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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는 설레는 마음으로 황제 카이로스의 서재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연회의 밤이 끝난 후, 카이로스는 그녀에게 서재에 와줄 것을 요청했다. 그의 목소리는 진지했지만, 그 깊은 곳에는 특별한 무언가가 숨겨져 있는 듯했다.
그녀가 도착하자 카이로스는 서재 문을 조심스레 열어 주었다. 실내는 은은한 촛불에 의해 따뜻한 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책장 가득히 꽂힌 책들은 저마다의 역사를 지니고 있는 듯했다.
"폐하, 이곳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시아는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카이로스는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맞았다. "이곳은 나만의 피난처입니다. 당신과 함께 공유하고 싶었지요."
시아는 그 말에 마음이 따뜻함으로 가득 찼다. 그녀는 그의 옆자리에 앉아 그의 이야기를 들을 준비를 했다.
"당신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카이로스는 조용히 책장을 열어 뭔가를 꺼냈다. 그것은 오래된 일기장이었다. "이 일기는 과거의 나 자신의 기록입니다. 당신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들이 여기에 담겨 있습니다."
시아는 그 일기장을 받으며 조심스럽게 첫 페이지를 넘겼다. 일기 속 이야기는 한때의 고뇌와 슬픔,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그녀에게 희망을 주었다. "폐하, 어떻게 나누시게 된 건가요?"
카이로스는 창밖을 보며 잠시 침묵했다. "당신이 처음으로 나에게 진정한 관심을 보였던 날부터입니다. 나는 얼음처럼 무엇이든 감추는 법만 알았지만, 당신 덕에 마음을 열기 시작했지요."
시아는 그 말에 깊은 감동을 느꼈다. "제가 그럴 수 있었다니 영광입니다."
잠시 후, 그들은 옆 나란히 앉아 일기의 내용을 조금씩 함께 읽기 시작했다. 카이로스의 과거 속 고통은 점차 그녀에게 이해와 감동을 안겨 주었다. 그의 삶의 결을 알아가며, 시아 역시 그와 더불어 성장하고 있었다.
그때 시아는 끈적한 침묵 속에서 무언가 움직이는 소리를 느꼈다. 고요한 서재 안에 미세한 바람소리가 난데없이 들려왔다.
그녀는 조용히 일어나 소리가 난 방향으로 다가가 보았다. 창문이 살짝 열려 있었다. 그 순간, 한쪽 구석에서 그림자가 움직이는 것을 감지했다.
"누구세요?" 시아는 떨리지만 당당하게 소리쳤다.
카이로스도 그 움직임을 감지하고 단숨에 몸을 날려 시아를 그의 등 뒤로 숨겼다. "경호원!" 그는 외쳤다.
곧이어 충성스러운 경호원들이 서재로 달려들어왔다. 그들은 빠르게 상황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그림자는 순식간에 모습을 감추었지만, 그들의 첩자는 그리 쉽게 물러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시아는 잠시 불안했지만 카이로스의 단단한 팔에 안겨있자 곧 차분함이 그녀를 덮쳤다. "고마워요, 폐하. 안전을 지켜주셔서."
카이로스는 그녀를 지그시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당신이 내 삶에 들어온 이후로 나는 더 강해졌습니다."
그리고 시아는 알게 되었다. 이 황궁 속, 그녀의 자리뿐만 아닌 그의 자리도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그들은 고유의 이야기를 함께 써 내려갈 것이고, 그 순간부터 새롭게 펼쳐질 시간 속 수많은 난관도 견뎌낼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그날 밤, 시아는 창가에 앉아 별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그 별빛은 그녀에게 새로운 용기를 주었다. 그녀와 카이로스의 앞날에 어떤 시험이 다가오더라도, 그들은 함께라면 무엇이든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시아는 그 믿음 아래에 작게 미소 지었다. 그들의 사랑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