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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잃어버린 형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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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들어가자, 문이 닫히는 소리와 동시에 고요함이 내려앉았다. 집 안은 형의 존재가 사라진 뒤로부터 너무나도 넓고 텅 비어 있었다. 그의 흔적들이 남아 있어야 할 공간들은 눈에 띄게 어수선했지만, 그 흔적들이 의미하는 것은 더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나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러면 안 된다. 지금은 무언가 움직여야 했다.

형은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바닥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방금 그 상점에서의 대화가 머릿속을 어지럽히며 스스로 새로운 질문들을 만들어냈다. 그 노인의 말에 따라 많은 것이 엉키고, 동시에 풀어져 갔다. 하나는 분명했다—나는 형을 찾아야만 했다.

건물 밖으로 나와 내 귀에 바람이 스치는 소리를 들었다. 도시의 소음은 저 밑바닥에서 이리저리 부유하고 있었다. 해가 서서히 떨어지고 있었고, 별 하나가 반짝이고 있었다. 불안감이 목을 조여왔다. 그 순간, 이상하게도 작별을 고하려는 상냥한 소리 대신, 차디찬 경고음처럼 느껴졌다.

세희에게 연락하자. 그녀라면 속 시원히 답을 얻을 수 있을지 모른다. 형이 사라진 이유를 추측할 수 있다면 그녀일 것이다. 스마트폰을 꺼내어 그녀에게 문자를 보냈다. "세희야, 형이 사라졌어. 어쩌면 뭔가 알고 있을지도 몰라."

조용히 길을 걸었다. 다른 사람들은 누군가와 말을 섞으며 손에 든 전자기기에 집중하고 있었다. 그 사이 나는 식당들이 줄지어 있는 작은 골목으로 향했다. 그곳엔 세희가 운영하는 작은 가게가 있었다. 문이 열리며 주방에서 풍기는 묵직한 냄새가 골목길로 퍼졌다. 세희의 가게는 늘 따뜻한 미소와 함께였다.

"민재? 여기로 와!" 그녀의 음성에 이끌리듯 들어갔다. 그녀는 언제나 그렇듯 친근하게 나를 맞아주었다.

"형이... 형이 없어졌어." 나는 말문이 막혔다.

그녀의 눈썹이 살짝 올라갔다. "뭐라고? 언제부터?"

"오늘 저녁. 집에 들어갔더니 없더라고."

세희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녀의 식탁 위엔 아직 다듬지 않은 재료들이 올려져 있었다. "혹시... 그 노인 이야기 들려줄 수 있어? 그는 무슨 말을 했지?"

나는 모든 걸 이야기했다. 그 노인이 전해 준 이야기를 시작으로, 낡은 요리책들에 손을 얹었을 때 느껴진 무게감, 어둠에 잠긴 문을 열었을 때의 감정까지.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없이 내 이야기를 들었다.

"형이 사라진 건 단순한 일이 아니야. 어쩌면... 조리법을 찾으려던 너의 노력이 그들을 자극한 것일 수도 있어." 세희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그 안엔 분명히 걱정이 깃들어 있었다.

"그들? 그게 누구야?" 나는 더욱 혼란스러워졌다.

"아마도 AI의 본거지에서 일하는 사람들이지 않을까 싶어. 조리법을 찾겠다는 건 그들에게 위협이 될 수도 있어."

갑자기 머리가 아파왔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이 그저 개인적인 향수로 인해 시작된 게 아니란 걸 깨달았다. 이건 좀 더 복잡하고, 위험한 일로 이어질 수 있었다.

세희가 따뜻한 차를 내 앞에 놓으며 말했다. "그러니 너도 조심해. 무엇이든 혼자 해결하려고 하지 마. 함께 하자, 알겠어?"

고개를 끄덕였지만, 마음 속 불안이 사라지진 않았다. 형이 우리 옆에 없다는 현실이 더욱 뚜렷해졌다. 마음 한쪽에는 그의 실종이 나 때문에 시작된 건 아닐까 하는 죄책감이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다풀 생각에만 빠져있지 마. 조금씩 해결해나갈 수 있잖아." 세희가 내 어깨를 다독였다. 그녀의 손길은 무겁게 느껴지면서도 묘하게 위안을 주었다.

"알았어. 형을 찾고, 더 많은 비밀을 풀어낼 거야." 결의에 찬 목소리가 나왔다. 이젠 멈출 수 없었다. 모든 수수께끼들을 풀어내고, 형을 데려와야 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걷는 발걸음이 더욱 무거웠다. 거리의 네온 사인들이 반짝이는 사이로, 형의 모습이 문득 떠오르곤 했다. 그가 웃으며 나에게 늘 던지던 농담들이, 왠지 오늘 따라 허공을 가로지르며 아득하게 울렸다.

그 순간, 내 시선을 끄는 뭔가가 있었다. 사람들이 몰려든 거리의 끝자락, 군중 사이로 희미하게 나타난 형의 모습이었다. 나는 가슴이 펄쩍 뛰며 그의 이름을 외쳤다. "형!"

하지만 내 목소리가 닿기도 전에, 형의 모습은 군중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짜릿한 전율이 온몸을 스쳐갔다. 그가 눈앞에 있었던 게 맞을까? 떨어져 있는 거리는 갈수록 넓어져만 갔다.

마음 속 깊은 곳에 싹턴 의심과 불안은 언제나처럼 물러나지 않았다. 세상이 신선한 저녁 바람을 숨겼듯이, 이 감정들 또한 내일을 은닉하고 있었다. 형의 실종은 이제 더 이상 모든 이야기의 시작이었다. 그와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엉켜들었다.

오늘 밤, 나는 꿈속에서라도 그 해답을 찾을 수 있길 바라며 고요한 집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생각과 감정이 한데 혼연되어, 이제 나는 그 대답을 쥐기 위한 다리가 되어간다.

형의 외침이 신기의 구름 속에서 작게 들려온다. "민재야, 놓치지 마라!"

나는 무리를 가로지르며 달렸다. 온몸이 떨리고 있었다. 그가 정말 저곳에 있었던 걸까? 내 머릿속의 회오리가 멈추지 않았다.

그러나 내가 아무리 앞을 향해 달려나가도, 형의 모습은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언제나처럼 길고 멀었다.

손 앞에서 한숨을 내쉬며, 어둠이 빛의 끝에서 나를 기다렸다. 내일이 끝날 때까지 이 질문이 사라질 일은 없어 보였다. 그렇기에 다가올 시간은 더 강해질 필요가 있었다. 나는 불 꺼진 창 너머로, 형의 모습이 돌아올 날을 기다리며 하늘로 작은 바람을 내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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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 숨어 있을진 모르겠지만, 분명 보이는 곳에서 그를 찾아내고 말 것이다. 하늘은 또다시 별을 품은 채 잠들었고, 나는 그 어둠 속에서 새로운 이정표를 찾기로 결심했다. 무엇이든 마주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이젠 뒤돌아가는 일이 없으리라.

형이 남긴 미로의 끝자락에서, 새로운 빛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