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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결이 바닥을 흔드는 소리가 주변을 감쌌다. 얼핏 귓가를 스치는 빛바랜 멜로디처럼 귓전에 아련하게 도달했다. 어딘가 날카롭고도 안타까운 소리가 흩날렸다. 이어지는 침묵 속에서, 나는 조용히 균형을 잡았다. 숨어들기 쉬운 순간이었으나, 이곳은 놀라울 정도로 공허했다.
"여길 뚫고 지나가면. 그냥 그렇게 평화로 끝나지는 않겠지."
청명한 준호의 목소리가 거울 너머 마르지 않는 냇물처럼 맴돌았다. 그의 손은 그 어디에도 닿지 않은 채 매듭을 풀어내기 위해 머릿속에서 신중하게 결단을 내리고 있었다. 놀라운 위기셈이긴 하지만, 그가 내뱉는 어투엔 어딘가 흔들림이 있었다.
진절머리를 내며 벌리고 있던 거울을 넘어, 팔을 뻗은 상우가 먼저 입을 열었다.
"뭐든지 오자마자 우리가 직면할 감정일 뿐일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이쪽이 남아 있는 쪽보다 밝을 건 아닐 거야."
그의 발언엔 믿음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었다. 모든 것이 초월된 시간 속에 고요하게 흔들렸다. 정말로 그렇다면, 그 혼란의 옳고 그름은 누구도 응당 밝힐 수 없으리라. 단순히 한쪽을 택한다는 것은 어렵고도 몹시 불편한 일일 게 확실했다.
그 순간, 그리하여 비로소 지은이 보조를 맞추며 조용히 끼어들었다. 그녀의 손가락이 지독한 공포를 인지하려고 할 때마다 그녀의 장심에서 짜릿하고도 수렴된 균열이 발생했다.
"하지만, 우린 우리들 안에서 더 이상 숨길 필요 없어. 선택을 하자."
그녀의 목소리는 깊다 못해 차분하게 섬세함으로 가득 찼고, 감정들의 혼란 속에서도 분명한 목표로 콧잔등을 비틀어 놓았다.
다음 순간, 상우는 그녀의 손등에 가볍게 얹힌 작은 손짓으로 말을 걸었다. 그의 목소리엔 흔들리지 않는 확신이 들려왔고, 그 확신에 나는 의심의 여지를 남기지 않았다.
"결국 무언가를 찾기는 할 거란 이야긴데. 그러니 냉정해야만 하네. 걸음을 멈추지 않고."
그의 곁에 있을 것을 결단한 나는 뒤돌아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갔다. 하지만 그 순간 내 심장 속 피가 거친 불길 속에 뛰어드는 듯한 느낌에 휩싸였다. 무엇인지는 밝힐 수 없지만, 확실히 가까워 오고 있었다.
그때였을까, 어두운 수면 밑으로 돋아난 듯한 형체가 말없이 유영하기 시작했다. 거울의 경계 사이에서 뭔가가 휘몰아쳤다. 거대한 힘이 미세하게 짚어지면서, 서서히 우리에게 다가왔다.
"그러니, 저게 대체 뭐지?"
감탄조로 지은이 터트린 순간, 우리는 그 한밤중의 형체를 주목하게 되었다. 벽 너머에서 비명처럼 들러붙는 한계점의 거울이 검게 깨지고, 시선이 멈춘 분간 없는 구석의 차가운 물방울이 두각을 나타냈다.
신경이 긴장 속에 놀라 고양먹히는 순간, 준호는 손을 들어올리며 차가운 시선을 거닐었다. 자신의 손가락을 보던 그는 그리하여 제 손가락을 펼쳤다.
"어찌되었든, 이게 우리가 알아낼 실마리일 거야."
그 어떤 암시라도 통할 수 없는 눈 아래로 누군가의 목소리가 얽히지 않게 되었다. 갑도 절도 없이 기대에 부풀어 오르기도 한 지금! 그의 단호함에 붙들려 비장하게 발버둥치는 듯한 신음이 흐르렸다.
그때 솔직히 경이로이 마주한 진실이 균열을 내딛었다. 그 흔들림 속에 퍼져나가는 미묘함을 나누듯이, 우리는 그것을 또렷하게 마주했다. 예기치 않은 순간이었다.
상황이 점점 혼란 속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그로 인한 판단으로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는 저 깊은 고요는 그래서 순조롭지 않았다. 속으로 소용돌이치는 자리 안에서 무언가가 다가온다.
그리하여, 누구도 생각지 못한 성패의 무게가 밝혀질 찰나러 왔다. 그 순간 모두를 개입시킬 웅변이 아닌 침묵의 길을 원했다. 낯선 감정에 가득 찬 와중, 어디선가 예전의 기나긴 설렘 속 구원이 서서를 부르르 진동하기 시작했다.
"이제 무언가가 결말을 맞게 돼 있어. 너와 함께 하는 게 전부야."
속삭이는 듯한, 상우의 목소리에 가냘픈 긴장이 어딘지 모르게 묘한 허무로 드리워지고 있었다. 다만 그저 단순한 말을 실어 전하려는 긴박한 순간이 주어졌을 뿐.
나는 허공을 가르며 깃을 펼쳤다. 검고도 침울한 상판에 각서 가득히 외우고 있는 두 인물이 비일비재하게 마주하는 찰나, 저 거대한 카오스로 몰입하기 시작했다.
앞으로의 삶이 어떻게 토해지고 있을지 아무도 예지할 수 없는 위치였다. 그러나 마음은 이미 걸음의 끝으로 향했다.
평정심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여러 선택이 가능했지만,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다. 이것은 때가 될 것이면 결정될 문제임을 잊지 않았다. 슬며시 문틈을 넘어서는 감정을 거룩히 마주할 수 있다는 확신, 그것을 믿으며 현재를 상상한다.
"함께 가요. 약속하겠어."
지은이는 상우에게 맞추어 단호한 눈빛으로 돌아섰다. 그리고 그렇게, 그림자를 넘어 다음 실루엣으로 걸어가는 발걸음을 재촉했다. 작은 성격을 잃지 않은 채, 그의 그늘에 의지하면서.
다른 곳에서는 누구도 이윱고, 부서져가던 미세한 빛의 두 번째 실루엣이 명백한 존재감을 위해 걷고 있다. 그리하여, 두려움과 고독에 붙다가 이루어지는 순간이다.
새벽에 휘감긴 거울이 본모습을 속삭였다. 그 속으로 끌려 고요히 바라보는 낯섦이 드러나고 있었다.
암울한 긴장의 허나 아래서 벗어날 순 없었다. 그래서, 그 무엇보다도 그토록 수집된 내면의 움직임을 위로할 수 있기에. 불확실한 곳에서 얻은 누구도 큐브를 주지 않을 것이다.
이 순간에 각자의 결실이 그려진다. 그리고 머물게 된 그곳에서 그렇게 스쳐간 향기는 세상에서 많은 것을 이룰 필요 없이 내딛는 걸음을 만지기 위해 존재했다. 마치, 더할 나위 없이.
하지만. 그 수수께끼에서도 걸어오는 무언가가 손에 넘기지 않는 세계의 신비한 차원에 기대어 다가왔다. 숨어있는 모든 것은 한 명의 에게서부터 새로운 여정을 예고하고 있었다.
각오한 듯 우리를 기다리던 선언만이 귀속에 내려앉아 지속적인 영감을 전하고 있었다.
어쩌면, 이제 내게 시간이 다가올지도 모른다는 것을 바라본다. 어디선가 앞으로 나오려는 그 문구를 맞이하며 각성의 힘을 느낄 때 말이다.
그러나, 그 순간. 어둠을 빛내던 작은 연료가 바람결 휘날리기 시작했다는 것을 이내 만나지 못할 것이다. 이 마지막 발걸음의 길에서, 움켜지지 못한 것을 붙잡는 순간을 그 순간에 상상할 수 있었다.
가슴에 저장된 그 위대한 것을 외면치 말고, 우리 서로가 기대는 순간이 되어 떨리는 것을 가로질러 갈 필요가 있었다는 점이다.
세상을 달리 넘겨다볼 시간이 연속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그 상승에서 이전과는 다른 균형이 유지되었다.
마법의 속삭임이 사방을 휘감고, 새로운 시작이 된 순간,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그 기회의 끝없는 현실 속에서 말이다.
그리고 그 결단의 폭발을 경험하며, 비로소 진정한 여정을 시작하게 될 것이었다. 그러나, 긴장과 함께 그것을 유지하며 끝없이 탄생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야 본 사건들이, 저와 같은 시공간에 스며들었을 때, 그렇게 문이 열렸다는 점을 떠올릴 줄 알았다. 마침내 접촉점이 묘하게 모두 모여들 때, 우리의 의도 속에서 가능한 내일이 밝았다.
그렇다면 이 지점부터 모든 것이, 영원의 무한기로를 걸으며 신성한 깨달음을 얻게 되는 지점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갑자기 어둠이 모든 것을 뒤덮고, 그로부터 시작된 조용한 충격 속, 우리는 새로운 것을 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