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13화. 터널 속의 그림자

이 에피소드는 오디오북이 제공되지 않습니다.

붉은 빛이 터널 벽을 스치며 번쩍이는 순간, 내 심장이 제멋대로 쿵쾅거리며 가슴을 두드렸다. 공기 중에 스며든 차가운 습기가 폐를 채우고, 드론의 기계음이 귀를 파고들며 몸을 얼렸다. 앞에는 정체 모를 남자의 그림자가 다가오고, 뒤에서는 리셋의 추격이 코앞으로 다가오는데, 나는 그 사이에 갇힌 채로 발을 움직일 수 없었다. 숨이 가빠오고, 손끝이 USB를 쥔 손바닥을 적시며 미끄러지려 했지만, 이를 악물고 버텼다. 이 어둠 속에서, 다음 순간이 어떤 재앙을 가져올지 모를 텐데.

터널 안은 혼돈의 아수라장이었다. 불빛이 희미하게 깜빡이며 벽에 드리운 그림자들이 춤을 추듯 흔들렸고, 물웅덩이에서 튀는 물방울 소리가 우리의 숨소리를 가렸다. 유령이 내 앞을 막아선 채 디지털 장치를 활성화시키자, 작은 스파크가 터지며 공기를 태우는 냄새가 코를 찔렀다. 그의 어깨가 팽팽하게 부풀어 오르고, 손끝이 장치에 꽉 달라붙어 있었다. 미라지가 패드를 두드리며 옆으로 몸을 낮추고, 그녀의 입술이 가느다란 선으로 굳어진 채 빠른 숨을 몰아쉬었다. 나는 벽에 등을 기댄 채, 그들의 움직임을 지켜보았다. 내 다리가 후들거리는 걸 느꼈지만, 움직일 수 없었다. 그 남자의 외침이 여전히 귓가를 맴돌았다—리셋을 무너뜨릴 수 있어.

"서라! 네 데이터가 우리 손에 있으면, 리셋 놈들을 끝낼 수 있어!" 남자의 목소리가 터널을 울리며 메아리쳤다. 그의 실루엣이 불빛에 비쳐 보였고, 손에 쥔 무기가 번쩍였다. 그 목소리는 거칠고 다급했지만, 어딘가 진심처럼 들렸다. 나는 숨을 삼키며 그를 노려보았지만, 유령의 몸이 내 시야를 가렸다. 그는 장치를 향해 손을 뻗으며 낮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이건 위험해. 물러나, 이나." 그의 어조는 차갑고 명령적이었지만, 그 안에는 미세한 떨림이 스며들어 있었다. 미라지가 패드를 통해 신호를 분석하며, 그녀의 손가락이 화면을 긁는 소리가 날카롭게 울렸다. "신호가 복잡해. 저 자들, 리셋과 연결된 게 아냐. 하지만 믿을 수 없어. 움직여!"

우리는 재빨리 터널 안쪽으로 이동했다. 첫 번째 씬은 이 대치였다. 불빛 아래에서 유령이 장치를 발사하며 작은 폭음을 일으켰다. 연기가 피어오르고, 그 안에서 남자의 그림자가 후퇴하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미라지의 팔을 잡으며 몸을 돌렸고, 그녀의 손이 내 팔꿈치를 세게 누르는 게 느껴졌다. "빨리, 이나! 여기서 서 있으면 다 끝이야!" 그녀의 말투는 항상 짧고 직설적이었지만, 이번에는 공포가 섞여 있었다. 우리는 어둠 속을 헤치며 달렸고, 발밑의 물웅덩이가 발등을 적시며 찰박거렸다. 드론의 기계음이 점점 커지며 우리를 압박했다. 이 장면은 우리의 도주를 보여주었지만, 곧바로 두 번째 씬으로 이어졌다—터널의 숨겨진 통로.

터널 안쪽으로 더 깊이 들어가자, 공기가 더 차가워지고, 벽에서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가 고요를 깨는 유일한 소음이었다. 우리는 낡은 철제 문 앞에 섰다. 미라지가 문을 밀며 패드를 조작했다. "이 통로, 안전할 수 있어. 하지만..." 그녀의 목소리가 끊겼고, 문이 삐걱거리며 열리자 안에서 먼지와 오래된 기름 냄새가 훅 났다. 안쪽은 좁은 지하 통로였고, 벽에 붙은 오래된 전선들이 희미한 빛을 내고 있었다. 유령이 먼저 들어가며 주변을 살폈고, 그의 손이 벽을 더듬는 소리가 들렸다. "여기서 잠시 숨을 돌리자. 드론을 피할 수 있겠어." 그의 말은 여전히 침착했지만, 그의 어깨가 떨리는 걸 보니 긴장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나는 벽에 기대며 호흡을 가다듬었고, 손끝으로 USB를 만지작거리며 그 안에 담긴 기억을 떠올렸다. 고아원의 차가운 테이블, 흰 가운을 입은 사람들—갑자기 머릿속에 플래시백이 스쳤다. 어린 내가 비명을 지르는 장면이, 하지만 그건 불완전했다. "유령, 이 데이터... 나의 기억이 아니야. 더 큰 거 같아." 내 목소리는 떨렸고, 손이 주먹을 쥐는 게 느껴졌다.

그의 반응이 예상치 못했다. 유령이 나를 바라보며 한 걸음 다가오더니, 그의 손이 내 팔을 잡았다. "지금은 묻지 마, 이나. 나중에..." 그의 눈빛이 흔들렸고, 그 순간 그의 목소리가 약간 갈라지는 걸 느꼈다. 이 장면에서 우리의 관계가 깊어졌지만, 반전으로 이어졌다. 미라지가 문을 닫으며 패드를 확인하더니, "젠장, 신호가 다시 잡혔어. 저 자들이 우리를 추적 중이야. 터널 끝에 나갈 수 있지만, 함정이 있을지도." 그녀의 말에 나는 숨을 헐떡였다. 세 번째 씬은 이 통로에서의 긴장이었다.

통로를 따라 이동하며, 우리는 끝없는 어둠을 뚫었다. 벽의 전선에서 스파크가 튀며 작은 빛을 만들어냈고, 그 빛이 우리의 그림자를 길게 늘어뜨렸다. 미라지가 앞서 가며 패드를 조작했다. "신호가 약해졌어. 하지만 리셋의 드론이 통로 끝에 있을 가능성이 커. 준비해." 그녀의 어조는 항상 실용적이었지만, 이번에는 불만이 섞여 있었다. 유령은 내 옆을 지키며 조용히 걷고, 그의 발소리가 바닥을 울렸다. "이나, 그 자들의 말... 믿지 마. 그들은 네 데이터를 이용하려 할 뿐이야." 그의 말은 부드러웠지만, 그 안에 숨긴 무언가가 느껴졌다. 나는 그를 노려보며 물었다. "네가 더 알고 있잖아. 프로젝트 네온, 그게 뭐야? 왜 숨기는 거지?" 내 목소리가 커지며, 가슴이 조여드는 게 느껴졌다.

그가 멈추고 나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이 깜빡이며, 턱선이 굳었다. "지금은... 말할 수 없어. 너를 보호하려는 거야." 하지만 그 순간, 통로 끝에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림자가 나타났고, 그 안에서 또 다른 남자의 목소리가 울렸다. "너희를 찾았다. 데이터, 넘겨라. 그렇지 않으면..." 그 목소리는 익숙했다. 이전에 들었던, 창고에서 나온 그 자. 나는 숨을 삼키며 물러났고, 유령이 나를 밀치며 장치를 꺼내들었다. "이게 끝이 아니야. 도망쳐!" 그의 외침이 터널을 메우며, 우리는 다시 도주해야 했다. 통로 끝의 문 너머로 빛이 스며들었지만, 그 빛이 새로운 위험을 알리는 신호처럼 보였다. 대체 이 모든 게 무슨 의미일까. 내 손에 쥔 데이터가 정말 뉴서울을 바꿀 열쇠라면, 나는 이 추격을 뿌리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