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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빛이 터널 벽을 스치며 터널 안을 가르는 순간, 나는 본능적으로 몸을 벽에 붙였다. 드론의 기계음이 공기를 진동시키며 다가오고, 그 소리가 귀를 뚫는 듯 날카로웠다. 손끝이 차가운 콘크리트에 닿으며 미끄러지려 했고, 입안에 금속 같은 맛이 맴돌았다. 앞에서 나타난 남자의 그림자가 불빛에 비쳐, 그의 무기가 번쩍이는 걸 보자 숨이 멎는 기분이었다. 유령의 손이 내 팔을 잡아당기며, 우리는 재빨리 어둠 속으로 파고들었다.
첫 번째 씬은 터널의 혼란 속에서 시작되었다. 유령이 디지털 장치를 활성화시키자, 작은 스파크가 터지며 연기가 피어올랐다. 그 안에서 남자의 외침이 메아리쳤다. "데이터를 넘겨! 이게 네 유일한 기회야!" 그의 목소리는 거칠고 다급했지만, 어딘가 설득력 있게 들렸다. 나는 숨을 헐떡이며 유령의 어깨를 붙잡았고, 그의 체온이 팔을 통해 전해지며 나를 버티게 했다. 미라지가 패드를 들고 벽 뒤로 몸을 숙이며, "신호를 교란 중이야. 하지만 이건 오래 안 가!"라고 속삭였다. 그녀의 말투는 항상 짧고, 기술적인 단어가 흘러나오듯 날카로웠다. 드론의 붉은 눈이 우리를 향해 다가오자, 유령이 장치를 향해 손을 뻗었다. 작은 폭음이 터지며 연기가 터널을 채웠고, 그 안에서 남자의 그림자가 비틀거렸다. 우리는 그 틈을 타 재빨치게 통로로 달렸다. 발밑의 물웅덩이가 발등을 적시며 찰박거렸고, 공기 중에 섞인 곰팡이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이 도주는 단순한 피하기가 아니었다—그 남자의 말, "리셋을 무너뜨릴 수 있어"가 머릿속을 맴돌며, 나를 더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통로로 들어서자, 두 번째 씬이 펼쳐졌다. 낡은 철제 문이 삐걱거리며 닫이면서, 안쪽의 공기가 우리를 감쌌다. 벽에 붙은 오래된 전선들이 희미한 빛을 뿜어냈고, 그 빛이 우리의 그림자를 길게 늘어뜨렸다. 나는 벽에 등을 기댔고, 차가운 표면이 등을 통해 차가움을 전했다. 유령이 내 앞에 서서 호흡을 가다듬었고, 그의 어깨가 미세하게 떨리는 걸 봤다. "잠시만, 이나. 여기서 숨을 돌리자."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단호했지만, 살짝 갈라지는 울림이 담겨 있었다. 미라지가 패드를 내려놓고 벽에 기대며, "신호는 안정됐어. 하지만 추격자들이 곧 올 거야. 5분, 길어야 그게 다."라고 중얼거렸다. 그녀의 말은 항상 실용적이었고, 숫자와 단어가 빠르게 흘러나왔다. 나는 호주머니에서 USB를 꺼내 손바닥에 올려놓았다. 그 작은 플라스틱이 따뜻하게 느껴지며, 손끝이 떨렸다. "유령, 그 사람들이 말한 거... 진짜일까? 이 데이터가 리셋을 무너뜨릴 수 있다면?" 내 목소리가 높아지며, 가슴이 조여드는 게 느껴졌다.
유령이 나를 바라보며 한 걸음 다가왔다. 그의 눈빛이 흔들리며, 손이 내 팔을 살짝 잡았다. "믿지 마. 그들은 이용하려 할 뿐이야." 하지만 그의 말 속에 숨긴 무언가가 느껴졌다—아마도 후회, 또는 두려움. 나는 그의 손을 뿌리치며 물었다. "넌 알잖아. 프로젝트 네온, 그게 뭐야? 왜 항상 숨기는 거지?" 내 가슴이 빠르게 고동쳤고, 목소리가 커지며 터널 벽에 메아리쳤다. 미라지가 우리 사이를 가로막으며, "시간 없어. 논쟁하지 마. 리셋의 드론이 다시 접근 중이야." 그녀의 손이 패드를 다시 들었고, 화면의 붉은 빛이 그녀의 얼굴을 비췄다. 유령은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었다. "이건 네 안전을 위한 거야. 아직 때가 아니라고." 그의 말은 부드러웠지만, 그 안의 긴장감이 나를 더 짜증나게 만들었다. 이 순간, 우리의 관계가 깊어지는 동시에 갈라지는 듯했다—그의 손이 내 팔을 놓는 순간, 따뜻함이 사라지며 차가운 공기가 스며들었다. 미라지가 문 쪽을 가리키며, "이 통로 끝에 나갈 수 있어. 하지만 함정이 있을지도 몰라."라고 덧붙였다. 공기 중에 섞인 먼지 냄새가 더 강해지며, 우리는 다시 움직여야 했다.
세 번째 씬은 통로 끝으로 이어졌다. 우리는 좁은 공간을 따라 앞으로 나아갔다. 벽의 전선에서 스파크가 튀며 작은 불꽃이 피어올랐고, 그 소리가 우리의 발소리를 가렸다. 끝에 다다르자, 문이 반쯤 열려 있었고, 안쪽에서 희미한 네온빛이 스며들었다. 미라지가 먼저 문을 밀며, "신호가 깨끗해. 외부로 나가자."라고 말했다. 그녀의 어조는 여전히 짧았지만, 이번에는 약간의 안도감이 섞여 있었다. 나는 유령의 뒤를 따랐고, 그의 어깨가 앞서 움직이는 걸 봤다. "조심해, 이나. 이 빛이 함정일 수 있어." 그의 경고는 단호했지만, 그 안에 담긴 걱정이 느껴졌다. 문을 밀고 나가자, 외부의 공기가 차갑게 얼굴을 때렸다. 뉴서울 외곽의 폐허가 펼쳐졌고, 네온사인이 희미하게 깜빡였다. 하지만 그 빛 속에서, 또 다른 그림자가 보였다—리셋의 로고가 새겨진 드론이 아닌, 낯선 실루엣. 그 안에서 목소리가 울렸다. "너희를 찾았다. 데이터, 이제 끝이야."
나는 숨을 멈추고 그 그림자를 노려봤다. 유령이 내 팔을 잡아당기며, "뒤로!"라고 외쳤다. 그의 손아귀가 세게 쥐어지며, 가슴이 조여드는 게 느껴졌다. 미라지가 패드를 확인하며, "새로운 신호! 리셋이 아니야. 더 큰 문제야."라고 중얼거렸다. 그 그림자가 다가오며, "프로젝트 네온의 열쇠, 그걸 가지고 있지? 네가 그 중심이야."라는 말이 터널 밖으로 퍼졌다. 내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고, 손끝이 USB를 쥔 채 얼어붙었다. 유령의 눈빛이 흔들리며, 그는 나를 바라보았다—그 안에 숨긴 비밀이, 이제 드러날 듯한 순간이었다. 대체 이 모든 게 무슨 의미일까. 그 순간, 그림자가 더 다가오며, 새로운 위험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