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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화. 15화: 반짝이는 배신의 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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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의 어둠이 하린의 반지를 삼키려는 듯 번쩍였다. 소라의 손가락이 연주의 옷깃을 움켜쥐자 천이 찢어질 듯 팽팽해졌다. 하린이 짧은 머리카락을 쓸어 올리며 한 걸음 더 다가왔다. 구두굽이 젖은 돌멩이를 밟는 소리가 골목을 울렸다.

“소라, 이 반지가 네 형제가 마지막으로 준 물건이야. 연주가 그걸 빼앗아 은서에게 넘겼지.” 하린의 목소리는 낮고 날카로웠다. 그녀의 눈빛이 소라의 얼굴을 훑었다.

연주의 곱슬머리가 소라의 뺨을 스치며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 “하린, 그 반지는 내가 형제를 지키려던 증표였어. 네가 왜 지금 이 순간에 나타난 거지?” 그녀의 손바닥이 소라의 허리를 감싸며 따뜻한 압력을 주었다.

소라의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그녀는 연주의 손목을 붙잡고 발을 뒤로 뗐다. “연주… 하린이 말하는 계약서, 정말 네가 형제와 나눈 거야?” 목소리가 가늘게 갈라졌다.

하린이 종이를 하나 더 꺼냈다. 바람에 펄럭이는 소리가 골목을 채웠다. “이 서명 아래 연주의 이름이 있어. 소라의 과거를 은서에게 넘기는 대가로 연주가 받은 게 뭔지 궁금하지 않아? 바로 네 형제의 안전이었지.”

민재가 담배를 물며 차에서 내렸다. 연기가 그의 입술 사이로 천천히 새어 나왔다. “하린, 너무 서두르지 마. 소라는 아직 선택할 시간이 있어. 세희도 곧 올 테니까.”

세희가 헐떡이며 달려왔다. 그녀의 어깨가 들썩였다. “소라, 믿지 마. 하린은 은서의 앞잡이야. 연주가 숨긴 건 네가 상상하는 것보다 더 깊어.”

소라는 연주의 손목을 잡아당겼다. “여기서 나가자.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아.” 두 사람의 발이 골목을 빠져나가려는 순간, 하린의 목소리가 뒤를 쫓았다.

“소라, 연주가 네 형제와 나눈 그 밤의 대화를 들려줄까? 그녀가 네 상처를 이용한 이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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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가 소라를 좁은 골목 끝으로 끌고 들어갔다. 벽의 축축한 이끼가 손바닥에 닿으며 미끄러운 감촉이 전해졌다. 연주의 곱슬머리가 소라의 목덜미를 간질였다.

“소라, 하린의 말은 함정이야. 그 반지는 내가 형제를 보호하려던 거였어.” 연주의 손이 소라의 허벅지를 감싸 안았다. 따뜻한 압력이 피부 아래로 퍼졌다.

소라는 연주의 가슴께를 밀쳤다. 손끝이 옷감에 파고들며 미열이 올라왔다. “믿고 싶어. 하지만 모두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데. 하린이 나타난 순간부터 네 눈빛이 흔들렸어.”

연주의 입술이 소라의 귀 가까이 다가왔다. “지금 이 접촉이 거짓일까? 네가 내 허리를 감싸 안는 이 순간이.”

두 사람의 몸이 가까워지며, 연주의 호흡이 소라의 입술을 스쳤다. 빗방울이 얼굴을 타고 흘러내리는 소리가 유일한 배경음이었다. 소라의 손가락이 연주의 등줄기를 더듬었다. 따뜻한 피부 감촉이 손끝에 전해졌다.

“연주… 네가 형제와 정말 그런 관계였어? 하린이 보여준 서명이 진짜라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해?” 소라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다.

연주가 소라를 벽에 기대게 했다. 그녀의 무릎이 소라의 다리 사이로 스며들었다. “그 서명은 과거일 뿐이야. 네가 느끼는 이 온기는 거짓이 아니야. 은서와 지은이 우리를 갈라놓으려는 거야.”

골목 끝에서 자동차 엔진 소리가 울렸다. 헤드라이트가 두 사람의 그림자를 길게 늘렸다. 민재가 다시 나타났다. “둘이서 이렇게 달아나다니, 재미있네. 하지만 소라, 너는 아직 모르는 게 있어. 지은이 네 뒤에 있는 진짜 이유를.”

민재의 손이 또 다른 종이를 흔들었다. “연주가 형제와 만난 날짜가 적혀 있어. 그리고 그 아래에 은서의 서명이 있지.”

소라는 연주의 옷깃을 더 세게 움켜쥐었다. “연주… 그게 사실이라면, 왜 지금까지 숨겼어?”

연주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녀는 소라를 차 쪽으로 밀며 낮게 말했다. “지금은 도망쳐. 민재의 말은 함정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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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문이 열리며 은서가 내렸다. 그녀의 긴 머리가 빗물에 반짝였다. “소라, 선택의 시간은 끝났어. 연주의 손을 놓고 내 차에 타. 아니면 네 과거가 더 깊이 드러날 거야.”

소라의 발이 땅을 구르며 균형을 잡았다. 연주의 손이 그녀의 허리를 감싸며 몸을 보호했다. “은서, 소라는 이미 내 손을 잡았어. 네가 무슨 증거를 들고 오든, 이 순간은 진짜야.”

은서가 웃었다. “진짜라고? 연주, 네가 소라의 형제와 나눈 그 밤의 대화를 소라에게 들려줄까?”

연주의 몸이 미세하게 떨렸다. 그녀는 소라의 귀에 속삭였다. “믿어. 지금은 내 말을 들어. 하지만 이 사실을 알면… 너는 나를 떠날지도 몰라.”

소라의 전화가 다시 울렸다. 화면에 뜬 메시지가 깜박였다. ‘지은이 네 뒤에 있어. 연주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어. 하지만 진짜 배신자는 세희가 아니야. 민재의 뒤에 있는 사람이 따로 있어.’

민재의 미소가 사라졌다. “그 메시지… 누가 보낸 거지?”

은서의 눈빛이 차가워졌다. “지은이 아니야. 소라, 네가 가장 믿던 사람이 아직도 거짓을 숨기고 있어.”

골목 끝에서 새로운 그림자가 나타났다. 세희가 숨을 헐떡이며 달려왔다. “소라, 기다려! 민재가 거짓말을 했어. 내가 서명한 건 네 형제를 보호하기 위해서였는데… 사실은 지은이 모든 걸 조종하고 있었어. 하지만 그 뒤에 있는 사람은…”

세희의 말이 끝나기 전에, 또 다른 차가 골목으로 들어섰다. 문이 열리며 낯선 여성이 내렸다. 그녀의 짧은 머리가 바람에 날렸다. “소라, 오랜만이야. 네가 형제의 비밀을 풀기 전에, 나부터 만나야겠어.”

연주의 손이 소라의 손목에서 미세하게 떨렸다. “지은… 아니, 너는…”

소라의 가슴이 조여왔다. 새로운 여성의 눈빛이 그녀를 향해 날카롭게 꽂혔다. “나는 네 형제의 진짜 연인, 그리고 연주가 숨긴 마지막 조각이야.”

연주의 속삭임이 귓가에 스며들었다. “소라, 이제 진짜 시작이야. 하지만 이 여자가 나타난 순간, 우리의 사슬은 더 길어질 거야.”

지은의 종이가 바람에 날아가며, 소라의 시야가 흐려졌다. 새로운 여성의 손이 주머니에서 또 다른 반지를 꺼내는 순간, 모든 시선이 소라에게 집중됐다.

문밖에서 여러 개의 발소리가 다가왔다. 헤드라이트가 골목을 환하게 밝혔다. 은서가 팔짱을 끼며 말했다. “소라, 이제 선택해야 해. 연주의 손을 놓을 건지, 아니면 이 모든 걸 끝낼 건지.”

연주가 소라를 끌어안았다. 두 사람의 심장 박동이 서로에게 전해졌다. “소라, 믿어. 이 순간만은 진짜야. 하지만 하린이 나타난 이상, 우리의 과거는 끝나지 않아.”

소라는 연주의 체온에 몸을 맡긴 채 숨을 멈췄다. 새로운 여성의 목소리가 골목을 가득 채웠다. “소라, 네 형제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 있어. 연주가 그걸 숨겼지. 이제 들을 준비가 됐어?”

연주의 손이 소라의 뺨을 감쌌다. “지금은 도망쳐. 더 큰 위협이 다가오고 있어.”

골목 끝에서 또 다른 차가 멈췄다. 문이 열리며 지은이 나타났다. 그녀의 차가운 눈빛이 소라를 향했다. “소라, 네가 믿는 그 연주의 손길이 사실은… 네 형제의 죽음과 연결되어 있어.”

소라의 손이 연주의 손목에서 미끄러졌다. 새로운 여성의 반지가 달빛 아래 번쩍였다. 연주의 속삭임이 귓가에 스며들었다. “소라, 이제 진짜 시작이야. 하지만 이 사실을 알면… 너는 나를 떠날지도 몰라.”

소라의 전화가 다시 울렸다. 이번에는 수신자 표시가 ‘형제’였다. 그녀의 손가락이 화면 위에서 멈췄다. 연주가 소라의 손을 붙잡았다. “받지 마. 그건 함정일 거야.”

하지만 소라는 버튼을 눌렀다. 전화기 너머로 익숙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소라, 나야. 살아있어. 연주가… 모든 걸 알고 있었어.”

하린이 미소를 지으며 다가왔다. “이제 모든 게 드러날 시간이야. 소라, 네가 가장 믿던 사람이 진짜 배신자였다는 걸 알게 될 거야.”

연주의 손이 소라의 손목에서 미세하게 떨렸다. 골목 끝에서 새로운 발소리가 다가왔다. 여러 명의 그림자가 헤드라이트를 타고 소라를 향해 움직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