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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뭐야, 또 이벤트냐?"
나는 한숨과 함께 순간 짜증을 내뱉었다. 눈앞의 상황은 익숙하면서도 기이했다. 마을 중앙 광장에서는 꽃게처럼 기어가는 바위 덩어리를 두고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다들 수군대기를 멈추지 않았지만, 누구도 눈을 크게 뜬채 감히 다가가지는 못했다.
"민수 씨, 이게... 마법진에 반응하는 건가요?"
카일이 내 옆에 서서 물었다. 그의 코 끝에서 땀이 뚝뚝 떨어졌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상황의 심각성을 깨달은 그가 눈을 껌뻑였다. 복잡하게 엉킨 그의 숨결이 긴장감을 더했다.
"확인해보자."
나는 무릎을 꿇고 앉아 바위 주변의 마법진을 살폈다. 금빛 선이 대지 위를 요동치며 빛났다. 손을 가까이 대자, 그 기운이 나를 물리치려고 서로 밀쳐내는 듯했다. 피부가 닿자마자 찌릿한 전율이 올라왔다.
그때 신시아가 멀리서 거침없이 다가왔다. 그녀의 부츠 소리가 잔잔한 새벽을 깨우며 울리더니, 우리의 모습에 멈춰 섰다.
"바위가 움직인다고? 듣도 보도 못한 일이야."
여느 때보다 더 차가운 목소리였다. 그녀가 나를 향해 눈을 절레절레 흔들었다. 마치 이 세계의 규칙을 전부 무시당한 듯한 표정이 새겨져 있었다. 그녀의 시선은 바위에 집중되었고, 어떤 새로운 걸 감지하려는 듯 검은 눈동자를 빛냈다.
"누군가의 흔적일 수도 있어. 우리가 이 마을에 온 이후 이뤄진 변화라고 한다면,"
레온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하며 단 떨어진 곳에서 나타났다. 그의 존재감은 사람들의 시선을 그의 품 속으로 끌어당겼다. 바람이 그의 귓가를 스쳐 지나가며 낙엽이 바람결에 떨어졌다.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을까?"
나는 나즈막히 대답했다. 하지만 사실, 내 안의 두려움이 누구보다 컸다. 이 세계에서 어느 하나 쉬운 일이 없었다는 것을 질리도록 알고 있었다. 그때, 내 등을 툭 치는 손길이 느껴졌다.
"걱정 마요. 우리가 서로 합심하면 되는 거죠."
아리아가 장난기 가득한 말투로 속삭였다. 그녀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그의 피부를 부드럽게 훑었다. 그러나 그런 모습 속에서도 그녀는 전혀 방심하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다음 순간, 그 바위 속에서 흐르는 듯한 소리가 났다. 우리는 동시에 주위를 둘러보았다. 땅 아래에서 울려오는 무언가가 있었다. 마치 지하세계의 목소리가 잠시 동안 우리를 불렀다가 사라진 것만 같은 착각이었다.
갑자기 바위 표면에서 마법진의 선들이 일제히 빛났다. 우리는 불현듯 움찔하며 뒷걸음질쳤다. 시야가 흐릿해질 동안 끈적한 바람이 몸을 휩쓸었다.
"지금, 저것! 열렸다!"
카일이 외쳤다. 그가 가리키는 곳에는 금빛 입자가 날리며 통로가 열리고 있었다. 마치 새로운 세계로 이어질 듯한 검은 구멍이 드러났다. 우리는 그 불길한 통로 앞에서 멈칫할 수밖에 없었다.
"우린 안으로 들어가야 해. 이 마법진은 우리에게 무언가를 보여줄 거야."
레온이 결단을 내렸다. 그의 목소리에서는 미세한 떨림 , 그러나 분명한 각오가 느껴졌다. 나는 그의 결단에 따라 일어섰다.
"이거면 충분히 배울 수 있을 거야."
신시아는 확신에 차서 말했다. 그녀의 말은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한 번 가봅시다!"
아리아도 그에 맞춰 웃으며 외쳤다. 그녀는 늘 준비된 느낌이었다. 그리고 우리는 하나씩 그 구멍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우리가 그 안으로 발을 들이자마자, 바음이 물러나듯 바닥이 꺼진 듯하였다. 점차 빠져드는 어두움 속에서 차갑고 불길한 기운이 스멀스멀 끼어들었다.
"우리가 있어야 할 곳이 맞는 거야?"
내 목소리는 오히려 떨렸다. 하지만 모험은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그리고 그때 갑자기 이상한 감각이 몰려왔다. 마치 이곳이 새로운 형태의 전쟁터가 될 거라는 경고 같았다. 지금 이 순간이 우리가 모든 것을 걸고 들어가야 할 시점이었음을 알았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같은 감각은 나를 허탈하게 만들었다. 왜냐하면, 이 굉장한 곳에서 어느 누구도 다시 벗어날 수 없다는 무서운 예감이 마음속에 차오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더 깊이 들어갈수록 우리는 이해할 수 없는 장면들로 가득한 풍경 속에서 걸음을 멈출 수 없었다. 공기는 더 차가워졌고, 귀에는 귓가에서 어떤 소리가 계속해서 속삭이는 듯 쓸려갔다.
그리고 그 순간, 빛이 흐릿하게 나타나면서 우리가 마침내 도달한 곳이 어딘지 엿보였다. 그 빛이 불꽃처럼 타오르고 있었고, 우리에게 무슨 의미인지를 분명히 전달하고 있었다.
이제 나 자신의 모든 걸 걸어 넘어설 시간이었다. 그러나 그 끝은 어디인지 아직 알지 못했다. 그 깊숙한 곳에서 들려오는 속삭임이 나를 뒤흔들었다.
내가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건 확실치 않았고, 결코 확실해지지 않을지도 몰랐다. 그러나 이 순간, 우리가 이 세상의 진정한 비밀에 더 가까워졌다는 것만큼은 분명했다.
슬프게도 그때, 우리는 다가가는 또 다른 그림자를 보게 되었다. 눈앞에 비틀거리며 나타난 그것은 우리에게 또 다른 묘한 소리를 던져주고 있었다.
"한 번 더, 다시 시작해봐."
심장이 한 번 뛰는 시간과 함께, 이 구역은 이미 우리에게 너무나 많은 것을 강요하고 있었다. 그 모든 불확실한 운명을 담아, 우리는 모험을 시작했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 새로운 그림자가 우리 앞에 드리워졌다. 세상의 모든 것이 갑작스레 반전된 듯 새로운 위협이 다가오고 있었다.
이 화려한 전투의 끝을 알 수 없었다. 그러나 그 끝에서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지고 있을 것이다. 이 새로운 위협은 바로 그 반전의 열쇠였다.
이 세계의 수수께끼는 여전히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걸음을 내딛었다. 다가오는 것은 또 어떤 비밀일까? 그것은 지금부터 우리가 극복해내야 할 문제였다.
그들이 나를 부르는 동안, 우리는 한 걸음 더 전진해야 했다.
그리고 우리는 그 마법진 속에서 다시 한 번 알지 못할 운명을 만났다. 이모든 것이 하나씩 명백해질 때까지, 우리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 답은 과연 어떻게 풀어지게 될 것인가.
새로운 덧없는 걸음마저 우리 앞으로, 말없이 다가와 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