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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화. 잠들지 않은 긴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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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가 막연하게 편의점 내부를 감돌고 있었다. 정적 속에서, 이준호의 심장은 숨죽인 바람처럼 덜컥거리며 울렸다. 그의 귓가에 쉭쉭거리는 소음이 맴돌았다. 눈에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그들 가까이 붙어 있는 듯한 그 느낌, 등에 차가운 식은땀이 줄줄 흘렀다.

"여기서는 더 이상 피할 수 없어," 김하나가 다급히 속삭였다. 그녀의 손가락 끝이 핀처럼 날카롭게 떨림이 새어 나왔다. 그 떨림이 그녀의 옆에 있던 이준호에게까지 고스란히 전해졌다.

"이제 결단을 내려야 할 때야," 박철수가 머뭇거리지 않고 일어섰다. 그의 씬디케이션은 마치 구름 낀 하늘로 쏘는 번개처럼 여과 없이 강렬했다.

좀비의 으르렁거림이 멀리서 발자국처럼 들리고 있었다. 그 소리는 점점 강해져 갔다. 시작도 아니고 끝도 아닌, 그 치명적인 공포는 벽을 넘어 확장되고 있었다. 그들은 그 끝을 알지 못했지만, 바로 깨닫지 못한 자신의 심연이 그닥 그들조차를 위협하고 있음을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우린 돌아볼 시간이 없어! 지금 앞만 보고 나가야 해!" 김하나가 강한 의지로 지시하듯 소리쳤다. 그녀의 목소리는 마치 얼마나 굳게 결심했는지, 새삼 깨달은 듯 더욱 진지한 울림을 지녔다.

준호는 무거운 싸늘한 공기를 뚫고 나갔다. 그의 옆을 지나치는 외침과 초점 없는 시선이 중간중간 그를 멈칫하게 했지만, 그는 실루엣처럼 가볍게 넘어다녔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그 움직임은 점점 더 긴밀해지고 있었다.

"여기서 혼자라면 힘들었을 거야," 박철수가 뒤를 보며 작게 말했다. 그의 뒷모습이 약간의 흔함과 긴장감을 동시에 담아내며 빠르게 물러나갔다.

"우리가 함께라면 문제없어," 이선희가 거칠게 숨을 내쉬며 대답했다. 그녀의 목소리는 마치 갈라진 갈림길에서 다가오는 불안감에서 멀어져 가고자 한 번 더 힘을 내는 듯했다.

음산한 바람 속에서 덜컥거림이 멈춘 순간, 무언가가 그들 뒤따른다. 존재를 드러내지 않던 암흑 속의 무언가가 그들의 어두운 그림자를 휘감아 돌고 있었다. 그들은 모두 그 무형의 위협을 경계하며 빛을 따라, 고요하게 걸었다.

그리고 그때, 이준호의 앞에 불길이 깨끗하게 열렸다. 눈이 부실 정도의 휘황함이 그들 앞으로 나타났고, 그 속에서 무언가가 실체를 드러냈다. 그들의 앞에는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던 진실이 가슴 아프게 다가오고 있었다.

"저기 봐, 저게 뭐지?" 김하나가 걱정 어린 목소리로 속삭였다. 그녀의 눈은 한순간 뜨겁게 반짝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들이 보게 된 것은 너무도 충격적이었다. 편의점 내부에 표시되던 대형 전자시계가 딱 멈춘 채로 깜박이고 있었다. 그것은 마치 미래를 예고하는 신호이자 경고였다. 정확히 멈춘 그 시각, 그 속에 감춰진 의미를 그 누구도 알지 못했지만, 그 속에 담긴 숨은 의도는 그들 모두에게 생생히 와 닿았다.

이선희는 그 광경을 보고 그저 말했다. "이건 단순한 전기 문제로는 설명되지 않는다면..."

그 순간, 벽 너머에서 얇게 뻗어나간 소음의 파동이 느긋하게 드러나며 길게 멈췄다. 그것은 경외심마저 불러일으킬 만한 중압감으로, 그들의 숨결을 억누르는 힘을 발휘하고 있었다.

"모두 조심해야 해. 분명 이상한 게 있어," 박철수는 걸어가며 조심스럽게 무성하던 소음에 귀를 기울였다. 그의 눈빛은 진실을 정확히 꿰뚫고 있었다.

그들이 그 음산한 공간 속을 더듬거리며 나아갈 때, 편의점의 어설픈 조명보다 더 모호한 빛이 그들을 감쌌다. 그 순간, 후방에서는 위협적인 그림자의 거대한 덩어리마저 그들을 따르는 듯한 느낌이 강하게 들려왔다.

"이 공간의 주인이 우리를 감시하고 있다..." 김하나는 속삭이는 듯 말했다. 다급했던 그녀의 음성은 점점 더 낮아졌다.

그 순간, 몰아친 어두운 스콜이 두 사람의 사이를 가로막았다. 그들의 바로 뒤에서, 그들이 발을 내디딘 횟수만큼의 비명이 흩날리며 미끈거렸다. 공포가 팽창한 긴장감 속에서 무언가의 존재가 느껴졌고, 불가사의하게도 그들은 그 발견에 손을 덜었다.

"계속해서 걸어야 해," 이준호는 스스로 되뇌며 스스로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그들을 이끌어가는 것은 시어하게 가라앉은 그 분위기의 본성과는 상반되는 자신만의 용기였다.

어딘가 위에서 들려오는 기생충처럼 소름 끼치는 소리가 그들의 귀를 때리고 있었다. 물기 많은 지하의 바닥은 그들의 발을 잡아 끌고 있는 듯한 촉감이었다.

"더 이상 피할 수 없어," 박철수가 소리쳤다. 울부짖듯이, 그 순간이 그들의 마음속에 손에 쥘 수 없는 허상을 남겨두고 있었다.

마침내, 그들이 겪어 나가던 그 흔들림은 조용히 밀려오기 시작하고 있었다. 그들의 주위를 이리저리 맴도는 미세한 호흡이 마지막 힘을 짜내려는 듯한 궁둥이를 향했다.

그러나 그 순간, 그들의 전방에는 뜻밖의 장면이 펼쳐졌다. 낯설고 거친 외침을 하듯, 멀지 않은 곳에서 두 눈을 말없이 감고 누워 있는 인물이 하나 있었다. 다가간 그 인물은 더 이상의 의식 변경 없이 고요히 누운 채, 그들의 접근을 기다리고 있었다.

"저건..." 김하나가 외쳐대기 전에, 실패와 승리의 경계를 넘어선 순간이 그들 앞에 놓였다. 그러나 그곳에는 지금까지 그들이 피하려던 모든 것을 능가하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불길하고도 유리처럼 깨지기 쉬운 분위기 속에 감춰진 혐의가 그편에서 한번 더 그들을 염탐하려고 덮쳐올 때였다.

그림자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감각과 함께 그들 앞을 가로막으며 깊은 사색 속에서도 마음을 굳게 지켜야 한다고 속삭이고 있었다.

불길함의 끝에서, 그들이 또다시 나아가기 전, 그 모든 낯섦 속에서 그저 지켜보고만 있어야 하는 순간이었다.

"이곳이 마지막 반전이 될지도 몰라," 준호가 깊어지고 어두운 숨소리로 말했다. 그의 손은 여전히 단호하게 움켜쥐었고, 이때를 넘기기 위한 새로운 동력으로 반짝였다.

그러나 그들의 앞길에 엮인 실타래처럼, 갑작스러운 그 흐름이 그들을 그 희망의 위태로운 경계로 밀어 붙이고 있었다. 한계의 위기를 넘어서야 비로소 그 끝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런지 다녀와야 할 운명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리고 덤으로 간신히 그 끝이 보이는 순간, 그들은 그 순간에 대한 해답을 찾아 얼굴을 스치는 맑은 숨결에 던져졌다. 그 분위기가 그 모든 것을 품고 있었다.

다시 한 번, 그들의 발 앞에 놓인 길은 낯설면서도 동시에 감각적이었다. 그들은 경계를 잃지 않고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며 집중해야 했다.

끝없이 이어지는 홀씨 같은 공기는 무엇이든 포용할 자세로 펼쳐져 있었다.

마지막으로 걸어가는 그들의 뒷모습에는 새로운 국면을 마주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강력히 시사했다.

어둠은 그들의 눈 앞으로 여전히 무한한 가능성을 더듬고 있었고, 그들을 더 깊은 불안에 잠식하려 하고 있었다.

그러더니, 느리게 내려앉는 머리를 핥으며, 그들이 살아남기 위해 닻을 내리는 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러나 그 순간, 그들이 마지막으로 인식하는 것은 발소리를 동반한 낯선 그림자의 모습이었다. 그들이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이끌려, 더 이상 과거로 돌아갈 수 없는 선택의 순간이 다가올 것임을 예견하고 있었다.

그들이 그곳을 벗어나기 전, 결국 흐려지는 공기 속에서 여지껏 끝난 것이 아님을 깨닫는 순간이 있었다.

하지만 이내 그들은 그 순간의 끝없는 추격 속에서 다가올 혼돈의 실체를 맞이할 준비가 끝났다는 것을 깨달았다.

일렁이는 불빛과 함께, 더 큰 운명의 회오리가 그들을 껴안고 있었다.

어두운 길의 저편에서 힘겹게 새롭게 시작될 이야기를 맞이할 준비 속으로 돌입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