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20화. 유령의 고백 아래

이 에피소드는 오디오북이 제공되지 않습니다.

붉은 드론의 기계음이 골목을 가르며 다가오자, 마르코의 실루엣이 네온사인 아래에서 솟아오르며 그의 무기가 번쩍였다. 그 빛이 공기를 찢는 순간, 내 가슴이 얼어붙었고, 손끝에 쥔 USB가 미끄러지듯 미세하게 떨렸다. 유령—제이—의 손이 내 팔을 세게 붙잡았지만, 그의 떨림이 내 피부로 스며들며 모든 것을 뒤흔들었다.

골목 끝에서 마르코가 서 있었다. 그의 검은 코트가 바람에 스치며 먼지 냄새를 뿌리치고, 그 안에서 반사되는 금속 빛이 우리를 노렸다. 공기 중에 스며든 차가운 습기와 오래된 콘크리트의 썩은 냄새가 코를 자극했지만, 내 주의는 그의 차가운 눈빛에 고정됐다. "유령, 네가 도망친 이유를 이제 끝내자." 그의 목소리는 칼날처럼 날카로웠고, 감정 없는 톤이 단어를 하나하나 베었다. 늘 그렇듯, 그의 말은 최소한의 단어로 끝나고, 그 안의 상처가 숨겨진 듯했다.

제이는 장치를 들어 올리며 앞으로 나섰다. 그의 호흡이 미세하게 끊기며, 어깨의 긴장된 선이 드러났다. "마르코, 왜 네가 여기 있지? 이건 우리의 일이 아니야." 그의 말투는 여전히 차갑고 여유로웠지만, 목소리에 스며든 갈라짐이 그의 약점을 드러냈다. 미라지가 벽 뒤에서 패드를 조작하며 낮은 소리를 냈다. "신호 혼란. 세 명, 아니 네 명? 유령, 이 자 마르코잖아. 네 동료라고 했잖아. 대체 무슨 일이야?"

나는 제이의 등을 노려보며 한 걸음 다가섰다. 발밑의 자갈이 미끄러지며 소리를 내고, 그 진동이 다리를 타고 올라왔다. "제이, 이게 다 뭐야? 네 동지라니, 그들이 말한 대로였어? 너가 프로젝트 네온을 배신한 거?" 내 목소리가 커지며, 가슴이 격렬하게 고동쳤다. 그의 몸이 순간 굳었고, 그는 나를 돌아보지 않고 대답했다. "이건... 오해다. 마르코, 물러나. 이 데이터는 그녀의 거야."

마르코가 웃음기 없는 미소를 지으며 무기를 조정했다. 그 소리가 금속을 긁는 듯 날카로웠고, 공기 중의 냉기가 더 깊이 스며들었다. "오해? 네가 프로젝트 네온의 핵심을 훔쳐 도망친 그날, 우리는 함께였어. 이제 그 열쇠를 넘겨. 에리카, 네가 그 일부였다는 걸 알게 될 테니까." 그의 말에 내 손끝이 얼어붙었고, USB의 모서리가 피부를 파고들었다. 제이가 장치를 활성화시키며 작은 스파크를 일으켰고, 그 연소 냄새가 코를 찔렀다. "이건 끝나지 않았어. 물러나!"

미라지가 패드를 들고 우리 사이를 가로막았다. "신호 강해지고 있어. 드론이 다가오고, 마르코 너랑 연결된 거 같아. 유령, 설명해!" 그녀의 말투는 늘 빠르고 기술적이었지만, 이번에는 거친 숨결이 섞여 불신을 드러냈다. 나는 제이의 팔을 붙잡으며 속삭였다. "말해 봐. 네가 그 프로젝트에서 뭘 한 거지? 나를 이용한 거야?"

그의 눈빛이 흔들리며, 턱선이 더 굳었다. "이제는... 말할게. 하지만 여기서." 그의 대답은 부드럽고 조심스러웠지만, 그 안의 무게가 공기를 무겁게 만들었다.

우리는 재빨치게 골목을 벗어 낡은 창고로 숨어들었다. 문을 밀며 안으로 들어가자, 안쪽의 축축한 공기가 폐를 채웠고, 바닥에 쌓인 폐자재들이 먼지를 뿌리며 우리를 가려주었다. 차가운 벽이 등을 스치고, 그 촉감이 내 불안을 증폭시켰다. 이곳에서, 제이의 호흡이 더 가깝게 느껴졌다. 미라지가 패드를 내려놓고 문을 확인하며 중얼거렸다. "추적 신호 약해졌어. 2분, 길어야 그게 다. 유령, 빨리 뱉어 봐. 마르코가 왜 너를 배신자로 부르는 거야?"

제이는 벽에 기대 호흡을 가다듬었고, 그의 어깨가 미세하게 떨렸다. "프로젝트 네온은 리셋의 실험이었어. 기억을 지우고 데이터를 추출해 서브넷을 장악하는 거. 나는 그 안에 있었고, 마르코도. 하지만..." 그는 멈췄고, 그의 손이 내 팔을 스치며 따뜻함을 전했다. 그 접촉이 나를 안심시키려 했지만, 동시에 낯설게 느껴졌다.

나는 그를 밀치며 물었다. "하지만 뭐? 네가 도망친 이유가 나 때문이라고? 그게 다야?" 내 목소리가 커지며, 손이 주먹을 쥐는 게 느껴졌다. 공기 중에 스며든 기름 냄새가 더 강해지며, 그의 침묵이 나를 압도했다.

"맞아, 나 때문이야." 제이의 대답이 흘러나왔다. 그의 눈빛이 어둠 속에서 반짝이며, "네가 그 실험의 중심이었어. 리셋이 네 기억을 지웠고, 나는 그걸 막으려고 했어. 하지만 프로젝트가 실패로 돌아가자, 마르코와 다른 동지들이 나를 배신자로 몰았어. 그들은 서브넷을 통제하기 위해 너를 이용하려 했고, 나는 그걸 막았지. 하지만..." 그는 말을 끊었고, 그의 호흡이 가빠졌다. 미라지가 끼어들었다. "신호 변화. 그 자들, 다시 다가오고 있어. 이게 다야? 유령, 더 말해!"

그의 손이 내 뺨을 스치며, "더 있지. 나의 동지들이, 마르코가... 나를 추적하는 이유는 네가 가진 데이터가 그들의 계획을 완성시키기 때문이야. 하지만 나는..." 그의 목소리가 낮아지며, 그 안의 후회가 공기를 가득 채웠다. 나는 후퇴하며 소리쳤다. "너의 계획? 나를 보호한다고? 그럼 왜 숨겼어?" 내 심장이 제멋대로 뛰었고, 발밑의 콘크리트가 미끄러지며 균형을 잃을 뻔했다.

"아직 말할 수 없어. 이게 네 안전을 위한 거야." 제이의 말은 단호했지만, 그의 떨림이 거짓처럼 느껴졌다. 미라지가 패드를 두드리며 재촉했다. "움직여. 그 자들, 문 쪽으로 와!"

창고를 빠져나와 거리로 달려 나가자, 네온사인이 거리를 물들이며 차가운 바람이 얼굴을 때렸다. 발소리가 우리를 쫓아오고, 그 소리가 아스팔트를 울렸다. 제이가 앞서 가며 장치를 들고 소리쳤다. "이쪽으로! 더 깊이 들어가."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카리스마 넘쳤지만, 그 안의 피로가 스며들었다. 미라지가 우리 뒤를 지키며 패드를 확인했다. "새로운 신호. 리셋의 드론이 아냐, 더 강력한 거. 마르코가 지원을 부른 듯해. 젠장, 이건 예상치 못한!"

그림자가 거리 끝에서 나타났고, 그 안에서 마르코의 목소리가 울렸다. "유령, 네가 숨긴 진실이 드러났어. 프로젝트 네온의 주인이 너를 기다리고 있으니까." 그의 말에 내 몸이 굳었고, 제이의 손이 내 팔을 잡았지만, 그의 눈빛에 스며든 망설임이 더 큰 의문을 불러일으켰다. "제이, 그 주인이 누구야? 네 동지들 중에?"

그 순간, 새로운 드론의 붉은 빛이 우리를 스치며, 공기 중의 긴장감이 절정에 달했다. 제이의 몸이 순간 멈췄고, 그의 호흡이 끊기듯 끊겼다. "이건... 시작일 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