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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화. 13화: 뒤엉킨 실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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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의 손이 종이를 펄럭이며 문턱을 넘는 순간, 소라의 손목이 연주의 손가락 사이에서 미끄러졌다. 종이 가장자리가 바람에 스치며 날카로운 소리를 냈고, 그 소리가 골목의 습기를 찢었다.

“연주, 네가 형제의 연인이었다는 걸 소라가 모를 줄 알았어?” 지은의 목소리는 낮고 매끄러웠다. 그녀의 눈빛은 차가운 금속처럼 번들거렸다.

연주의 곱슬머리가 소라의 어깨를 스치며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 “지은, 그 종이 치워. 지금은 때가 아니야.” 그녀의 손바닥이 소라의 허리를 감싸며 따뜻한 압력을 주었다. 소라는 그 열기에 몸을 기대려다 말고 발꿈치를 들었다.

지은이 한 걸음 들어왔다. 문이 닫히며 실내의 공기가 순식간에 무거워졌다. “때가 아니라고? 소라, 네가 믿는 이 여자가 네 형제와 어떤 관계였는지 직접 보여줄게.” 그녀의 손이 종이를 흔들자, 잉크가 번진 글자들이 테이블 위로 떨어졌다.

소라의 손가락이 연주의 옷깃을 움켜쥐었다. 천의 질감이 손바닥에 거칠게 파고들었다. “연주… 그게 사실이야?” 목소리가 갈라졌다.

연주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녀는 소라의 턱을 들어 올리며 낮게 속삭였다. “지금 내 눈을 봐. 그 종이 속의 이름은 과거일 뿐이야. 네가 느끼는 이 온기는 거짓이 아니야.”

지은이 웃었다. “과거라고? 연주, 네가 형제에게서 받은 그 반지를 소라에게 넘긴 순간부터 모든 게 시작됐어. 은서가 그걸 이용하려 했지.”

연주의 손이 소라의 허벅지를 감싸 안았다. 따뜻한 손길이 빗물에 젖은 옷 사이로 스며들었다. “지은, 더 이상 말하지 마. 소라는 이미 충분히 흔들렸어.”

소라의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그녀는 연주의 손목을 붙잡고 문 쪽으로 몸을 돌렸다. “여기서 나가자. 더 듣고 싶지 않아.”

두 사람이 문을 열고 나서려는 순간, 바깥에서 세희의 목소리가 들렸다. “소라! 문 열어. 민재가 은서를 데리고 왔어.”

연주의 몸이 굳었다. 그녀는 소라를 벽에 기대게 하며 귀에 속삭였다. “세희의 말은 믿지 마. 지금은 내 손을 놓지 마.”

문이 벌컥 열렸다. 세희가 들어서며 숨을 몰아쉬었다. “지은, 그만해. 소라를 더 이상 끌어들이지 마.” 그녀의 어깨가 들썩이며 테이블을 향해 다가왔다.

지은이 종이를 다시 접었다. “세희, 네가 서명한 그 순간부터 소라는 이미 우리 손안에 있었어. 연주가 그걸 숨긴 이유를 소라에게 말해봐.”

세희의 손이 벽을 짚었다. 손가락 끝이 미세하게 떨렸다. “소라, 민재가 압박을 넣었어. 내가 은서를 막으려다 그 서명을 한 거야. 하지만 연주… 그녀는 네 형제와 진짜로 엮여 있었어.”

소라의 발이 뒤로 물러섰다. 연주의 체온이 등 뒤에서 사라지는 듯했다. “모두가… 서로를 속이고 있었던 거야?”

연주가 소라의 손을 끌어당겼다. “지금은 설명할 시간이 없어. 여기서 나가자.” 그녀의 곱슬머리가 소라의 뺨을 스치며 달콤한 향을 남겼다.

두 사람이 골목으로 뛰쳐나왔다. 빗방울이 얼굴을 때리며 차가운 감촉을 남겼다. 연주의 손이 소라의 손목을 놓지 않았다. 피부가 맞닿는 부분에서 미열이 올라왔다.

“연주, 지은이 말한 그 반지… 정말 네가 형제에게서 받은 거야?” 소라의 질문이 습한 공기를 갈랐다.

연주의 걸음이 잠시 멈췄다. 그녀는 소라를 좁은 골목 끝으로 끌고 들어가며 몸을 돌렸다. “그 반지는 내가 네 형제를 지키려던 증표였어. 하지만 은서가 그걸 빼앗아갔지. 나는 네 상처를 이용한 적 없어. 네가 내게 다가온 순간부터, 네 몸의 떨림을 느끼고 싶었을 뿐이야.”

소라의 가슴이 부풀었다. 연주의 손이 그녀의 목덜미를 쓸어내렸다. 따뜻한 손가락이 빗물을 밀어내며 피부에 닿았다. “믿고 싶어. 하지만 모두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데.”

연주의 입술이 소라의 귀 가까이 다가왔다. “지금 이 접촉이 거짓일까? 네가 내 허리를 감싸 안는 이 순간이.”

골목 끝에서 자동차 엔진 소리가 울렸다. 헤드라이트가 두 사람의 그림자를 길게 늘렸다. 민재가 차에서 내려 담배를 물었다. “둘이서 이렇게 달아나다니, 재미있네. 하지만 소라, 너는 아직 모르는 게 있어. 지은이 네 뒤에 있는 진짜 이유를.”

민재의 손이 또 다른 종이를 흔들었다. “연주가 네 형제와 만난 날짜가 적혀 있어. 그리고 그 아래에 은서의 서명이 있지.”

소라의 손이 연주의 옷깃을 더 세게 움켜쥐었다. “연주… 그게 사실이라면, 왜 지금까지 숨겼어?”

연주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녀는 소라를 차 쪽으로 밀며 낮게 말했다. “지금은 도망쳐. 민재의 말은 함정이야.”

차 문이 열리며 은서가 내렸다. 그녀의 긴 머리가 빗물에 반짝였다. “소라, 선택의 시간은 끝났어. 연주의 손을 놓고 내 차에 타. 아니면 네 과거가 더 깊이 드러날 거야.”

소라의 발이 땅을 구르며 균형을 잡았다. 연주의 손이 그녀의 허리를 감싸며 몸을 보호했다. “은서, 소라는 이미 내 손을 잡았어. 네가 무슨 증거를 들고 오든, 이 순간은 진짜야.”

은서가 웃었다. “진짜라고? 연주, 네가 소라의 형제와 나눈 그 밤의 대화를 소라에게 들려줄까?”

연주의 몸이 미세하게 떨렸다. 그녀는 소라의 귀에 속삭였다. “믿어. 지금은 내 말을 들어. 하지만 이 사실을 알면… 너는 나를 떠날지도 몰라.”

소라의 전화가 다시 울렸다. 화면에 뜬 메시지가 깜박였다. ‘지은이 네 뒤에 있어. 연주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어. 하지만 진짜 배신자는 세희가 아니야. 민재의 뒤에 있는 사람이 따로 있어.’

민재의 미소가 사라졌다. “그 메시지… 누가 보낸 거지?”

은서의 눈빛이 차가워졌다. “지은이 아니야. 소라, 네가 가장 믿던 사람이 아직도 거짓을 숨기고 있어.”

골목 끝에서 새로운 그림자가 나타났다. 세희가 숨을 헐떡이며 달려왔다. “소라, 기다려! 민재가 거짓말을 했어. 내가 서명한 건 네 형제를 보호하기 위해서였는데… 사실은 지은이 모든 걸 조종하고 있었어. 하지만 그 뒤에 있는 사람은…”

세희의 말이 끝나기 전에, 또 다른 차가 골목으로 들어섰다. 문이 열리며 낯선 여성이 내렸다. 그녀의 짧은 머리가 바람에 날렸다. “소라, 오랜만이네. 네가 형제의 비밀을 풀기 전에, 나부터 만나야겠어.”

연주의 손이 소라의 손목에서 미세하게 떨렸다. “지은… 아니, 너는…”

소라의 가슴이 조여왔다. 새로운 여성의 눈빛이 그녀를 향해 날카롭게 꽂혔다. “나는 네 형제의 진짜 연인, 그리고 연주가 숨긴 마지막 조각이야.”

연주의 속삭임이 귓가에 스며들었다. “소라, 이제 진짜 시작이야. 하지만 이 여자가 나타난 순간, 우리의 사슬은 더 길어질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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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의 종이가 바람에 날아가며, 소라의 시야가 흐려졌다. 새로운 여성의 손이 주머니에서 또 다른 반지를 꺼내는 순간, 모든 시선이 소라에게 집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