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1년 7월. 현상학 연구원 이진우는 제주 외딴 마을 별빛리에 도착했다. 의뢰는 단순했다. 매년 여름 주민 한 명이 사라진다는 제보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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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은 작았다. 집 열다섯 채. 편의점 하나. 초등학교 하나. 그리고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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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유일한 학교 교사 한새봄이 진우를 맞았다. 삼십대 초반. 마을에서 태어나 마을에서 자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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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셨어요. 방은 준비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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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여쭤볼게요. 사라진다는 게 정확히 무슨 뜻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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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없어져요. 몸이. 근데 더 이상한 건, 마을 사람들 기억에서도 사라져요. 그 사람이 있었다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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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서 사라진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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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기억해요. 매번. 근데 저 혼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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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는 마을 기록을 꺼냈다. 지난 칠 년간 여름마다 주민 명부에서 이름이 하나씩 지워졌다. 지워진 흔적조차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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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여름은 시작됐다. 진우는 명부를 다시 펼쳤다. 누가 다음인지 알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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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엔 제 친구였어요. 이제 저만 기억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