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목차
1화
꿈꾼 자, 모두를 구하다
제1화

끝없는 꿈속의 방문자

초경을 넘긴 새벽, 이상한 냄새가 코끝을 스쳤다. 무정한 광기 속에 머물던 비 내음이었다. 검은 밤의 어둠 속에서 그 냄새는 오히려 편안함을 불러일으켰다. 그 순간, 지하실 문이 삐걱거리며 열렸다.

“여기가 어디야…”

그는 눈을 크게 뜨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금방이라도 무너지기 직전인 천장이 삐소리를 냈다. 벽지 한쪽은 사라진 지 오래였고, 바닥엔 짙은 먼지가 가득했다. 그 모든 것이 아득했다. 꿈의 존재감은 언제나 지독하게 현실적이었다.

그때, 경멸할 수 없는 목소리가 그의 뒤통수를 자극했다.

“여기서 뭘 하고 있지?”

돌아보니, 검은 소매로 자신의 얼굴을 가린 인물이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인물의 한쪽 눈에서 번뜩임이 계속됐고, 차가운 바람이 허공을 가로질러왔다. 한순간 그의 심장이 멈출 뻔했다.

“다 알고 있잖아. 난 꿈의 수호자야.”

그는 조용히 말하며 웃음을 삼켰다. 하지만 이곳은 전혀 알지 못하는 꿈이었다. 여기서 나가는 방법조차 알지 못했다.

과거의 기억 속에서 이곳은 처음 온 듯했지만, 그가 망설이지 않고 길을 찾기 시작했다. 그는 타인을 구하며 수없이 꿈을 건너왔지만, 이번만큼은 다른 느낌이었다. 현실과 꿈의 경계를 알 수 없는, 이상한 공기의 흐름이 손끝마저 취하게 만들었다.

첫 번째 장면이 끝나고, 다시 새로운 공간으로 전환됐다. 그는 끝내지 못한 시험지를 붙잡고 아득한 교실에 서 있었다. 한쪽 창문 밖으로는 불타는 해가 떠오르고 있었고, 교실의 벽은 천천히 무너져 내렸지만 그의 몸을 막아낸 사람은 없었다.

그 순간, 다시 한 번 그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딜 그렇게 서두르는 거지?”

"당신은 누구야?"

그는 재빨리 심장을 두드리며 물었다. 하지만 상대는 근처의 의자에 자리를 잡고 그를 응시하며 답을 흐렸다.

“네가 구해 낼 인물이야. 네가 이 일을 이겨낼 수 있도록 항상 바라보고 있었지.”

이런 혼란 속에서도 그는 정신을 다잡아야 했다. 꿈속에 있는 너머의 존재가 그를 진정 필요한 길로 이끌고 있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그 감각은 충분히 믿을 만한 것이 아니었다.

다음 장면에서도 모두가 긴장을 떨게 했다. 자신의 온 힘을 다해 번쩍이고 있는 꿈은 어느새 현실의 형태를 잃은 지 오래였다. 그 순간, 그의 눈앞에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펼쳐지고 있었다. 그를 잡아먹을 듯한 회색 구름이 오르고 있었고, 손에 잡은 모든 것이 먼지로 변했다.

"이젠 정신을 차려야 해. 이미 모든 길이 너를 기다리고 있잖아."

그의 손이 떨리며 진동했다. 맥없는 웃음을 삼킨 채, 그는 홀로버려진 길 위에서 주먹을 움켜쥐었다. 이 상황을 넘지 못하면 자신은 진정 이 시간에 갇힌 것이었다.

"꿈이라면, 반드시 해낼 수 있어."

마침내 그는 일어나 모든 혼란을 향해 한발 더 다가가야 했다. 바람은 이제 그의 얼굴을 스치고, 그의 몸을 싸지르는 듯했다. 비명 같은 바스락 소리가 발 밑에서 까칠거리며 올라왔다.

그 순간, 그의 시야에 흐릿하게 보이던 인물이 다시 한번 그의 앞에 섰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가 상상해본 적 없었던, 더욱 강력하게 그를 역동적으로 끌어당기고 있었다.

"그래, 이제는 네가 바르게 가지 않으면 안 돼."

"알아."

이번의 만남은 전과 달리 훨씬 짙어진 감정이었다. 이미 이곳을 벗어난다는 결심은 굳건히 자리 잡았다. 그가 걸음을 멈추려 했을 때, 꿈 속의 경계가 더욱 강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뒤 돌아보자 이상한 기운에 얼굴을 찌푸린 그의 모습이었다. 그 모든 것이 말도 안 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는 결코 두려움 없이 상대를 마주했다.

길을 점거한 존재는 그의 계획을 알기라도 하듯 느긋하게 웃었다. 그 직후, 손끝에서 흘러나온 빛이 터지며 공간을 일그러뜨렸다. 꿈의 모서리가 급격히 스트레스를 받는 듯이 저 멀리로 깃발이 흔들렸다.

"이제, 마지막이야."

그리고는 온갖 색들이 다가오며 모든 현상을 가리고 있었다. 그들이 전부 포기한 순간.

"계획을 망가트리려던 계획이었지만, 실패로 막을 내리겠군."

“안 돼, 이럴 순 없어!”

그는 그 자리에서 두 주먹을 더욱 단단히 쥔 채 절규했다. 그리고 그 순간, 다시 꿈의 경계가 폭발하듯 열렸다. 그 경계를 할퀴고 나온 빛들이 그의 눈을 찔렀다.

"그래… 나를 믿어."

그에겐 단 하나의 믿음밖에 남지 않았다. 자신을 믿고, 이 모든 것을 끝낼 수 있을 거라는 한 가지 소망. 그가 결심한 그것은 꿈에 다시 한 번 운명을 걸어보라는 것뿐이었다.

그러나 그 순간, 그의 눈앞에 드러난 건 놀랍도록 낯선 얼굴이었다.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육신이 힐끗하며 그의 주변을 돌아보는 사이, 시간은 갑작스럽게 멈춰버렸고, 숨은 깊어만 갔다.

그리고, 그에게로 다가오는 느릿한 걸음.

"드디어… 만나게 될 줄은."

그 상대의 눈빛은 이미 결말을 받아들인 듯 읽을 수 없는 색으로 깃들어 있었다. 그렇게 그들은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며, 새로운 갈등 속으로 저물어갔다.

📚 꿈꾼 자, 모두를 구하다
1화   끝없는 꿈속의 방문자 2화   빛과 그림자 사이의 맹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