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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화. 불안의 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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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깊어가고 있었고, 나는 여전히 방 안에서 서신을 들여다보며 고심하고 있었다. 의문의 서신은 아무래도 내게 두 가지 선택지를 주었다—라에르 공작의 제안을 받아들이거나, 황제의 신뢰를 기반으로 나아가는 것. 두 선택 모두 위험이 따르지만, 나는 이미 결정을 내렸다고 생각했다.

그때 문이 다시 노크 소리에 맞춰 열렸다. 내 머릿속에 가득한 혼란이 응고되던 순간, 황제가 또다시 방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의 눈에는 아직도 필사적인 결의가 살아 있는 듯했다.

"세아 공녀, 다시 찾아와 미안합니다."

그의 목소리에 실린 어조는 솔직했고, 그저 그의 결정을 지지해 주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되었다. 나는 머릿속에서 떠돌던 걱정들을 잠시 접어두고 그에게 더 집중하기로 했다.

"폐하, 오랜만에 뵙네요. 밤에 무슨 일이 있으신가요?"

"이번 서신 일로 당신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궁금했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게임이 아닙니다."

황제는 의자에 앉아 내게 시선을 고정했다. 그의 눈에는 여전히 묘한 빛이 스며 있었다. 나와 같은 생각을 했다는 게 명백한 사실이었다.

"저는 여전히 폐하의 곁에서 이 일을 풀어나가고자 합니다."

내 대답은 짧았지만, 거기에 담긴 결심은 알 수 없는 고요한 힘으로 그에게 전달된 것 같았다. 그는 내 의지를 이해했다는 듯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둘 다 알지만, 어느 쪽으로 선택하든 이미 여정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나는 당신이 내린 선택을 지지합니다."

그의 말은 내 마음속에 작은 위안의 파문을 던졌다. 스스로의 결정을 확신할 수 없었던 순간들 속에서, 그의 지지가 얼마나 힘이 되는지를 다시금 깨달았다. 그러나 그저 지지만 받을 게 아니라 직접 행동도 필요했다.

"문서와 관련해서 어떤 계획이 있으신가요?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내 질문은 직접적이었다. 그도 이런 내 결심을 지지한다면, 이제는 그 어떤 일을 해야 할지를 논의할 때였다. 황제는 꼼꼼하게 정돈된 모양새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우선 당신이 안전할 수 있도록 내일 아침 중요한 회의가 있습니다. 보고 함께 그 곳에 참석해 주세요. 그 자리에서 라에르 공작에 관한 자료를 공개할 겁니다."

그의 계획은 이미 꽤 구체화되어 있었고, 이것은 곧 작전의 일환임을 알 수 있었다. 그의 시선에는 확실한 결의가 담겨 있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오늘 밤 당신이 그 어떤 불안도 없이 쉴 수 있게 하겠습니다. 난 당신을 위해 곁에 있으려 합니다."

황제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그가 나에게 어떻게든 마음의 평안을 주고자 한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이런 순간엔 나도 잠시 기대고 싶어졌다. 두려움이 밀려와도 함께 견디겠다는 마음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를 느꼈다.

"당신과 함께 있다는 것이 큰 위안입니다, 폐하."

그 한마디로 눈앞의 황제는 잠시나마 웃음을 지어 보였다. 우리 둘 사이에 흐르는 잔잔한 이해 속에서, 이 모든 혼란이 일시적이며 어딘가 이 정의로운 목적을 이루기 위한 것임을 알았다.

방을 나가던 황제는 문 앞에서 잠시 멈추었다. 그의 눈빛은 여전한 진지함으로, 이곳에서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훌륭하게 이겨나가겠다는 결심이 있었다.

"내일 아침, 세아 공녀. 당신과 함께 모든 것을 바꿔보겠습니다."

그는 나지막이 약속을 잊지 않았다. 나는 알 수 없는 기대감과 불안함 속에서 고개를 끄덕이며 그를 보냈다.

문이 닫히고 방 안에 혼자 남게 되면서, 나는 책상 위에 놓인 서신을 다시 볼 수밖에 없었다. 그것은 여전히 해독되지 않은 암호처럼 보였지만, 그것을 둘러싸고 벌어질 일들이 그려지기 시작했다.

그 선명한 계기가 불분명한 밤, 나는 그 짧은 사소함 속에서 더 많은 것을 찾고자 마음을 열었다. 황제와 내린 결정이 두려움보다는 진실로 채워진 길이라고 믿으며. 그리고 그 길 끝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하게 되었다.

당장의 내일이 조건 없이 밝아오길 꿈꾸며, 짙어진 밤 속에서 침대에 몸을 누일 준비를 했다. 여전히 어려운 선택들이 남아 있지만, 그와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오늘 밤의 견딜 수 있는 이유가 되었다.

어느 때보다 고요한 새벽, 나는 그의 결의를 믿었다. 그리고 그를 위해, 스스로가 공녀로서의 길을 걸어나갈 것을 다짐했다. 우리의 이야기가 이제 진짜 시작된다는 느낌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