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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창 너머로 스민 달빛이 천천히 바닥을 흩날리는 동안, 소희의 손끝은 떨렸다. 카페 안에 들어온 그 미지의 냉기는 마치 오래된 악기에서 나온 듯, 그녀의 머리카락을 지난다. 어젯밤 그 남자의 말은 여전히 그녀의 머릿속을 맴돌았다. 음악 안에 감춰진 진실이 무엇인지, 그 소리는 진정 어떤 실체인지 알지 못한 채로.
소희가 깊은 한숨을 내쉬자, 지훈이 다가와 그녀의 어깨를 살짝 두드렸다. 그의 긴장된 얼굴은 강한 결심으로 단단히 굳어 있었다.
"여기서 갑자기 다 그만두고 싶어?" 지훈이 불편한 침묵을 깨며 물었다.
소희는 그의 질문에 잠시 눈을 깜박이며 침묵했다. 그녀의 망설임은 한층 진솔했다. "공연 준비를 하면서 이런 감정을 느낀 적은 처음이야. 무대에 오르는 게 두렵다기보단... 이 무언가를 마주하는 것이 두려운 것 같아."
그녀의 속삭임이 공간에 떠돌며, 민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손끝에서 기타줄이 저릿한 느낌으로 사라져 갔다. "우리 모두 같은 마음이야. 하지만 이 도전이 우리를 어디로 이끄는지 봐야 해."
리나는 두 사람을 번갈아 보며 고개를 한쪽으로 기울였다. 그녀의 눈은 새로운 궁금증으로 빛났다. "혹시 장조익이 말한 진실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무거운 건 아닐까? 그도 결국 지켜보는 입장일지도 모른다는 걸 알게 됐어."
연습 공간 한구석에서 하늘은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며 한숨을 고르다 결론 내렸다. "정말 무엇이 우리 안에 있는지 알아내야겠어. 제대로 마주해야 해."
카페문이 덜컹 열리며 새벽 공기가 스며들었다. 장조익이 무대 옆으로 다가가며 그들 모두를 환영처럼 바라보았다. 그의 손에는 낯선 악보가 한 장 있었고, 그것은 흡사 고대 유적지에서나 발견될 법한 것처럼 빛을 반사하고 있었다.
"이 악보에 들어 있는 소리를 탐구해볼 차례입니다." 장조익이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은은하게 울려 퍼졌지만 그 속엔 결의가 담겨 있었다. "마음을 열고 느끼세요. 그리고 여러분의 진정한 소리를 찾아내세요."
소희는 말없이 그 악보를 바라보았다. 찬 기운이 표면을 스치고 그녀의 시야가 몽롱해졌다. 하지만 그 속에, 예기치 못한 소리가 생겼다. 그것은 방황하던 노래의 한 조각처럼 느껴졌다.
그 순간 지훈의 시선이 소희를 엄습하며 다가왔다. "해볼 만한 가치가 있을까?"
다시금 펼쳐지기의 직전에서 하늘이 나섰다. 그녀의 두 눈에는 결단이 떠올랐다. "이게 우리의 연주가 될 거야. 우리 모두 어떤 소리를 찾을지 모르지만... 이 길에서 우리가 멈출 수는 없어."
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민수가 고개를 저었다. "우리는 아직 모르지만, 그 소리가 이렇게 오래 기다린 것이 의미가 있을 거야."
리나는 새로운 결심으로 드럼을 손봐주었다. "계속 해야지. 한 번도 이 정도로 음악이 그렇게 중요하다고 느껴본 적 없다."
그들 모두가 다시 악기를 잡아들며 마음을 열었을 때, 공기가 진동하며 움직였다. 그 속에 숨겨진 진실의 파동이 모든 것을 휘저어 놓은 듯했다. 소희는 그들을 향해 웃어 보였다. "그럼 시작해볼까?"
그리고 그때, 어둠의 끝에서 발소리가 가까워졌다. 또 다른 이방인이 그들을 향해 다가왔다. 그의 존재는 이전과 달랐다. 불쑥 나타난 이 인물은 무대 위의 그들, 특별히 소희의 주의를 끌었다. 그의 손에서 반짝이는 무언가가 보였고, 곧 그들이 한 걸음 더 나아가야만 할 이유를 제시한 듯했다.
다음 순간, 서로의 눈이 짧게 교차했다. 받는 그 순간의 예감은 너무 강렬하고, 더 이상 멈출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했다.
이윽고 그 새로운 등장으로 인해 공기 속의 긴장감이 더욱 가라앉지 않았다. 그들은 이제, 그 어떤 음악보다 중요한 무언가와 대면하려 하고 있었다. 무엇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인지, 그 답을 향해 발걸음을 떼는 중요한 순간이 다가왔음을 직감할 수밖에 없었다.
이제 그들은 알 수 있었다. 그동안의 모든 것은 단 하나의 순간을 위한 준비였다는 것을.
그러나 그 진실의 그림자가 언젠가 다가올 것임을 알면서도, 그들은 예감의 한 가운데에서 망설임을 떨쳐낼 수 없었다.
그리고 그것은 그들 모두가 직면해야 할, 불현듯 나타난 진짜 이야기를 풀어내는 시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