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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화. 10화: 돌이킬 수 없는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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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폐하. 당신께만 알리려고 했습니다."

시아의 목소리는 작지만 확실했다. 그녀는 카이로스의 불안한 시선을 똑바로 마주했다. 황제의 눈동자 속에서 읽히는 것은 이제 분노가 아니었다. 오히려 그것은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무언가를 마주한 사람의 표정이었다.

카이로스는 문서를 들었다 놨다를 반복했다. 그의 손가락이 글자 위를 천천히 훑으며 마치 오랜 기억을 더듬는 듯했다. 시아는 그 모습을 보며 더욱 확신했다. 이 문서는 단순한 비밀이 아니었다. 그것은 카이로스 자신과 깊은 연관이 있는 무언가였다.

"이 문서가 어디서 나온 것인지 알고 있는가."

카이로스가 물었다. 질문이라는 형식이었지만 그것은 명령에 가까웠다. 시아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오, 폐하. 다만 서재의 그곳에는… 다른 문서들도 있었습니다. 모두 같은 방식으로 숨겨져 있었습니다."

그 순간 카이로스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시아가 본 것은 처음이었다. 항상 핏기 도는 뺨이 마치 대리석처럼 희어지는 모습. 그는 천천히 서재의 책장을 향해 움직였다. 시아는 본능적으로 그를 따랐다.

카이로스는 시아가 지적한 곳으로 곧장 향했다. 책장 뒤편은 얕은 공간이었다. 그곳에는 양피지뿐만 아니라 낡은 편지, 인장이 찍힌 서신들이 여러 장 더 있었다. 카이로스는 조심스레 손을 뻗어 그것들을 꺼냈다. 그의 동작은 마치 깨질 듯 위험했다.

"폐하…"

시아가 조용히 목소리를 낼 때, 카이로스는 가장 아래 놓인 일기장 같은 것을 발견했다. 표지는 진한 검은색이었고, 황금색으로 엠블럼이 새겨져 있었다. 그것을 보는 순간 카이로스의 호흡이 잠깐 멈췄다.

"이것들을 언제부터 발견했는가."

"오늘 아침입니다, 폐하."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읽었는가."

시아는 순간 고민했다. 거짓말을 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의 눈빛 앞에서는 불가능했다. 그는 거짓을 너무 잘 알아챘다.

"네, 폐하. 당신께 알리기 전에 모두 읽었습니다."

카이로스는 검은색 일기장을 들었다. 손가락이 표지를 천천히 쓸어내렸다. 마치 고인의 얼굴을 마지막으로 애무하는 것처럼. 그 동작만으로도 시아는 이 물건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었다.

카이로스는 천천히 돌아섰다. 그의 얼굴은 다시 무표정으로 돌아와 있었지만, 그 뒤에 감춰진 감정의 폭풍은 더욱 격해 보였다.

"시아, 너는 방금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했다."

그의 목소리는 담담했지만 무거웠다. 마치 법관이 사형선고를 내리는 것 같았다. 시아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제가… 잘못한 것입니까?"

"잘못이 아니다. 그보다 더 중요한 문제다."

카이로스는 창가로 다가섰다. 밤하늘은 여전히 검은색이었지만, 지평선 너머로는 붉은 빛이 조금씩 밀려오고 있었다. 새벽이 임박했다는 신호였다. 그는 창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응시했다.

"지금 이 궁전에는 많은 눈이 너를 감시하고 있다. 그 중 일부는 나의 눈이고, 일부는 나의 적의 눈이다. 너는 그 사실을 알고 있는가."

"네,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일기장을 읽었는가."

시아는 말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그 답은 논리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감정이었다. 카이로스의 눈 속에서 본 고통, 그것을 이해하고 싶었던 욕구. 그를 돕고 싶었던 마음. 하지만 그런 것들을 말할 수 없었다. 아직은 너무 위험했다.

카이로스가 다시 돌아섰다. 그는 시아에게 한 걸음씩 다가갔다. 시아의 호흡이 빨라졌다. 그가 이렇게 가까워올 때마다 그녀의 모든 생각이 마비되었다.

"이 일기장은 내 어머니의 것이다."

너무나 조용한 목소리였다. 마치 방금 그런 말을 한 것이 아닌 것처럼. 시아는 순간 숨을 쉬지 못했다. 어머니? 황제의 어머니?

"폐하… 그렇다면 이 문서들은…"

"내가 숨길 수밖에 없었던 것들이다."

카이로스는 시아의 얼굴에 손을 가져갔다. 그의 손가락이 그녀의 뺨을 천천히 쓸어올렸다. 차가운 손과 뜨거운 피부가 만났을 때, 시아는 두려움과 연민의 감정이 뒤섞여 흐르는 것을 느꼈다.

"너는 내가 누구인지 알아야 한다, 시아. 하지만 지금은 아직 아니다."

"폐하, 저는…"

"알겠는가. 이것들은 누구에게도 알리면 안 된다. 테오에게도, 궁의 누구에게도. 만약 이 사실이 밖으로 알려진다면, 너뿐만 아니라 내 곁에 있는 모든 것이 위험해진다."

카이로스의 손이 그녀의 뺨에서 턱으로 옮겨졌다. 그는 마치 그녀의 얼굴을 기억하려는 듯 세밀하게 만졌다.

"그것도 알겠는가."

시아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가 이해한 것은 단순한 경고가 아니었다. 그것은 신뢰이자 동시에 저주였다. 이제 그녀도 이 비밀의 무게를 감당해야 했다.

카이로스는 그녀의 입술로 시선을 옮겼다. 그의 눈동자가 어둠 속에서 더 검어 보였다.

"그리고 너는 더 이상 안 된다."

"안 돼요?"

카이로스는 시아의 뒷목에 손을 놓았다. 천천히 자신의 쪽으로 끌어당겼다. 시아의 심장이 광란적으로 뛰기 시작했다.

"나를 구하려 하지 마. 내가 구원받을 가치가 없다는 것을 너는 지금 알았을 것이다."

"그렇지 않습니다, 폐하. 저는…"

"시아."

그가 그녀의 이름을 부를 때마다 세상이 멈추는 것 같았다. 그의 입술이 그녀의 이마로 내려왔다. 부드럽고도 절망적인 접촉이었다.

"너는 내 손에 잘못 들어왔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테오를 통해 궁을 나갈 수 있다. 나는… 너를 놓아줄 것이다."

시아는 그 말을 들으며 눈물이 맺혔다. 놓아준다? 그것이 아무리 선한 선택이라 해도, 그것은 그녀가 원하지 않는 것이었다. 어떤 비밀을 담고 있든, 어떤 위험이 있든. 그녀는 이미 이 황제 곁에 있기로 결정했었다.

그 순간, 창밖의 하늘이 보다 붉게 변했다. 새벽이 빠르게 밀려오고 있었다. 곧 궁전은 깨어날 것이고, 이 밤의 비밀들은 더욱 깊숙이 숨겨져야 할 것이었다.

시아는 카이로스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그의 심장 소리가 들렸다. 예상보다 빨랐다. 예상보다 불안정했다.

"저는 가지 않겠습니다, 폐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