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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감은 마치 바늘처럼 피부를 건드렸다. 나는 마을 중앙을 가로질러 움직이는 한 무리의 그림자를 붙잡으려 했다. 당장이라도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공기를 가르고 우리는 움직였다.
"고대 마법진, 왜 지금 배우겠다는 건가요?"
짙은 헝겊을 몸에 두른 아리아는 의심 섞인 목소리로 물었다. 그녀의 눈빛은 마치 무언가 비밀스러운 계획을 알아채려는 듯 날카로웠다.
"마법진이 아니면 어떤 공격을 당할지 모르잖아. 대비해야 하지 않겠어?"
내가 덧붙였다. 손에 쥔 고대 두루마리는 마법진을 그리려는 우리의 해답이었다. 아리아는 잠시 침묵한 후, 납득한 듯 시선을 떨구었다.
한편, 거센 바람이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지나갈 때 레온이 팔짱을 풀며 말했다.
"민수님, 저 이가는 마을 바깥으로 가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안전히 다녀와요."
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레온은 이미 남쪽 숲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었다. 그의 뒷모습은 결연했다. 우리는 이미 알고 있었다. 이 임무가 얼마나 위험한지.
마을 중심 거리의 불빛들은 더욱 어둡게 번져가고 있었다. 먼 곳에서 들려오는 나무 가지들이 부딪히는 소리가 절망처럼 울려 퍼졌다. 그때 카일이 다가왔다. 그의 손에는 작은 전등이 들려 있었다.
"팀장님, 저쪽에서 무언가 움직입니다."
그의 입술에서 흘러나온 말은 귓속으로 스며들며 아찔했다. 나는 카일과 함께 신속하게 그 방향으로 향했다. 움푹 파인 길을 따라가자, 끔찍히도 낯익은 그림자가 우리 앞에 멈춰 섰다.
"누구지?!"
소리지르다가 스스로 놀랄 뻔했다. 그 순간, 그 그림자는 부드럽게 고개를 돌렸다. 반짝이는 눈동자는 마치 불꽃처럼 깜빡였다. 그럴 때마다, 그는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오랜만이야, 이민수."
짙은 목소리는 익숙하면서도 낯선 느낌이었다. 나는 그 얼굴을 아는 듯했다. 아니, 정확히는 그 눈빛을. 나와 같은 이름을 가진 인물이 어떻게 이 세계에, 그리고 왜 여기에 있는 건지 의문은 더욱 깊어져만 갔다.
"누가... 너야?"
당황스러운 내 말에 그는 미소를 지었다. 시간이 정지된 듯한 순간, 그 미소는 낯설고도 지독했다.
"너 자신. 과거의 시간 속에서 지나쳐 온 다른 경우의 너, 혹은 다른 미래의 너. 그건 의미가 없어."
그의 손짓 하나에 주위 공기가 요동쳤다. 신비로운 힘이 그의 경계선을 둘러싸기 시작했다. 이 마을에 새로운 인물이 등장한 만큼, 그는 단순히 사라지지 않고 있었다.
"이 세계는 너를 위한 새로운 시작이니까. 그러나 잘못된 선택을 한다면 모든 걸 잃을 수 있어."
이말에 내 심장은 두 배로 뛰었다. 불안감이 밀려들며 손바닥에 땀방울이 맺혔다. 이세계에 전해진 나 자신 방금까지 미쳐 깨닫지 못했던 암시가 나를 압박해왔다.
그때였다. 아리아가 내 뒤에 나타나 속삭였다.
"이건 단순한 경고가 아니라, 우리가 풀어야 할 미로예요."
녀의 어깨에 손을 올려보였지만, 그녀의 말은 이미 깊은 수수께끼 속으로 날 이끌었다. 새로운 위협이 코앞에 다가온 것만은 확실했다.
그러나 그 순간, 주위의 공기가 차갑게 식는 동시에 어둠 속에서 밝은 불꽃이 점차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시야 저편에서 걷잡을 수 없는 변화의 조짐이 다가오고 있었다.
내 마음 속에서 안될 것 같은 예감이 더 강하게 퍼져나갔다. 이 캠페인은 미친듯한 긴장감 속에서 새로운 장을 열고 있었다. 문득, 모든 퍼즐이 각자의 자리로 맞춰질 때가 오리란 걸 알면서도 불안감은 가시지 않았다.
그는 미소를 지우며 돌아섰고, 암흑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 사라졌다. 그와의 만남은 또다른 복선의 시작임이 분명했다. 나는 쏜살같이 남은 동료들을 둘러보며 이 불길한 마법을 풀기 위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다음 이야기 속으로 깊이 빠져들어야 할 시간이었다. 전쟁은 이제부터 시작이었다.아직 멈출 수 없었다. 그러니 나머지 발걸음들이 예언해줄 미래에 도달하기 위해선 발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유일한 선택이었다.
이 싸움에서 잘못된 낌새를 잡는다면, 이날까지 지나온 모든 발자취가 의미를 잃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다시 한 번 결연한 마음으로 현실의 시간을 대면해야 했다.
어쩌면, 그 순간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때는 다가오고 있었다. 이 위험한 수수께끼의 중심에서, 그 답을 찾아야만 모든 게 제자리를 찾을 수 있을 터였다.
그러나 한가지 명확한 건, 아직 모든 것이 단순히 노을 속에서 이야기 될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우리의 움직임은 이내 새로운 부족들과 마주할 때 깨달음을 마주할 것이다.
모든 것이 완벽하게 연결되었다.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을 불확실한 미래의 속삭임이 바라보고 있었다. 그게 완전한 이야기의 시작일지도 모르는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