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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화. 끝없는 추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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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 바람이 폐장된 편의점의 구석진 어둠을 휘몰아치고 있었다. 이준호는 심장을 불안하게 울리는 소리를 느끼며, 찰나의 고요 속에서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편의점의 뒤편에서 다시금 들려온 발자국 소리가 그의 신경을 쥐어짜고 있었다. 바닥에 반사된 서늘한 빛조차도 시야를 확장시키지 못했다.

"우린 여전히 숨어야 해," 김하나는 더듬거리며 속삭였다. 그 목소리엔 그들이 피할 수 없을지 모른다는 공포가 오롯이 담겼다.

준호는 그녀의 두 손을 붙잡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 주변을 감싸고 있던 무거운 공기는 점점 더 옥죄어왔다. 그 순간, 낮은 웅성거림이 들려왔다. 마치 언젠가 본 것이었지만 이제는 낯설고 훨씬 강렬한 것처럼.

"곧 나타날 거야. 그들이," 이선희가 손끝을 신경질적으로 문질렀다. 그녀의 눈은 대상을 포착하지 못하면서도 끊임없이 움직였다.

"가만히 서 있어도 안 돼. 우리 스스로 움직여야 해." 박철수는 좀 더 높은 톤으로 말을 던졌다. 모두가 그의 말에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가 번뜩임 속에서 그 무엇인가를 본 듯했다.

그들 앞에 놓여 있는 그들의 미래는 줄어들지 않았고, 오히려 점점 커져갔다. 시간은 그들의 결단을 기다리지 않았다. 곧 이어진 몇 번의 발소리가 마치 그들의 맥박을 대변하듯 빈 공기 속에서 울려 퍼졌다.

"어딘가 숨어야 돼," 김하나가 커다란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 주변의 어둠은 그녀의 목소리를 삼키며, 그녀 스스로도 두려워진 듯했다.

준호는 정신을 가다듬고, 출처를 알 수 없는 음향을 쫓아 걷던 발길을 붙잡았다. 그리고 그 순간, 발걸음의 소리는 점점 더 가까워졌다. 심장의 박동처럼 동기화된 그 소리는 그들의 귀를 구속했다.

"여기서 해낼 수밖에 없어." 준호는 주먹을 꽉 쥐며 부르르 떨었다. 그의 말투는 거칠었지만, 그 속엔 도와달라는 외침이 묻혀 있었다.

그들이 이 구역의 좁은 틈을 빠져나가려고 할 때, 번뜩이는 전구 불빛이 순간 그들의 앞을 비췄다. 누구보다 빠르게 그들을 향해 다가오고 있는 그림자가 있었다.

"우린 선택할 수 없어," 정우가 어둠 속에서 걸어 나와 그들과 나란히 섰다. 그의 얼굴에는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결단이 서려 있었다.

이상하게도 그 순간, 그림자는 즉시 멈춰섭니다. 그들이 숨죽이며 한 발짝 물러설 때, 눈앞에 펼쳐진 것은 비현실적일 만큼 기묘한 모습이었다. 모든 사각형의 공간 너머엔 얇게 휘파람 이는 소리가 또렷이 들려왔다.

"여기서 모두가 멈추지 않도록 해." 박철수가 다른 곳을 응시하며 중얼거렸다. 그의 얼굴에서는 분명한 선명함이 돋보였다.

그 순간, 느지막이 다가온 무언가가 그들의 시야를 가로막았다. 그리고 이내 강렬한 파동이 가슴 깊숙이 울려 퍼졌다. 그들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쏠리며 발길을 조심스레 내디뎠다.

이준호는 결단을 내리기에 시간이 거의 없음을 느꼈다. 그들이 그토록 두려워했던 것들이 이제 막 현실이 되려 하고 있었다. 그들이 다가가는 고요에 숨을 막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거기서! 확인해야 해!" 이선희의 외침이 울렸다. 그녀는 방향을 틀어 어딘가를 확신하는 듯 달려갔다.

이제 그들이 모든 것을 뒤집을 순간이었다. 불안감으로 가득 찬 공기는 점점 확산되었고, 그들은 타고난 직감을 마주해야 했다.

그러나 그들 뒤에서 또 다른 발소리가 들려왔다. 다른 무언가가 그들이 감각할 수 없는 공간을 정교하게 캡처하려 하고 있었다.

"주저하지 말고 가,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김하나는 더 이상 멈출 수 없다는 듯 굽혀든 손끝을 쥐어짔다.

앞으로 다가올 무언가가 그들을 기다리던 마치 운명처럼 그들을 침식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