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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침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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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침입
브란덴부르크의 남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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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아의 목소리가 2층에서 내려온다. 활기차고, 밝고, 무언가 좋은 일이 있었다는 듯한 톤이다.
"박사님, 저 다녀올게요! 내일 뵈어요!"
신발을 신는 소리, 지퍼를 올리는 소리가 난 후 문이 닫힌다. 열쇠로 문을 잠그는 소리까지 들린다. 나는 벤치에서 천천히 일어나며 신문을 옆에 내려놓았다. 세 달을 기다렸다. 이 순간을 위해. 손가락이 주머니 속에서 권총의 손잡이를 감싸고, 차가운 철의 감촉이 손바닥에 스민다. 그것이 내게 남겨진 모든 것이다. 누나도 아니고, 부모도 아니고, 과거도 아니고. 오직 이것뿐이다.
나는 집의 뒤쪽으로 돌아갔다. 소피아가 거리 모퉁이를 완전히 돌아 사라진 지 충분한 시간이 지났다. 담장을 넘어가며 나이 든 남자가 할 수 있는 동작은 아니지만, 나는 그것을 해낸다. 오래전부터 몸에 밴 훈련이 있기 때문이다. 뒤뜰은 어둡고, 오후의 햇빛이 벽을 타고 내려오지만 여기는 그림자 속에 있다. 나는 그것이 좋다.
창문이 열려 있었고, 한 번의 움직임으로 몸을 끌어올려 창틀을 넘어갔다. 어두운 거실이 펼쳐지며 먼지 냄새와 종이의 낡은 냄새가 코를 스쳤다. 선반 위에, 테이블 위에, 바닥에 쌓여 있는 책들과 연구 자료들이 눈에 들어왔고, 나는 천천히 움직이며 손은 계속 주머니 속에서 권총을 쥐고 있었다.
목에 열기가 차올라온다. 누나가 여기 있다. 나는 그것을 느낀다. 공기 중에 떠 있는 그 존재감을, 그 목소리를. "오빠, 봐봐, 내 새 옷!" 그 밝은 목소리가 거실 가득히 울려 퍼진다. 나는 눈을 감고 호흡을 가다듐으며 아니야, 지금이 아니다라고 중얼거린다.
계단을 올라간다. 한 발, 한 발씩 천천히, 조심스럽게. 나무계단이 내 무게를 견디며, 몇몇 계단은 삐걱거리지만 나는 그 사이의 틈을 피해 올라간다. 2층의 복도가 나타나고, 어둡지만 한쪽 끝에서 불이 새어 나온다. 따뜻한 황색의 불빛이 마치 누군가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듯이. 나는 복도를 따라 그 불빛으로 향하며, 발걸음은 무음이고 한 손은 주머니에서 권총을 꺼낸다. 문이 반쯤 열려 있고, 나는 그 틈으로 안을 들어다본다.
"1968년 12월 14일. 실험 기록 번호 447번. 복스 바이러스 치료제 개발 현황 보고,"
나의 목소리가 책상에 놓인 녹음기에서 흘러나온다. 나는 여전히 책을 읽고 있지만, 동시에 입술이 움직이고 있고 손은 펜을 들고 있다.
"지난 3주간의 혈청 격리 실험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얻었다. 표본 44번과 45번의 경우, 항체 생성 속도가 예상보다 32퍼센트 빠르게 진행되었고, 특히 표본 44번은 신경계 반응도 매우 긍정적이었다. 다만 신체의 거부반응이 여전히 관찰되고 있어, 약물의 농도 조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나의 목소리는 담담하다. 마치 날씨 예보를 하는 것처럼. 죽음도, 고통도, 그 어떤 감정도 섞여 있지 않은 순수한 학자의 목소리다.
"표본 46번은 어제 오후 8시 47분에 폐부전으로 사망했다. 사망 직전까지 항체 반응은 긍정적이었으나, 신체가 치료제를 완전히 수용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 흥미로운 점은 그가 사망하기 전 놀라울 정도의 의식 명료함을 유지했다는 것이다.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의 상태를 정확하게 표현했고, 그것이 우리의 관찰에 매우 큰 도움이 되었다. 다음 단계의 실험을 위해서는 더욱 강화된 신체 상태의 표본이 필요하다. 소피아에게 더 많은 표본 확보를 요청해야 할 것 같다."
담담한 목소리. 누군가의 죽음을 기록하듯이. 마치 그것이 중요한 데이터일 뿐이라는 듯이
"복스 바이러스의 공기 중 전염 특성상, 대량의 피해자 예방이 국가적 과제가 되었다. 히틀러 각하의 전폭적 지원 덕분에 우리의 연구는 이제 일개 학자의 이상이 아닌, 제국을 위한 의무가 되었다. 그 책임감 속에서, 그리고 그 무게 속에서, 나는 계속된다. 언제까지나,"
내 목소리가 조금씩 느려진다. 마치 뭔가를 회상하듯이.
"친구 프란체도 이 병 때문에 죽었으니까. 그의 죽음이 헛되지 않으려면, 나는... 나는 계속해야 한다."
녹음이 멈춘다. 또 다른 침묵이 방에 내려앉는다. 남작의 뒷모습이 보인다. 책상에 앉은, 등을 굽힌 노인의 모습이 책을 들고 있고, 그의 손이 천천히 녹음기 위를 지나간다. 나는 문이 반쯤 열린 틈 사이로 그를 보며, 그의 뒷모습만으로도 나는 인식한다. 그 사람이 누구인지를.
나는 천천히 접근한다. 한 발, 한 발씩 거리가 줄어들고, 심장의 고동과 권총의 무게만이 현실이 되며, 그 외의 모든 것은 환각처럼 느껴진다. 어린 시절의 추억들이 떠오른다. 누나와의 시간들이, 함께 걸었던 거리들이, 함께 먹었던 음식들이, 함께 웃었던 순간들이 모두 선명하게 나타난다. 그리고 그 다음의 시간들도. 그 모든 것이 어떻게 빼앗겼는지, 어떻게 파괴되었는지, 그 과정에서 느껴진 무력감과 절망이 내 몸을 휩싼다.
나는 눈을 뜨고 남작과의 거리를 가늠한다. 이제 3걸음이면 충분하다. 내 손에서 권총을 완전히 꺼내고 안전장치를 푼다. 소리는 미세하지만, 이 조용한 방에서는 분명하게 들린다. 남작의 어깨가 순간적으로 경직되고 나는 빠르게 2걸음을 더 내딛으며 권총을 어올려 그대로 남작의 허리춤에 겨누었다. 남작은 순간 흠칫하며 굽어져 있던 고개를 든 채 정면을 응시하고, 그의 눈빛은 두려움으로 가득 찼지만 동시에 뭔가 다른 것도 섞여 있었다. 무언가 내가 예상하지 못한 감정이.
"브란덴부르크 남작," 내 목소리가 나온다. 낮고, 차갑고, 결정적으로. "자네를 심판하러 왔다."
남작은 천천히 몸을 돌린다. 완전히 돌아선 그의 얼굴이 나 앞에 드러나고, 그 얼굴을 보는 순간, 내 손가락이 떨린다.
나는 깨닫는다. 내 진정한 악몽이 이제 시작되려 한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