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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화. 음율의 불가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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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침한 어둠이 모든 것에 깃들어있는 밤이었다. 한 줄기 빗물은 오싹한 기운을 실어 나르며 건물 외벽을 타고 흘렀다. 하루의 심장은 번개처럼 빠르게 뛰었다. 발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그녀의 머릿속을 탐닉하는 것은 말로 다할 수 없는 불안감이었다. 그녀를 뒤쫓는 듯한 그림자의 느낌이 항상 따라붙었다. 그들을 감싸고 있는 고요함 속에서 어떤 새로운 진실이 곧 드러날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돌아가야 하지 않을까?" 세희가 조심스럽게 주장했다. 그녀의 목소리는 떨림 속에 담긴 피로와 불안이 섞여 있었다. "다시 생각해보니... 이건 너무 위험한 것 같아."

"하지만 대답을 찾기 전까진 멈출 수는 없어." 하루는 단호하게 말하며 세희의 눈을 직시했다. 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바람이 다가와 옷깃을 사무치게 흔들었다.

준호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옆에서 그들을 무시하며 나섰다. "옳아. 이렇게 와서 멈추는 건 말이 안 돼. 그리고..."

그 순간, 거리 끝 어딘가에서 갑자기 급하게 닫히는 발소리가 들려왔다. 그들의 시선은 본능적으로 그 소리가 들려온 방향으로 향했다. 고요한 거리, 그러나 한 점 불안함이 그들의 심장을 자극하며 커져갔다. 감싸고 있는 어둠 속에서 알 수 없는 존재의 기척이 느껴졌다. 무언가, 또는 누군가가...

"조심해." 준호가 말하며 하루의 손목을 조심스럽게 잡아끌었다. 그들의 호흡과 소리는 바람 소리와 얽혀 작은 속삭임처럼 흩어졌다. 그리곤 그들이 마주한 거리와 시간 속으로, 미지의 그 무엇인지를 추적하려는 듯 걸음을 내디뎠다.

"이제 뭐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어." 하루는 작게 숨을 내쉬며, 냉기어린 입김이 공기 속에 허물어지는 것을 느꼈다. 그러나 그날 밤, 그리 높지 않은 밤 하늘 속 어딘가에서 별들이 반짝였다. 그 반짝임은 그들에게 찾아올 미래와 비슷하게 예기치 못한 전개를 암시하고 있었다.

돌연 먼발치에서, 문득 기이한 리듬이 그들 주변을 사로잡기 시작했다. 귀를 찌르는 짜릿한 음이 공기 중을 강타해, 살갗으로 번지는 차갑고 뼈아픈 각성을 불러일으켰다. 그들 모두는 본능적으로 그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음은 점점 가깝게 다가오며 날아들어, 마침내 그들 앞에 놓인 운명의 선율을 암시하고 있었다.

"그래, 그 소리... 들리나요?" 세희가 긴장하며 묻자, 그들은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마치 자기들만이 알고 있는 비밀이라도 되는 듯이.

그때, 인적 없는 거리 끝자락에서 웅장한 음률이 연주되어 그들의 귓가를 사로잡았다. 그 속엔 어떤 의미가 숨겨져 있는 듯했다. 마치 음의 파동이 말없이 그들 속으로 잠식해 들어오는 것 같았다.

"저쪽으로 가보자." 준호가 앞서며 제안했다. 목소리는 낮았지만 불타오르는 결단력이 깃들어 있었다.

"위험해!" 하루는 제지하려 했으나 이미 늦었다. 준호는 이끄는 걸음으로 그들에게 선을 그어 나아가고 있었다.

그들 모두는 준호의 뒤를 따랐다. 그 발걸음들이 쏜 화살처럼 향한 목표지점은 어딘가 알 수 없는 곳이었다. 시간은 마치 신비한 음율을 승화시켜가며 그들의 호흡을 맞췄다. 다시 한번 그들 앞에 광활한 미지의 세계가 펼쳐지고 있었다.

그 순간, 사방이 갑자기 밝아졌다. 그들이 눈앞에 마주한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광경이었다.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웅장한 홀 속에서, 언제나 그들 머릿속에서만 맴돌던 음들이 연합하여 합창을 하고 있었다.

"여기다... 우리가 찾던 곳." 하루의 목소리는 감정이 실려 떨렸다. 그 경혜는 하늘 아래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세계가 펼쳐졌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공간. 벽마다 거울 같은 표면이 빛을 반사하며 방 안 가득 신비로운 무늬를 그렸다. 이 장엄한 성소는 마치 잃어버린 존재들의 성궤처럼 느껴졌다. 천정에는 별처럼 빛나는 각종 크리스탈들이 물방울 모양으로 매달려 있었다.

느닷없이, 머리 위를 날아다니는 음표들이 춤을 추며 하나의 거대한 공연을 시작했다. 시각과 청각이 만나 상상 속의 판타지와 같은 순간이 시작된 것이다. 그들은 한동안 넋이 나간 듯 그 광경에 매료되었다.

"이게... 다 뭐지?" 순간적인 충격에 세희의 목소리가 절로 흘러나왔다. 그녀의 눈빛이 먼저 그 환경에 대한 감동과 두려움을 혼재해 담은 채 반짝였다.

하루는 말없이 그 반짝이는 공간 속을 걸으며, 곧이어 떠맞게 될 마지막 진실을 기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의 마음 속에는 묵직한 떨림이 남아 있었다. 모든 것이 환상처럼 아름답고도 알 수 없게 불안했다.

그리고 그 순간, 그들 머리 속을 스멀스멀 스치며 날아드는 날카로운 음감이 깊게 파고들어왔다. 주변에서 가로막힌 선율은 마치 이것이 끝이 아니라는 경고처럼 그들에게 다가섰다. 여기서 끝나지 않을 이 모든 것... 이 모든 이야기가 그곳에서만 머무를 수는 없는 법이었다.

마지막 소리가 그들 주위를 맴돌았습니다. 한 줄기 낮은 음은 마치 적대적 기운이 감도는 것처럼 그들의 청각을 억압했다. 이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었다. 피할 수 없는 진실은 뿌리처럼 엮여, 그들의 앞으로 날아들었다.

그 완벽한 순간, 새로운 시작의 문지방 앞에 선 그들. 그리고, 느닷없이 그들의 등 뒤에서 그늘진 발이 그곳을 비치는 빛 속으로 침입했다.

"드디어, 드디어 이곳에..." 익숙하지만 낯선 목소리가 그들 등 뒤에서 들렸다. 그들의 시선을 끌어당긴 목소리의 주인은 누구였을까? 그들은 긴장감에 숨어든 초라한 그림자에 의해 또한번 불안함에 사로잡혔다.

모든 것이 그 목소리를 중심으로 조각에 흩어져 퍼져나갔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비밀의 진실 속으로, 각자의 마음속엔 그걸 반드시 파헤쳐야 한다는 결단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저, 피할 수 없는 이 운명의 선율이 같은 이야기로 계속해서 엮어져 가고 있었다. 더욱 더 멀고 깊은 곡절 속의 그늘 또한, 그들 사이의 미궁 속으로 스며들고 있었다.

불가사의한 다음 행동에 관한 결정권은 이제 그들 손에 남아 있을 것이었다. 과연 그들의 선택은 어디로 향할까? 새로운 진실이 그들 앞에 끊임없이 펼쳐지는 동안, 그 무엇도 피할 수 없는 것은 판명되어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