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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수많은 증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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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수많은 증거들
브란덴부르크의 남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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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작 시점 나는 천천히 몸을 돌린다. 책상의 불빛이 내 얼굴을 밝혀내고, 그 남자의 모습이 완전히 드러난다. 낡은 옷을 입은 노인. 권총을 들고 있는 침입자. 도둑이구나.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아르헨티나의 빈곤한 지역에서는 드문 일이 아니었다. 나는 오래전부터 이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그래서 내 책상 옆 서랍에는 항상 몇 장의 지폐가 준비되어 있었다. 바로 이런 순간을 대비하기 위해. 나는 서랍을 열려 했다.
"당신이 무엇을 원하든, 나는 줄 수 있어. 여기 돈이 있으니, 충분한 양의 지폐를 가져가고 조용히 나가줬으면 좋겠어. 나는 누구에게도 이 일을 알리지 않을 거고, 경찰을 부르지도 않을 거야. 아무도 이 일을 알 필요가 없어." 내 목소리는 차분했다. 침착했다. 마치 이것이 이미 예상했던 상황이라는 듯이. 그 남자는 움직이지 않았다. 권총은 여전히 내 방향을 향했다. 그리고 그의 눈빛이 변했다. 무언가 깊고 복잡한 감정이 그 눈 속을 스쳐갔다.
"브란덴부르크 남작,"
그가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낮았다. 차갑고, 깊은 증오가 깔려 있었다.
"당신은 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어. 발목 부상으로 전역했어. 그 이후, 당신은 의료 연구에 매진했어. 친구 프란체가 복스 바이러스로 죽었을 때, 당신은 그 병의 치료제 개발에 모든 것을 쏟아붓기 시작했어. 히틀러의 지원을 받았고, 국가의 재정이 당신의 연구 시설로 흘러들어갔어. 그리고 그 과정에서, 당신은 수많은 사람들을 실험체로 만들었어."
내 손이 경직됐다. 서랍 위에 멈췄다.
"유대인들이었어. 당신이 선택한 표본들. 그들은 당신의 연구실에서 죽었어. 고통 속에서, 절망 속에서, 무감각한 과학자의 관찰 아래에서. 당신은 그들의 죽음을 기록했어. 마치 날씨처럼. 마치 그것이 자연현상인 것처럼."
그의 목소리가 느려졌다. 하지만 더 깊어졌다.
"당신은 모사드가 추적해온 사람이야. 나치 전범자. 살인자. 그리고 당신은 이 자리에서 살아나갈 수 없을 거야."
그가 마지막 문장을 내뱉으며 침묵했다. 그 남자는 천천히 옆의 의자를 당겨 내 곁에 앉았다. 움직임은 부드러웠지만 결연했다. 권총은 여전히 내 허리춤을 향했다. 나는 그의 얼굴을 봤다. 나이 든 얼굴이었다. 하지만 그 눈은 젊었다. 그 눈은 증오로 불타고 있었다. 그리고 그 증오는 오래된 것이었다. 매우 오래된 것이었다. 나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모사드하고 CIA는 암묵적으로 나를 보호하는 데 동의했었지. 그들은 내가 여기 있다는 걸 알았어. 그리고 내버두기로 결정했어. 그런데 일개 모사드 요원이 갑자기 와서 나를 죽인다? 그러면 둘 중 하나지." 그 남자가 몸을 날까 했다. 그의 눈이 움찔했다.
"뭔가?"
"나에게 앙심을 가지고 있는 수백만 명의 유대인 유족 중 하나이거나. 아니면 한 명의 모사드 요원의 단독 행동이라거나." "그래, 죽기 전에 서로 과거를 훑어보자고. 우리 둘 다 비극의 피해자 같은 걸 보니, 적어도 그 정도의 대화는 나눠도 괜찮을 것 같아. 그리고 나는 알고 싶어. 자네는 나를 어떻게 찾았지?" 침묵이 방에 내려앉았다. 길고, 무거운 침묵이었다. 그 남자의 눈이 흔들렸다. 아주 살짝. 하지만 나는 그것을 봤다. 그는 잠시 두리번 거리더니 자리에 앉았다.
"자네를 찾은 과정을 말하자면... 좀 복잡해"
그가 말했다.
"당신을 찾기까지의 과정은...."
권총은 여전히 내려져 있었고, 그의 눈은 멀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과거 속으로 되돌아가는 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