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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열기가 무섭게, 한겨울 바람이 그들의 옷깃을 파고들었다. 수현은 몸을 빠르게 낮추며 문턱을 넘으려 했지만, 차가운 공기가 더욱 그를 끌어냈다. 그들의 앞에는 준비된 무대가 있었다. 오늘은 학술제를 앞둔 사전 준비 겸 리허설이 열리는 날이었다.
연주는 한쪽 손으로 코트를 여미며 옆에 서 있는 아이들을 둘러봤다. 얼굴 가득 설렘을 숨기지 못하는 작은 떨림이 느껴졌다. '이번엔 내 차례다.' 그녀는 속으로 다짐했다.
"수현, 이렇게 춥지만은 않길 바랬는데."
그의 대답은 으스스무게 돌아온 바람 속에 미끄러졌다. 연주를 따라 한비도 이곳에 서 있었다. 그녀는 뭔가 특별한 것에 충실하려고 애쓰는 듯 숨결을 고르던 중, 자신을 향해 오는 시선들을 무시할 수 없었다.
"자, 다들 준비됐어? 무대 구성도 끝났고, 이제 본격적인 연습을 시작할 시간이야." 교사 선배가 뒤쪽에서 그들을 다독였다.
그의 말에 응답하기 위해, 수현은 마음 한구석에서 익숙한 웅성거림을 떠올렸다. 각기 나누어 불이 꺼진 채 잘 보이지 않는 계단 앞에 사람들이 서 있었다, 그들 모두 그가 앞으로 나아가기만을 기다리는 듯했다.
발걸음을 내딛는 순간, 수현은 잔뜩 난감함에 사로잡혀 그 자리에 멈춰 섰다. 그의 안에 자리잡은 두려움은 미세한 떨림으로 퍼져 나갔고, 다가오는 무게가 발목에 얇고도 쫀득한 이물감을 남겼다.
"그런 표정 짓지 마, 수현," 민재가 뒷자리에서 다소 큰소리로 떠올렸다. "우리 언제나 네가 나설 때를 기다렸어. 제발 시작해 줘."
수현은 고개를 명랑히 들어 보였다. 그가 대답하기 전에 주변 친구들까지도 그에게만 집중하는 것을 느꼈다. 조명 아래서, 그의 그림자는 점점 길어져 가고 있었다.
"사실 준비했어. 살짝 그런 것들이 가능하게 했어." 수현은 시간의 흐름을 보다 명확히 알릴 수 있는 가벼운 손동작으로 바꿨다. 그의 주변이 다시 한번 흔들거렸고, 감각이 과부하 되었다.
적막 속에서 반짝반짝 빛나던 수횐의 목소리는 멀어진거리같이 길고도 길게 남아 있었다. '다 잡아, 함께 이루자.' 그는 속으로 속삭이며 주변을 굳게 다짐했다. 특히나 그들 가운데에 있는, 가족처럼 가까워진 연주와 한비를 떠올리며.
이 순간도, 그와 그들이 함께라면 모든 것이 가능할 것이었다. 그러나 그의 끌어 당기는 손길 속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늘 엉켜 있음을 깨달아야 했다. 극복하지 못하면 안 되는 무엇인가가 훨씬 더 큰 그림 뒤에 자리잡아 있었다.
"여기," 연주가 그를 생산적인 생각으로 빠져나오게 했다. 그녀가 밝았던 조명을 가리킬 때마다 그의 시선은 감정이라는 빈 메모같이 눈부신 변화를 가져왔다.
무대 앞은 여전히 불확실성의 자취로 남아 있을 터. 그들은 목표란 바로 자신에게 부여된 지도로서, 그것은 하나의 선택지였다.
"자, 그럼," 한비가 작게 한귀를 기울였다. "너희들과 함께할 수 있다면 정말 기쁠 것 같아."
사회자는 마이크를 들고 그들 곁을 통과 깁, 무대를 향해 걸어갔다. 또 다른 오랜지 빛의 후광이 무대를 비췄다. 믿기지 않는 눈 빛 속에서 각각 독립된 들린 이어폰이 그에게 입혀졌다. 청중 앞, 그는 중심점을 잡으려 부단히 애썼다.
기대와 불안, 그 유리한 경계선을 넘나드는 중에도 수현은 이렇게 말하자고 결심했다. "내 이야기는 모두가 이어질 수 있어." 재차 검게 불타는 마음의 고비가 타지 못하게 해야 한다.
가면 뒤에서 서른 마리들이 말하며 조용히 다가갈 때, 한비는 부드러운 시선을 들이었다. 조율의 방식이 주어졌던 때. 그녀가 도전에 머물렀던 것처럼, 반대로 식을 수 없는 이 상태에도 적응해야 했다.
연주는 그 걸음보다 철저하고도 흔들림 없이 뜻을 두었다. "그렇게 복잡한 세상에서도, 서로 함께 하길 원해."
그리고 그런 경험 속에서 더 커져가는 바람이 변함 없는 여행길이 준다. 당신과 오히려 함께... 여기에 앙금과 더불어 들어차 있는 다양한 감정들은 마냥 더 좋은 기억을 약속하고 있었다. 위험을 부르지만 말이다.
그 때, 교사의 외침이 비명을 내달려 그를 뒤흔들어 놓았다. "수학의 천재들이 곧 당신의 손을 잡을 수 있습니다." 무대를 향해 떠들썩해진 또 다른 출발이 시작되려 꼬리를 물었다.
"숨겨진 비밀과 기회, 두려움과 증명된 용기. 결국 찾아오는 진실이 있음을 기억하게 될 거야." 새로운 목소리가 또 하나의 문을 여는 것처럼 녹음되었다.
그 순간, 모든 이야기는 저 뒤 편에 알지 못한 그림자에서 시작될 각자의 속도를 결정한다. 이들이 가야할 길은 지금 여기 아닌 멀고도 긴 여정일 것이다.
누구에게나 마음 속의 문을 열 수 있는 시간이 왔다. 그렇지만 두려움에 등 돌리지 않는 수현은 여전히 발길을 돌리고 있었다.
그는 혼자가 아니었다. 다음은 어떤 일이 벌어질 지. 그리고 그 다음은 어떤 문제가 남아 있을지.
모든 이야기는 아직 완성될 시간이 남아 있었다. 비록 그 길이 어떤 방향으로 향하든 간에—공부와 사랑으로 엮인 새로운 세계에 발을 내디딘 순간,▼, 다음 갈림길에서 그들은 꿈꿀 이를 더 나아가 강해질 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