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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화. 불꽃의 메아리: 잊힌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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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훈의 칼날이 neon 불빛을 갈라놓는 순간, 복도 저편에서 울려 퍼진 그 목소리가 이수현의 가슴을 후벼 팠다. "수현, 너… 정말로 날 잊었구나." 민준의 형체가 그림자 속에서 천천히 드러나자, 축축한 벽돌 냄새가 코를 찌르며 방 안 공기를 무겁게 눌렀다.

수현의 손가락이 USB를 움켜쥐며 가장자리가 살을 파고들었다. 그녀의 발이 뒤로 미끄러지며 콘크리트 바닥을 긁는 소리가 울렸다. 김태오가 그녀의 팔을 끌어당기며 몸을 가로막았다. 그의 재킷 소매가 바람에 펄럭이며 땀에 젖은 천의 묵직한 냄새가 퍼졌다.

"민준… 네가 어떻게 살아 있는 거지?" 수현의 목소리가 갈라지며 호흡이 가빠졌다. 그녀의 손목이 떨리며 USB가 손바닥에 달라붙었다.

민준은 미소 지으며 한 걸음 다가왔다. 그의 발소리가 바닥을 문지르며 미세한 마찰음을 냈다. "살아남은 이유? 그 불꽃의 날, 네가 내 손을 놓았기 때문이야. 지훈이 날 이용하려 했지만, 태오가 먼저 날 끌어들였지."

윤지훈이 칼을 내리며 웃었다. "이제 다 드러났군. USB를 내놓아. 그 안에 민준의 생존 이유와 정희의 오빠가 숨긴 거래 기록이 전부 담겨 있어."

김태오는 수현을 등 뒤로 밀치며 윤지훈을 노려보았다. "지훈의 개가 또 나섰나. 민준, 네가 살아 있다면 왜 지금까지 숨겼지? 수현을 더 깊은 구덩이로 밀어넣으려고?"

민준의 눈빛이 흔들렸다. 그는 칼을 들어 올리며 대답했다. "숨긴 게 아니야. 지훈과 정희가 날 배신했어. 태오, 너야말로 그 불꽃을 준비한 장본인 아니었나. 수현, 네 연인이 죽은 그날의 진실을 USB로 확인해 봐."

수현의 가슴이 조여들며 그녀는 태오의 팔을 잡아당겼다. "태오, 이게 다 무슨 소리야? 민준이 살아있다면… 내 연인이 왜 죽은 거지?"

김태오는 그녀의 손을 꽉 쥐며 뒷문 쪽으로 몸을 돌렸다. "지금은 설명할 시간이 없어. 여기서 벗어나자. USB를 지키는 게 먼저야."

그들은 복도를 따라 달리기 시작했다. 빗소리가 창문을 두드리며 심장 박동처럼 울려퍼졌다. 수현의 발이 웅덩이를 밟으며 차가운 물이 다리를 적셨다. 민준의 목소리가 뒤에서 따라왔다. "도망쳐 봐. 하지만 그 USB가 열리면, 네가 잃은 연인의 가족이 진짜 주인이라는 걸 알게 될 거야."

골목으로 뛰어든 순간, 네온 불빛이 빗줄기를 비추며 인파의 웃음소리와 자동차 경적이 공기를 가득 채웠다. 수현은 숨을 몰아쉬며 물었다. "태오, 왜 민준이 살아있다는 걸 숨겼어? 그 불꽃의 날, 네가 무슨 계획을 꾸민 거지?"

김태오는 그녀를 작은 건물 안으로 끌어들였다. 문이 삐걱거리며 닫히자 먼지 냄새가 코를 찔렀다. "수현, 듣지 마. 지훈이 날 협박한 거야. 민준은 회사의 기술을 지키려 했어. 내가 그를 막으려 했는데, 모든 게 뒤엉켜버렸지."

수현은 벽에 등을 기대며 그의 가슴을 밀쳤다. "뒤엉켜? 내 연인이 죽은 게 네 계획 때문이라면, 어떻게 나와 이런 관계를 이어온 거야? USB 안에 민준의 생존 이유가 있다고 했잖아."

김태오의 손이 그녀의 손목을 감쌌다. 따뜻한 체온이 스며들며 피부에 남았다. "미안해. 하지만 윤지훈이 숨긴 게 더 있어. 지훈의 거래 상대가 민준의 가족이 아니야. 네 과거와 직접 연결된 세력이야."

건물 안에서 발소리가 다시 울렸다. 정희의 목소리가 문틈으로 스며들었다. "수현아, 여기 있었구나. USB를 내놓으면, 진짜 진실을 알려줄게. 지훈 오빠가 기다리고 있어."

수현은 몸을 일으키며 정희를 바라보았다. "정희, 너… 또 배신이야? 민준의 형제가 말한 그 세력이 뭐야? 네 오빠가 불꽃을 일으킨 장본인이라고?"

정희는 칼을 숨기며 다가왔다. 그녀의 발소리가 콘크리트를 긁으며 향수 냄새가 퍼졌다. "세력? 지훈 오빠가 아니라, 네가 잃은 연인의 가족이었어. 그들이 불꽃을 이용해 회사를 장악하려 했지. 하지만 태오가 그걸 막으려다 민준을 이용한 거야."

김태오는 정희를 막아섰다. "그만해. 수현, 이건 함정이다. 여기서 나가자. USB를 열어보면 모든 게 드러날 거야."

그들은 다시 거리로 뛰쳐나왔다. 밤공기가 차갑게 스치며 번개가 하늘을 가로질렀다. 수현의 가슴이 조여들며 그녀는 태오에게 속삭였다. "태오, 이제 믿을 사람이 없어. 너마저… 민준이 살아있다면, 왜 나를 속인 거야?"

김태오는 그녀를 오래된 창고 안으로 끌어들였다. 문이 닫히며 습한 공기가 얼굴을 감쌌다. 그는 USB를 꺼내 랩톱에 연결했다. 화면 빛이 얼굴을 비추며 파일들이 떠올랐다. "이걸 봐. 윤지훈이 왜 우리를 쫓는지. 민준의 생존 이유가 여기에 있어."

화면 속 사진에 수현의 연인 민준과 지훈, 그리고 예상치 못한 얼굴이 있었다. 수현의 손이 화면을 가리켰다. "이 사람… 내 연인의 가족이야? 왜 여기 있는 거지? 그 불꽃의 날, 그들이 무슨 거래를 한 거야?"

김태오는 숨을 삼키며 말했다. "그게… 정희가 숨긴 비밀이야. 그녀의 오빠가 그 거래의 진짜 주인이고, 불꽃을 일으킨 장본인이었어. 민준은 그걸 막으려다 죽은 줄 알았는데, 살아남은 거지. 네 연인의 가족이 지훈과 손잡고 회사를 장악하려 했어."

수현의 몸이 굳었다. 그녀는 USB를 쥐고 태오를 바라보았다. "그럼 정희는 왜 나를 이용한 거야? 그 모든 게… 내 탓이었어? 민준이 살아있다면, 왜 지금 나타난 거지?"

바로 그때, 창고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익숙하지 않은 발소리가 울리며 새로운 인물이 들어섰다. 수현의 눈이 커졌다. "너… 내 연인의 동생?"

그 남자는 웃으며 칼을 들어 올렸다. "그래. 수현, 네가 가진 그 USB 안에… 네 연인의 진짜 죽음이 아니라, 내가 살아남은 이유가 있어. 지훈이 날 이용해 불꽃을 키웠지. 하지만 이번엔, 내가 USB를 가져가야겠어."

김태오는 수현을 보호하며 앞으로 나섰다. "네가 왜 나타난 거지? 그 거래의 진짜 주인이 누구야?"

남자는 칼날을 번쩍이며 대답했다. "지훈과 정희가 날 이용했어. 수현, 네가 모르는 진실이 이 불꽃을 다시 피울 테니까. USB를 내놓아. 아니면, 너희의 모든 과거가 이 불꽃과 함께 사라질 거야."

수현의 손이 떨렸다. 그녀는 USB를 움켜쥐고 태오에게 속삭였다. "태오, 이게… 우리를 더 깊은 구덩이로 밀어넣는 거야? 민준이 살아있다면, 왜 나를 속인 거야?"

김태오는 대답하지 못했다. 문 밖에서 정희의 목소리가 다시 울렸다. "오빠, 이제 그만해. 그 USB를 내놓고, 우리 모두 끝내자."

민준의 형제가 웃으며 말했다. "정희, 너도 이제 알았겠지. 이 거래의 진짜 주인은… 네가 숨긴 그 세력이야. 수현의 연인 가족이 지훈을 조종한 거지."

정희의 발소리가 멈췄다. 그녀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게 무슨 소리야? 지훈 오빠가… 배신한 거였어?"

바로 그 순간, 창고 밖에서 또 다른 폭발음이 울렸다. 불꽃이 창문을 비추며 수현의 심장이 요동쳤다. 민준의 형제가 칼을 내리며 속삭였다. "이제 진짜 게임이 시작됐어. 그 불꽃이 너희를 다시 찾아올 거야. 하지만 USB 안에 숨긴 마지막 비밀은… 너희가 상상도 못한 거지."

수현은 USB를 움켜쥐고 태오를 바라보았다. "태오, 이 USB 안에… 네가 숨긴 게 또 뭐야? 민준이 살아있다면, 왜 지금까지 아무 말도 없었지?"

김태오는 대답 대신 그녀를 끌어안았다. 창밖으로 번지는 불빛이 그들의 그림자를 길게 늘렸다. "수현, 이제… 도망칠 곳이 없어. 하지만 진실을 알면, 우리가 선택할 수 있을지도 몰라."

정희와 민준의 형제가 동시에 움직였다. 칼날이 공기를 가르며 수현의 시야가 좁아졌다. 문이 다시 열리며 예상치 못한 그림자가 들어왔다. "태오, 수현. 지훈이 너희를 기다리고 있어. 하지만 이번엔… 내가 직접 끝낼게."

그림자가 들어왔다. 그의 얼굴은 익숙했다. 윤지훈이었다. 그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 "USB를 내놓아. 아니면, 너희의 모든 비밀이 이 불꽃과 함께 사라질 거야. 그런데… 이 USB가 열리면, 수현 네가 잃은 연인이 사실은 살아있다는 걸 알게 될 텐데. 그리고 그 연인의 가족이 너를 다음 불꽃의 증인으로 삼으려 한다는 것도."

수현의 손이 떨렸다. 그녀는 태오를 바라보았다. "태오, 이게… 끝이 아니잖아? 민준이 살아있다면, 왜 나를 속인 거야? 이제… 누구를 믿어야 해?"

김태오는 대답하지 못했다. 윤지훈의 칼이 번쩍였다. 불꽃의 잔영이 방 안을 가득 채웠다. "진실을 원해? 그럼 따라와. 하지만 다음 선택이, 너희를 완전히 다른 구덩이로 밀어넣을 거야."

복도 저편에서 또 다른 발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익숙하지 않은 그림자가 천천히 다가오며, 수현의 숨이 멈추는 듯했다. "수현, 너… 정말로 날 잊었구나. 하지만 이제, 네가 가진 USB가 내 목숨을 결정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