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단비가 궁에 들어온 지 사흘째 됐다. 후궁 하나가 또 죽었다는 소식이 들어왔다. 이번이 세 번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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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비는 밤에 궁을 걸었다. 귀신은 언제나 죽은 자리를 맴돌았다. 후궁의 처소 앞에 서자 찬 기운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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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이시오? 저를 보실 수 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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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입니다. 무엇이 억울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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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이오. 차 안에 독을 탔소. 그런데 나는 그 차를 마시지 않았소. 다른 누군가 대신 마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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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대신 마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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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궁이오. 이혜명 상궁. 그 분이 내 목숨을 살렸소. 그러니 내가 죽은 게 아니오.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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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혼이 사라졌다. 단비는 서 있었다. 이혜명 상궁. 오늘 아침 단비에게 궁 안내를 해준 바로 그 상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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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을 대신 마셨다면 지금쯤 아프거나, 아니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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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돌아보니 왕 이하윤이 홀로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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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 밤에 혼자 다니는 게 위험한 줄 모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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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명 상궁이 지금 어디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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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그 이름을 아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