에서 그들이 무엇을 발견할 것인가.

한순간, 모든 것이 밝아지며 무너졌다. 이 위기를 지나면 또다시 어떤 이야기로 이어질지 아무도 알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