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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현은 창문 밖으로 밤하늘을 보며 세상에 혼란을 던지고 사라진 자들을 생각했다. 저 멀리서 회색빛으로 덮힌 도시의 혼잡한 소리를 눈으로 쫓고 있었다. 추격의 피로가 온 몸을 갈라놓은 듯이, 그 순간에도 그의 머리는 끊임없이 기민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녀석들은 언제나처럼 교묘하게 숨었다. 도심의 컴컴한 거리와 골목, 그곳은 그들이 흔히 모습을 감추는 은신처였다. 도현은 이 복잡한 도시의 그늘진 곳에 빠져들고 있었다. 악취 섞인 공기를 들이마시며 그는 방금 바람결에 묻혀 들린 미약한 목소리에 긴장한 채 귀를 기울였다.
"도현씨... 예상보다 많이 손상이 컸던 것 같은데요?"
레스티가 조용히 다가와 말했다. 그녀의 시선은 여전히 바깥 풍경에 박혀 있었다. 당연히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그녀는 마음속 균형을 잃지 않았다. 도현은 그녀의 이내 속내를 짐작했다.
"그래도 그들과의 마지막은 아직 멀지 않았어."
도현의 말은 이상하게 고요했지만, 눈의 깜빡임마저도 더는 흔들리지 않는 결단을 담고 있었다. 그는 그 심원한 판단 속에서 그나마 평정을 유지하며 지켜나갔다.
도현의 손끝은 여전히 신경질적으로 떨리고 있었지만, 그의 눈에서 드러나는 도도함은 감춰지지 않았다. 그는 손바닥으로 살짝 미간을 누르며 심호흡을 예상보다 깊고 천천히 내쉬었다.
그 순간, 영훈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의 얼굴에는 피로가 묻어 있었지만, 억양에는 변하지 않는 장엄함이 배어 있었다. 그의 등 뒤로는 비좁은 창가로 비춰드는 붉은 석양이 그의 실루엣을 강렬하게 드러내고 있었다.
"도현. 시간이다."
그 단순한 한마디에 도현은 고개를 들었다. 두 눈이 다시 빳빳히 빛났다.
"준비됐어. 이제 떠나자."
짧은 말과 함께 일어서는 도현의 행동은 단번에 그 거대한 도시의 무거움과 얽히면서도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잠시 후, 그들은 주변 사람들이 감지하지 못하도록 몸을 낮추었다. 그들 사이로는 길게 늘어선 창문들이 그들을 감싸고 있었다. 밀착된 담벼락 뒤, 그들은 그곳에서 숨을 고르고 도망의 타이밍을 재고 있었다.
레이더에서도 감지할 수 없을 만큼 은밀하게, 그들은 이 도시에서 가장 도전적인 숨바꼭질에 밀려 들었다. 레스티의 발걸음은 활력을 띠고 움직였다.
"도대체 이런 짓을 왜 사서 하는 걸까?"
영훈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을 때, 도현이 체념하듯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속내는 굳건한 결심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 스스로 먼저 알고 있었던 이야기였다.
도현은 "그래야만 하니까."라는 말로만 답했다. 그는 그 짧은 대답에 담긴 기하한 의도를 가슴에 새기고 있었다.
고독한 발걸음이 시멘트 위에서 미끄러지듯 옮겨지며 거리의 끈질긴 어둠 속으로 젖어 들고 있었다. 그 소리까지도 그들의 흑막을 가려주는 또 다른 장막처럼 느껴졌다.
긴장의 연기는 순식간에 걷혔고, 빠르지만 조심스러운 걸음으로 다시 길을 내딛었다. 그들은 혼돈 속에서조차 방향을 잃지 않았고, 오히려 이 안개 속을 더 빠르게 헤쳐 나갔다.
이제, 그들에겐 후퇴할 여유는 없었다.
갑자기, 도현의 귀에 예상치 못한 소리가 들렸다. 그것은 분명 자연스럽지 않은 소리였다. 전투와 같은 긴박감이 아닌, 무언가 바뀌는 순간의 고요 속의 중얼거림이었다.
"누구죠?"
레스티는 칼처럼 질문을 던졌다. 도현은 눈썹을 찌푸리며 그 소리의 근원을 찾았다. 마침내, 중얼거림의 소리가 다시 그의 귀를 때렸다.
"간단하게 보이지는 않겠죠."
그 목소리는 도현에게도 익숙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는 그 즉시 그 출처를 파악하지 못했다. 도시는 여전히 그들의 발걸음을 가져가고 있었고, 그곳에는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미스터리가 얽혀 있었다.
도현은 무언가를 불안히 귓가에서 감지하고 있었다. 발걸음은 점점 가벼워지고 길은 더 불확실하게 느껴졌다. 저 너머, 그의 내면에서 스산함이 가라앉기 시작했다.
"가보자. 그들이 새로운 무언가를 준비하고 있는 것 같다."
도현은 짙어져만 가는 어둠 속에서 새로운 획기적인 움직임을 예감하며 말을 이었다. 영훈은 살짝 고개를 끄덕이고 뒤를 따랐다.
그러나 이 상황에서, 하나의 그림자가 그를 따라오고 있었다는 의심할 수 없는 촉이 그를 불안하게 조여오고 있었다.
도현의 고통 흐른 손끝은 목마른 듯 울리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에게 되돌아오지 않는 무명의 칼날로 다가오고 있었다.
결국 그것은 그가 예측하지 못한 선물, 혹은 다가오는 배반의 징조이거나 의문을 남기고 있었다.
모퉁이를 끼고, 그의 눈앞에 주요한 거점이 보일 때였다. 그곳에는 이미 준비된 그들만의 참호가 있었다.
그러나 그 순간, 도현의 발 아래서 알 수 없는 기묘한 소리가 들려왔다.
그건 – 무엇이었던가? 포탄의 메아리였을까, 아니면 빛의 섬광인가.
그러나 그 소리에 주춤하며 도현은 갑자기 뒤를 돌아보았다.
그리고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누군가가 음험하게 그를 기다리고 있다는 걸 말이다.
도현의 눈에 들어온 것은 그를 기다리며 숨어있던 강한 존재였다. 그는 확신하지 못했지만, 그 존재는 그를 향해 슬며시 미소를 짓고 있는 듯 했다.
도현은 그의 손끝에서 느껴지는 전환점이 그저 환상의 끝이 아님을 자각했다. 이 순간이 그를 삼키길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마침내 거대한 흑막이 끝없이 펼쳐졌다.
그러나 영훈은 뒤에 있던 일들을 빠뜨리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도현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의문이 점점 커져서 이제는 무게감 있게 그를 꺾이게 하고 있었다.
들리던 모든 소리가 그들의 귓전에 가라앉고 있었다.
도현은 서둘러 이 불청객의 이름을 불렀다. 그러나 그의 목소리는 알 수 없는 미궁 깊숙이 휘말려 들어갔다.
그 이름이 누구인지, 그가 누구를 의미하는지, 도현은 알지 못했다. 그러나 그의 마음은 절망적인 신호를 외치고 있었다.
어느 순간에도 그 이름을 잊지 않기 위해, 그는 그곳에서 한참을 숙고했다. 귀 끝을 울리며, 그는 그 이름을 알아냈던 것이다.
긴 여정의 중심에는, 그 이름이 있었음을...!
도현은 마침내 그 비밀적인 이름과의 첫 만남에 직면했다.
이 낯선 도시의 또 다른 미궁 속으로 깊이 빠져들고 있었다. 그리고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과연 무엇인지...
아직도 이 모든 경계가 가로막고 있는 동안, 도현은 자신만의 길 위에 서 있음을 알았다.
그러나 그 진실에도 불구하고 그의 손끝에서 느껴지는 불안은 가라앉지 않았다.
그렇기에 그는 바르르 떨리는 입술로, 아직 교차하지 않은 그 이름을 기다리고 있었다.
앞으로 향할 그의 삶 속에서 또 다른 운명이 예정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도현은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는 그 진실의 마주침에 기꺼이 준비되어 있을 것임을 각오하고 있었다.
그 새벽의 경계에서, 그는 여전히 이름을 기다리고 있었다.
도현의 몸이 그 경계를 넘기 위해 서성일 순간, 또 다른 음모들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