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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길가가 음모를 꾸미듯 그들 앞에 끝없이 펼쳐졌다. 으스스한 바람 속에 딱딱한 잎들이 서로 부딪히며 신중한 속삭임을 내뱉었다. 하루는 손을 옷깃으로 감싸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불길한 스산함이 그녀의 두 발을 잡아 끄는 것 같았다.
"이 소리는 들을 수 있겠어?" 준호가 속삭이는 듯 물었다. 그가 내뱉는 숨은 긴장을 받아들여 웅크린 뱀처럼 차가웠다.
"응, 더 가까워지고 있어." 하루의 말투는 단호했지만, 내면의 불안이 진동으로 퍼져 그녀의 목소리를 들쑤셨다. 그녀의 손 끝에서 은밀히 떨림이 느껴졌다.
그들 뒤에 붙어 걷는 세희가 다급하게 맞장구를 쳤다. "여기가 진짜 시작이겠지. 그런 것 같은데..." 그녀의 음성은 여전히 어떤 두려움과 씨름하고 있었다.
바로 그때, 길모퉁이를 돌아나온 거리 끝에 또 하나의 기묘한 인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외투 자락이 검은 그림자 속에서 유령처럼 휘날렸고, 그의 발렌타인은 마치 시간을 지휘하듯 그들의 주위를 감쌌다.
"어라!" 세희가 발견한 그것은 예상 외였다. 그녀는 곧바로 발걸음을 멈췄다. 그러나 그들의 시선이 엉켜든 그 순간에도 그 인물은 흔들리지 않았다. 그의 시선이 날카롭게 그들 속을 관통하고 있었다.
"여긴 왜 온 거지?" 준호가 한 걸음 다가서며 물었다. 그의 눈은 마치 그들의 마음 속에 있는 물음을 꿰뚫어보려는 것처럼 강렬했다.
"나는 너희들이 찾을 걸 알고 있었어." 그 남자의 목소리는 무심한 것 같으면서도 책임감에 눌린 듯한 느낌이 났다. 그의 시선은 차가운 얼음처럼 준호의 눈을 감쌌다.
하루는 그에게서 몸을 돌리며, 다시금 떠오르는 무언가를 붙잡으려는 듯 고개를 들었다. 그 순간, 바람 속에서 그녀의 머릿결을 지나가는 낙엽 소리마저 파도처럼 출렁였다. "도대체 이 모든 것이 무슨 의미인가요?"
"이곳에는 전설이 숨어있지." 그의 말은 깃털처럼 가벼웠다. 그러나 그와 함께 숨겨진 무서운 진실이 비로소 그들을 향해 고개를 들었다.
세희는 두 손으로 자신의 목을 감싸며 마치 현실을 벗어버리려는 듯 상상의 근육을 굳혔다. "여기로 온 것부터가 운명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난 더 이상 혼란 속에 있고 싶지 않아."
그때, 밤하늘을 뚫고 들어온 빛줄기가 그들이 서 있는 공간을 일순간 밝혀냈다. 순간 모든 것이 멈춘 듯했다가, 그 위력은 그들 주위를 거대한 요동으로 바꾸었다.
"너희가 원하는 답을 찾으려면..." 그 남자는 천천히 채 말하지 않은 단서를 흩뿌렸다. 그는 그저 불러오는 침묵을 넘어 계속해서 그들 속을 파고들기 시작했다.
하루와 준호, 그리고 세희는 예고된 사건의 경계에 서 있었다. 그들 앞에 닿지 못한 어떤 비밀이 드디어 풀릴 만큼 그들의 결단이 달려 있었다.
이 순간, 그 누구도 절대 알 수 없는 계시가 내려오듯, 허공에서 악보가 펼쳐지는 것처럼 그들의 운명을 휘감고 있었다. 어디선가 또 다른 미지의 음영이 밀어닥치며 그들의 여정을 방해하려는지도 몰랐다.
모두가 기다리던 순간, 하지만 그 무엇도 피할 수 없는 급류의 전조였음을 알기에 이른 찰나의 시간에서 그들은 차마 헛된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이걸로 끝날 줄 알았어?" 순간적으로 울리는 작은 목소리가 그들의 등 뒤에서 들렸다. 낯선 존재가 그 주위를 맴돌며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는 듯 어둠 뒤로 숨었다.
그들은 찬바람 속으로 그 목소리를 따라갔다. 그들이 찾아온 곳엔 또다시 새로운 진실의 문턱이 그려지고 있었다.
단 한 순간도 그들이 보고자 했던 대답은 드러나지 않았다. 눈앞에 펼쳐질 선사시대의 음악적 암호가 정말로 그들 앞에 풀릴 것인가? 넘어야 할 산과 언덕은 아직 무수히 높아 보였다.
숨겨진 그 무언가가 그들의 마음 깊은 곳에서 울리는 이상한 선율로 그들을 에워싼 채 점점 더 나서기 시작했다.
세상은 끝없는 경계에 돌입하고 있었다. 영원히 풀리지 않던 비밀이 곧 천천히 그들의 구름 속을 스쳐 지나가며 하나둘씩 선명해지기 시작했던 그 순간, 그들은 깊은 혼란 속에서 새로운 길을 맞이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다.
환상의 끝자락에서 그들은 또 한 번의 모험을 예고하며 새로운 장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그 앞에 서 있는 그들 모두, 그들이 도달하지 못한 끝없는 미지 속으로 가기 위해 다시 한번 새로운 마음으로 발걸음을 내디뎌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