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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화. 불꽃의 그림자: 숨겨진 연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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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날이 번쩍이는 순간, 이수현의 손가락이 USB의 차가운 금속 가장자리를 파고들며 피부가 찢어지는 듯한 통증을 느꼈다. 윤지훈의 미소가 neon 빛에 반사되어 방 안을 스치자, 먼지와 오래된 목재 냄새가 코를 찔렀다.

"USB를 내놓아. 이번엔 진짜 끝을 보자고." 윤지훈의 목소리는 침착했지만, 각 단어가 공기를 찢는 듯 날카로웠다. 그는 천천히 다가오며 칼을 낮추었고, 발소리가 콘크리트 바닥을 문지르는 소리가 방 안을 울렸다.

김태오는 수현을 등 뒤로 밀치며 몸을 앞으로 내밀었다. 그의 재킷 소매가 바람에 펄럭이며, 땀에 젖은 천의 묵직한 냄새가 공기를 가득 채웠다. "지훈의 개가 아니라 네가 직접 나섰군. 왜 이제야 얼굴을 드러내는 거지? 그 불꽃의 진실이 너를 태울까 봐 두려웠나?"

윤지훈은 웃으며 칼을 들어 올렸다. "태오, 너야말로 지훈을 이용한 장본인이었잖아. 수현, 네 연인이 죽은 그날, USB 안에 진짜 기록이 있어. 민준이 왜 불꽃 속으로 뛰어들었는지, 네가 모르는 부분이 있지."

수현의 발이 뒤로 물러서며 벽에 부딪혔다. 차가운 벽돌의 촉감이 등에 스며들었고, 그녀의 호흡이 가빠지며 공기 중의 습기를 삼켰다. "그게 무슨 소리야? 민준이… 그날 왜?"

윤지훈이 USB를 향해 손을 뻗었다. "그 불꽃은 지훈의 거래를 위한 연막이었어. 하지만 태오가 민준을 끌어들인 진짜 이유는 따로 있지. 네 친구 정희가 아니라, 바로 태오의 계획이었단 말이다."

수현의 손톱이 USB를 더 세게 쥐었다. 그녀는 태오의 등을 바라보며 속삭였다.

"태오, 이게… 사실이야?"

김태오는 윤지훈을 노려보며 재빨리 대답했다. "거짓말이다. 지훈이 날 협박한 거야. 민준을 보호하려 했을 뿐."

윤지훈이 웃으며 칼을 들어 올렸다. "보호? 그럼 이 사진을 봐. USB를 연결해 보면 알게 될 거야. 네가 불꽃을 준비한 장면이 찍혀 있지."

방 안의 공기가 뜨거워지는 듯했다. 빗소리가 창문을 두드리며, 수현의 심장이 그 리듬에 맞춰 요동쳤다. 그녀는 태오의 팔을 잡아당겼다.

"말해. 지금 당장."

태오는 윤지훈을 밀치며 수현을 뒷문 쪽으로 끌었다. "지금은 아니야. 여기서 벗어나자."

그들은 뒷문으로 몸을 돌렸다. 문이 삐걱거리며 열리자, 거리의 차가운 바람이 얼굴을 스치며 빗방울을 날렸다. 수현의 발이 웅덩이를 밟으며 물보라를 일으켰고, 축축한 바닥의 미끄러운 감촉이 다리를 저리게 했다.

두 번째 장면에서, 그들은 좁은 골목으로 뛰어들었다. 네온 불빛이 빗줄기를 비추며, 인파의 웃음소리와 자동차 경적이 공기를 가득 채웠다. 수현은 숨을 몰아쉬며 물었다.

"태오, 윤지훈이 왜 그런 말을 한 거지? 민준을 끌어들인 게 정말 너였어?"

김태오는 그녀의 손을 꽉 쥐며 작은 카페 안으로 들어섰다. 커피 향이 구수하게 퍼지며, 따뜻한 공기가 젖은 옷을 스쳤다. "수현, 듣지 마. 지훈이 날 이용한 거야. 민준은… 회사의 기술을 지키려 했어. 내가 그을 막으려 했는데, 모든 게 뒤엉켜버렸지."

수현은 의자에 앉으며 테이블을 짚었다. 나무의 거친 질감이 손바닥을 자극했다.

"뒤엉켜? 내 연인이 죽은 게 네 계획 때문이라면, 어떻게 나와 이런 관계를…"

태오는 그녀의 손을 덮으며 낮게 말했다. "그 불꽃이 우리를 묶었어. 하지만 윤지훈이 숨긴 게 더 있어. 지훈의 거래 상대가 민준의 가족이 아니야. 네 과거와 연결된 누군가야."

카페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익숙한 향수 냄새가 밀려들었다. 정희가 들어서며 웃었다.

"수현아, 여기 있었구나. USB를 내놓으면, 진짜 진실을 알려줄게."

수현은 몸을 일으키며 정희를 바라보았다. "정희, 너… 또 배신이야? 민준의 형제가 말한 그 세력이 뭐야?"

정희는 칼을 숨기며 다가왔다. "세력? 지훈 오빠가 아니라, 네가 잃은 연인의 가족이었어. 그들이 불꽃을 이용해 회사를 장악하려 했지. 하지만 태오가 그걸 막으려다…"

김태오는 정희를 막아섰다. "그만해. 수현, 이건 함정이다. 여기서 나가자."

그들은 다시 거리로 뛰쳐나왔다. 밤공기가 차갑게 스치며, 번개가 하늘을 가로질렀다. 수현의 가슴이 조여들며, 그녀는 태오에게 속삭였다.

"태오, 이제 믿을 사람이 없어. 너마저…"

태오는 그녀를 건물 안으로 끌어들였다. 어두운 복도에서 그는 USB를 꺼내 연결했다. 화면 빛이 얼굴을 비추며, 파일들이 떠올랐다.

"이걸 봐. 윤지훈이 왜 우리를 쫓는지."

화면 속 사진에 수현의 연인 민준과 지훈, 그리고 예상치 못한 얼굴이 있었다. 수현의 손이 화면을 가리켰다.

"이 사람… 내 친구 박정희의 오빠가 아니야? 왜 여기 있는 거지?"

태오는 숨을 삼키며 말했다. "그게… 정희가 숨긴 비밀이야. 그녀의 오빠가 그 거래의 진짜 주인이고, 불꽃을 일으킨 장본인이었어. 민준은 그걸 막으려다 죽은 거지."

수현의 몸이 굳었다. 그녀는 USB를 쥐고 태오를 바라보았다.

"그럼 정희는 왜 나를 이용한 거야? 그 모든 게… 내 탓이었어?"

바로 그때, 복도 끝에서 발소리가 울렸다. 윤지훈의 목소리가 다시 흘러나왔다.

"늦었어. 그 USB가 열리면, 너희의 모든 과거가 드러날 거야. 하지만 진짜 주인은…"

그림자가 다가오며, 새로운 인물이 나타났다. 수현의 눈이 커졌다.

"너… 민준?"

그는 웃으며 말했다. "살아있었어. 하지만 이번엔, 내가 USB를 가져가야겠어. 네가 모르는 진실이, 이 불꽃을 다시 피울 테니까."

태오는 수현을 보호하며 앞으로 나섰다. "민준, 왜 이제야 나타난 거지?"

민준은 칼을 들어 올렸다. "지훈과 정희가 날 이용했어. 하지만 수현, 네가 가진 그 USB 안에… 네 연인의 진짜 죽음이 아니라, 내가 살아남은 이유가 있어."

수현의 손이 떨렸다. 그녀는 USB를 움켜쥐고 태오에게 속삭였다.

"태오, 이게… 우리를 더 깊은 구덩이로 밀어넣는 거야?"

태오는 대답하지 못했다. 문 밖에서 정희의 목소리가 울렸다.

"오빠, 이제 그만해. 그 USB를 내놓고, 우리 모두 끝내자."

민준은 웃으며 말했다. "정희, 너도 이제 알았겠지. 이 거래의 진짜 주인은… 네가 숨긴 그 세력이야."

정희의 발소리가 멈췄다. 그녀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게 무슨 소리야?"

바로 그 순간, 건물 밖에서 또 다른 폭발음이 울렸다. 불꽃이 창문을 비추며, 수현의 심장이 요동쳤다.

민준은 칼을 내리며 속삭였다. "이제 진짜 게임이 시작됐어. 그 불꽃이 너희를 다시 찾아올 거야. 하지만 USB 안에 숨긴 마지막 비밀은… 너희가 상상도 못한 거지."

수현은 USB를 움켜쥐고 태오를 바라보았다.

"태오, 이 USB 안에… 네가 숨긴 게 또 뭐야?"

태오는 대답 대신 그녀를 끌어안았다. 창밖으로 번지는 불빛이 그들의 그림자를 길게 늘렸다.

"수현, 이제… 도망칠 곳이 없어. 하지만 진실을 알면, 우리가 선택할 수 있을지도 몰라."

정희와 민준이 동시에 움직였다. 칼날이 공기를 가르며, 수현의 시야가 좁아졌다.

그리고 문이 다시 열리며, 예상치 못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태오, 수현. 지훈이 너희를 기다리고 있어. 하지만 이번엔… 내가 직접 끝낼게."

그림자가 들어왔다. 그의 얼굴은 익숙했다. 윤지훈이었다. 그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

"USB를 내놓아. 아니면, 너희의 모든 비밀이 이 불꽃과 함께 사라질 거야. 그런데… 이 USB가 열리면, 수현 네가 잃은 연인이 사실은 살아있다는 걸 알게 될 텐데."

수현의 손이 떨렸다. 그녀는 태오를 바라보았다.

"태오, 이게… 끝이 아니잖아? 민준이 살아있다면, 왜 나를 속인 거야?"

태오는 대답하지 못했다. 윤지훈의 칼이 번쩍였다. 불꽃의 잔영이 방 안을 가득 채웠다.

"진실을 원해? 그럼 따라와. 하지만 다음 선택이, 너희를 완전히 다른 구덩이로 밀어넣을 거야."

그 순간, 복도 저편에서 또 다른 발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익숙하지 않은 그림자가 천천히 다가오며, 수현의 숨이 멈추는 듯했다. "수현, 너… 정말로 날 잊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