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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화. 어둠 속의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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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에서 거대한 그림자가 불쑥 튀어나왔다. 찰나의 순간, 이성이 날아가고 본능이 앞섰다. 나는 반사적으로 몸을 뒤로 젖히며 비명을 삼켰다. 그와 동시에 제이슨은 칼을 번쩍 들어 저 앞으로 기를 몰아붙였다. 찢어지는 마찰음과 함께 칼날은 허공을 갈랐다.

"할 수 있다면, 날 따라와!"

그의 목소리가 연합군의 선봉처럼 힘차게 울려 퍼졌다. 그 절박한 외침이 나의 전신을 전율케 했다. 향락이 풍겼던 공중은 찰나에 불안이 뒤섞여 뭉텅이를 짐짓고 있었다.

눈앞에 웅장한 장벽처럼 버티던 나뭇잎들이 바람결에 빙글빙글 강렬히 뒤틀렸다. 제이슨이 미친 듯이 몸을 낮추면서 나를 지나쳤다. 닐라 또한 망설임 없이 그 뒤를 따랐다. 그녀의 눈에는 불꽃이 살아 움직이고 있었다.

"리안, 이쪽이야!"

빨리 움직이라고 하는 듯, 그녀는 숨을 멈추고 어떻게든 앞으로 나아가려 했다. 그 순간, 내 눈앞에서 모든 상황이 단단한 얼음처럼 깨져 나갔다.

발걸음의 속도는 빠르게 맞춰갔다. 주위 숲이 흔들리며 저항의 목소리를 내뱉고 있었다. 단호한 손길이 바람 속에서 엉클어진 마른 나무를 툭 쳤다. 모든 감각이 그 땅 속에 깃든 반항을 느끼고 있었다.

모퉁이 하나를 돌기 전, 그 순간의 끝자락에서 발생한 끔찍한 충격파가 등 뒤로 밀려왔다. 무언가 큰 덩어리가 무지막지한 힘에 의해 터져나간 듯한 굉음이었다.

"우리가 그들만 먼저 회피할 수 있어!"

제이슨이 갑작스레 멈춰 섰다. 거친 숨이 그의 입에서 토해져 나왔다. 그는 손의 끈적임을 느끼며 장비의 무게를 처리하려 했다. 그의 두 눈은 아직도 어린 심장의 정수혈을 긁는 것처럼 불타오르고 있었다.

"진짜 이야기만 들어야 돼."

닐라의 목소리가 불분명하게 울려 퍼졌다. 두려움에 잠식된 중에도 그 결의가 이랬다. 그녀는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처럼 똑같이 다정한 미소를 지었다.

우리는 속도를 높이며 뒤를 돌아보고 욕망과 의지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었다. 여전히 불가사의한 힘의 위압감이 우리를 흔들리고 있었다. 시간의 균형이 무너지던 순간의 환각이 스쳐 지나갔다.

"리안, 모든 게 닥쳤어," 그녀는 말했다. "너도 알지. 여기서는 끝낼 수 없어."

지금 돌이키지 못하면 우리가 살 길을 잃어버릴 것만 같았다.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울려 퍼지는 무언가는 식어가는 사각의 넘나물을 울리지 않고 있었다.

그 때였다. 예상치 못한 상황의 전환점에서 다시 고요가 스며들었다. 그러나 그 안에 깃든 강렬한 끊임없는 물결 속에서 우리는 새로운 정착지를 누비고 있었다.

그리고, 모든 것이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했다. 어둠 속에서 헤아릴 수 없는 이정표가 나타났다. 모든 장비는 이미 새로운 중대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닐라는 우리와 함께 성취해낼 가능성에 대해 의논하기 시작했다.

"이 기회는 놓칠 수 없어," 그녀가 부드러운 폭성을 비추었다.

그녀의 목소리와 함께 다시 잡은 손끝에서 우리는 그들을 향한 도전을 잊지 않게 되었다. 뒤에서 몰리던 세상은 누가 우리의 방향을 해방시킬지 퍼져나가는 진실 속에 숨고 있었다.

그러나 그 동안 누군가의 깊은 음성을 들을 여지가 없었다. 우리는 찢어진 고뇌 속에서 함께 맞아들이거나 거리감을 두어야만 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우린 여기에 멈춰 설 수 없다는 사실이었다. 무엇인지 모를 거대한 힘이 이미 손에 닿지 않은 채로 우리를 잡으려 했기 때문이었다.

그때, 갑작스럽게도 깊은 속삭임이 귓속에 스며들었다. 그토록 거대한 길을 잠식한 침묵은 그렇게 세차게 울부짖었고, 예기치 않았던 행보가 바람을 일으키고 있었다.

"마지막 승부가 남아있어!"

제이슨의 갈증 난 목소리가 또 한 번 울려 퍼졌다. 그의 마음 깊은 곳에 존재하던 투지와 힘이 고지와 진실의 갈림길로 점점 더 다가가게 만들었다.

닥아올 대결을 앞두고 맹렬히 빠져나가던 순간, 우리는 그 경계에 머물러 있었다. 이 모든 것이 곧 드러나기 직전이었다.

갑자기 그 신비스런 빛이 다시 한번 우리 눈앞에서 번쩍거렸다. 우리가 무엇을 면할 것인지에 대한 대답은 이로 아직 감추어져 있으나, 우린 그 필연의 갈림길 앞에 서 있었다. 대결이 다가왔다. 그 순간은 냉정히 다가오고 있었다.

무엇을 기다릴 수 있을까? 태양이 빛을 매결하는 이곳에서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겨야 한다. 이 모든 것이 이 순간 하나로 묶인 불안과 두려움으로부터 다시 한 번 매우 가까운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이제는 모험이 시작되려는 듯했다. 그 대단한 순식을 통해, 다시 한 번 우리의 이야기가 이렇게 막 시작되려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