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에피소드는 오디오북이 제공되지 않습니다.
붉은 드론의 기계음이 골목을 가르며 다가오자, 내 손아귀가 USB를 세게 쥐는 순간, 유령의 그림자가 앞을 가로막았다. 그 빛이 벽을 핥듯 스치며 공기를 태우는 냄새를 뿌리자, 심장이 터질 듯 요동쳤고, 발밑의 젖은 아스팔트가 미끄러지며 균형을 빼앗겼다. 유령의 목소리가 낮게 흘러나왔지만, 그 안의 갈라짐이 나를 더 깊이 끌어들였다.
첫 번째 장면은 골목 끝의 대치였다. 그림자들이 다가오며 무기의 금속이 희미하게 반사됐고, 그 소리가 자갈을 밟아 바스락거리는 리듬을 만들었다. 공기 중에 스며든 콘크리트의 썩은 냄새와 차가운 바람이 피부를 에는 듯했지만, 내 주의는 유령에게 고정됐다. 그는 장치를 들어 올리며 몸을 낮췄고, 어깨의 긴장된 선이 드러났다.
"이건 끝나지 않았어, 유령. 네가 지키던 열쇠가 이제 우리의 손에 들어올 테니까." 그림자 중 하나가 말했다, 목소리가 거칠고 비틀린 울림으로 공기를 찢었다. 그의 말투는 오래된 원한을 띠었고, 단어가 칼날처럼 날카로웠다.
유령은 장치를 활성화시키며 대답했다. "물러나. 이건 내 싸움이다." 그의 어조는 차갑고 단호했지만, 손끝의 떨림이 전해지며 약점을 드러냈다. 미라지가 벽 뒤에서 패드를 두드리며 중얼거렸다. "신호 강해. 세 명, 무장. 유령, 이 패턴 네 과거랑 맞아붙어. 왜 숨기고 있었어?"
나는 숨을 헐떡이며 그를 노려봤다. 그의 등이 내 시야를 가리며, 그 너머로 그림자들이 다가오는 게 보였다. "유령, 말해. 그들이 말한 대로였어? 네가 프로젝트 네온을 배신한 거?" 내 목소리가 커지며, 가슴이 조여드는 압력을 느꼈다.
그림자가 웃음기 없는 소리를 냈다. "배신? 그건 네가 모르는 부분이야. 유령, 너의 동지가 이 데이터를 원해. 네가 도망친 이유를 알게 될 테니까."
유령의 몸이 순간 굳었고, 그는 장치를 향해 손을 뻗었다. 작은 폭음이 터지며 연기가 피어올랐고, 그 안에서 그림자들이 비틀거렸다. 우리는 그 틈을 타 골목 깊숙이 달렸고, 발소리가 우리를 쫓는 소리가 등을 때렸다.
"이건 네가 시작한 거야, 유령. 프로젝트 네온의 진짜 주인이 기다리고 있어." 그림자의 말이 메아리치며, 내 발걸음을 더 재촉했다.
두 번째 장면은 낡은 건물 안으로 이어졌다. 문을 밀며 들어가자, 안쪽의 공기가 축축하고 먼지가 코를 자극했다. 바닥에 쌓인 폐자재들이 우리를 가려주었고, 그 위로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가 유일한 소음이었다. 나는 벽에 등을 기댔고, 차가운 표면이 등을 통해 진동을 전했다. 유령이 문을 닫으며 호흡을 가다듬었고, 그의 어깨가 미세하게 내려앉았다.
미라지가 패드를 들고 신호를 확인하며 속삭였다. "추적자들 위치, 30미터. 하지만 이 신호, 유령 너랑 연결된 게 확실해. 과거 데이터가 여기 섞여 있네. 왜 이제야 말하지 않았어?"
유령은 나를 바라보며 한 걸음 다가왔다. 그의 손이 내 팔을 스치며, 그 온기가 피부를 데우지만 동시에 낯설게 느껴졌다. "이나, 이건 복잡해. 프로젝트 네온은 리셋의 실험 그 이상이었어. 기억을 조작하고, 데이터를 추출해 서브넷을 장악하는 거지. 너는 그 중심이었고, 나도 그 안에 있었어."
나는 그를 밀치며 물었다. "그럼 네가 배신한 이유는? 그들이 말한 대로, 너의 동지들을 버린 거야?"
그의 눈빛이 흔들리며, 턱선이 굳었다. "배신이 아니야. 내가 도망친 건... 너를 지키기 위해서였어.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야." 그의 목소리가 낮아지며, 공기 중의 긴장감이 무거워졌다.
미라지가 끼어들었다. "설명 그만. 신호가 다시 강해지고 있어. 그 자들, 문 쪽으로 와. 이 데이터, 유령 네가 지키던 게 맞아?"
유령은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었다. "맞아. 하지만 프로젝트 네온의 진짜 목적은... 뉴서울 전체를 통제하는 거야. 그 열쇠가 이 USB에 있으니까. 나를 믿어, 이나. 이게 네 과거를 되찾는 길이야."
내 손끝이 USB를 더 세게 쥐었고, 그 무게가 팔을 짓눌렀다. "믿으라고? 네가 숨긴 게 더 있을 텐데. 그 동지들, 네가 정말 버린 거야?"
그의 시선이 피하며, "그건... 말할 수 없어. 아직."라고 중얼거렸다. 공기 중에 스며든 기름 냄새가 더 강해지며, 그의 침묵이 나의 의지를 더욱 부채켰다. 미라지가 패드를 두드리며, "움직여. 그 자들, 10초 내에 여기야."라고 재촉했다.
세 번째 장면은 건물을 빠져나와 거리로 이어졌다. 문을 열자, 네온사인이 거리를 물들이며 차가운 바람이 얼굴을 때렸다. 발밑의 아스팔트가 젖은 물웅덩이를 밟아 찰박거렸고, 우리는 재빨치게 달렸다. 유령이 앞서 가며 장치를 들고 소리쳤다. "이쪽으로! 더 깊이 들어가."
미라지가 우리 뒤를 지키며 패드를 확인했다. "새로운 신호. 리셋의 드론이 아냐, 더 강력한 거. 이건... 유령, 네 과거랑 직접 연결된 듯해. 대체 뭐야?"
그림자가 거리 끝에서 나타났고, 그 안에서 목소리가 울렸다. "유령, 네가 숨긴 진실이 드러났어. 프로젝트 네온의 주인이 여기 있으니까. 네 동지가 너를 기다리고 있어."
유령의 몸이 굳었고, 그는 나를 돌아보며 속삭였다. "이나, 미안해. 이게 다 나 때문이야. 하지만..." 그의 말이 끊기며, 그의 눈빛에 스며든 망설임이 나를 얼렸다.
나는 달리며 소리쳤다. "무슨 소리야? 네 동지라니, 그게 누구야?"
그 순간, 새로운 그림자가 나타났다—마르코의 실루엣이 네온사인 아래 드러나며, 그의 손에 무기가 번쩍였다. "유령, 오래됐어. 네가 도망친 이유, 이제 끝내자." 그의 목소리는 감정 없는, 차가운 톤으로 흘러나왔고, 그 안의 상처가 공기를 얼렸다.
유령의 손이 내 팔을 잡았지만, 그의 떨림이 더 커졌다. "마르코... 왜 너가?"
마르코가 다가오며, "프로젝트 네온의 열쇠, 에리카. 네가 그 일부였고, 유령이 네를 이용한 거야. 이제 그 비밀이 끝나."라는 말이 터지자, 내 심장이 제멋대로 뛰었고, 손끝이 얼어붙었다. 유령의 눈빛에 담긴 비밀이, 더 큰 그림자를 드리우는 그 순간, 대체 다음이 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